금품을 받고 수사 청탁을 한 ‘사건 브로커’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망에 올랐다가 전날 실종신고가 됐던 전직 치안감 김 모 씨가 15일 경기 하남시의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하남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실종신고를 받고 하남시 검단산 일대를 수색하던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께 김 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검찰이 수사 중인 경찰 브로커 사건에 연루돼 수사 선상에 올라 있던 인물이다. 김 전 치안감은 경찰대학 출신으로 경찰 내 요직을 거쳐 왔다는 점에서 작지 않은 파장이 일고 있다. 광주지검은 광주·전남에서 주로 활동한 브로커 성 모(62) 씨가 코인 투자사기 사건 피의자로부터 수사 로비자금 18억 원을 받아 검·경에 로비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브로커 성 모 씨는 경찰 고위층은 물론 정관계 인사들 지역 단체장들과의 친분을 과시해 왔다고 한다. 경찰대 출신 전직 경무관이 사건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됐고, 이에 앞서 전남경찰청에 근무했던 전직 경감도 처벌됐다. 숨진 김 전 치안감 외에도 경무관급 이상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들과 경찰서장급인 현직 총경들이 비리에 연루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국제 무대에서 최정상의 실력을 인정받은 그라시아스합창단이 올해 연말에도 ‘크리스마스 칸타타’로 4년만에 광주를 찾는다. 특히 광주는 리모델링을 진행 후 맞이 하는 공연이라 감회가 새롭다. 그라시아 합창단은 오는 21일과 22일 광주 예술회관 대극장에서 크리스마스 주제로 한 오페라, 뮤지컬, 크리스마스 칸타타 공연으로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 사랑을 전한다. 17일 안산 해돋이극장을 시작으로 전주, 강릉, 거제, 창원, 고양, 진주, 부산, 용인 등 14개 도시를 순회공연한다. 많은 크리스마스 공연이 있지만, 그라시아스합창단의 크리스마스 칸타타는 조금 특별하다. 출연진의 멋진 기량, 화려한 무대 효과가 더해진 공연은 많지만 그라시아스합창단의 크리스마스칸타타는 관객들에게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전달하는데 힘쓴다. 사회는 물론 가족 간의 따뜻한 마음이 사라지고 있는 이 시대에 그라시아스합창단은 크리스마스칸타타를 통해 관객들에게 사람과 사람 간의 사랑을 일깨워 준다. 크리스마스칸타타는 ‘크리스마스’에 담긴 의미를 각 막마다 오페라, 뮤지컬, 합창의 다채로운 형식으로 표현한다. 1막은 2천 년 전 로마의 지배 아래에 있는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한 작은 마을에서 예
5개월도 채 남지 않은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국회는 공전 중이다. 후보자 등록일이 12월 12일.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간 선거제 개편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국회는 선거의 기본적인 경쟁 규칙을 규정하고 있는 선거법 개정을 하지 않아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들의 혼란은 물론 유권자들도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애초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소선거구제를 포함한 선거제 전반을 개혁하겠다던 호언은 물거품이 된 지 오래다. 소수정당을 빼고 거대 양당만으로 협의체’를 꾸렸지만, 여전히 비례대표 선출 방식에 관한 정략적 득실 계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당과 야당은 총선 1년 전인 올해 4월까지는 선거제 개편을 끝냈어야 했다. 극심한 정쟁을 일삼고 기득권 유지에 혈안인 거대 양당의 독식 구조를 완화하기 위해 총선에서 사표를 방지하고 비례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양당제의 폐해를 고쳐야 한다는 정치권과 시민단체의 요구가 있었다. 현행 선거법에는 선거일 1년 전까지 선거구 획정을 비롯한 선거에 대한 기본적인 규칙을 정하게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이런 법정 시한을 무시하고 있다. ‘의원 정수 축소’라는 비현실적 포퓰리즘으로 개편
개미들은 기본적으로 집단생활을 하며, 협업에 충실하게 길들여진 동물들이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한 마리가 먹이를 찾으면, 바로 다른 개미들이 모여들어서 먹이를 잘라 자신들의 둥지로 가져간다. 개미들은 개인 크기의 약 30배에 달하는 음식 조각을 옮기는 등 엄청난 작업을 수행한다. 너무나 질서정연하게 가져가는 모습이 독특한데, 이 행열을 인위적으로 흩뜨리면 잠시 길을 잃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내 재조직화를 해서 다시 질서정연하게 먹이를 나르기 시작한다. 심지어 부상이 발생하면 몇몇이 모여 부상자를 재빨리 대피시킨다. 이런 과정에 특별한 대장이나 감독자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많은 수의 개체가 마치 하나의 개체처럼 움직인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상은 비영리 아프리카 기술연구소의 창립자이자 기술, 금융 분야의 벤쳐기업인 Fasmicro Group의 경영자인 은두부이시 에케퀘 (Ndubuisi Ekekwe)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개미들의 행동에서 배우는 리더십’에 대한 글의 시작을 간추린 것이다. 그는 한 리더십 워크숍을 위해 뉴욕으로 운전하던 중 코네티컷의 한 휴게소에 들러 쉬고 있는 동안 개미 몇 마리가 활동하는 것을 보고 개미들의 행동에 대한 몇
국민의 힘과 정부는 5일 비공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주식 공매도를 6일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갑작스럽게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여당과 정부가 ‘김포의 서울 편입’에 이어서 개인투자자들의 숙원인 공매도 한시적 금지까지 실현하기로 한 것이다. 4일 오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 임시금융위원회를 통해 ‘증권시장 공매도 금지조치 안’을 의결했다. 이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내년 6월 말까지 증시에 상장된 모든 종목의 공매도를 공매도 전면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전 종목이 대상이 된다. 여당인 국민의 힘은 공매도가 거대 자본보다 개인투자자들에게 불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불만이 줄곧 제기돼 온 만큼 시스템 보완이 이뤄지기 전까지 공매도 중단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다. 하지만 단순히 증시 신뢰 회복이나 공정성 확보 차원이 아니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거전략으로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부인하긴 어렵다. 여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김포 서울 편입 다음으로 공매도로 관심을 집중하려고 한다”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증권사 한 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배하는 가자지구 내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들어갔다. 이른바 전쟁 2단계다.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이 이에 ‘한계점을 넘었다’면서 본격 대응을 경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중동 내 반서방·반이스라엘 성향 국가와 무장세력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는 등 확전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인도주의적 재앙을 우려한 국제사회의 일시 휴전 요청을 외면하고, 사실상 “전쟁의 두 번째 단계”에 돌입했다. 전쟁터 한복판에 갇힌 가자지구 민간인들의 절규는 끝내 외면당했다. 이스라엘군은 탱크와 보병, 공병부대 등을 투입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쪽으로 조금씩 밀어붙이며 점령해 가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고자 전면적 침공 모양새는 피하면서, 예고했던 전면전보다 제한적인 수준으로 작전을 전개하는 건 민간인 피해와 인질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와 이스라엘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이 공식적으로 침공을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지상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수뇌부도 정예군을 투입해 가자지구 내 지상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
뇌의 신경망을 흉내내 지적인 문제를 풀게 만들겠다는 야심찬 기술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이들이 실제로 인간의 지적 능력을 흉내 낼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수십 년의 기술개발은 21세기 하드웨어의 발달과 더불어 2016년, 알파고가 바둑에서 인간을 이겼고 2022년, 생성AI 기술에 기반한 챗GPT는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해 보통 사람보다 더 답을 잘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며, 그 놀라움에는 자신이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바탕한 두려움이 포함되어 있다. 80년 전의 원자폭탄보다도 인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되는 AI 기술에 사람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이를 경고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 수 있다. 다음은 지난달 뉴욕타임즈 오피니언 란에 실린 브루스 슈나이어9안보 기술 전문가)와 네이선 샌더스(하버드대의 데이터 과학자)의 ‘AI에 대한 경고 주장과 대응에 관한 내용’ 중 일부이다. 인공지능의 잠재적인 파괴력에 대해 경고하는 연구자나 업계의 거물은 셀 수 없이 많다. 관련 기사를 읽다 보면,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의 위험에 대한 공동 인식, 나아가 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
중국 당국이 흑연에 대한 수출통제를 강화하자 중국에 흑연 수입을 90% 이상 의존하는 국내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고순도·고강도·고밀도의 인조 흑연 재료와 제품, 천연 흑연 재료와 제품이 대상이다. 수출을 전면 통제한 건 아니지만 이들 품목은 12월부터 중국 상무부에 이어 국무원의 수출허가를 받아야 한다. 인조 흑연의 94%, 천연 흑연의 98%를 중국에 의존하는 국내 배터리 산업계로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떨어진 것이다. 흑연 제련과 음극재 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압도적이다. 배터리 강국인 중국은 세계 흑연 제련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일본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의 한국 수출 제한 조치에 나서자, 우리 정부는 소재·부품·장비에 대한 일본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중국 의존도가 더욱 높아진 것이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의 대중 수출통제를 강화한 미국에 맞대응해 중국이 흑연과 음극재를 무기화하려는 이유는 알 만하다. 한국 등 동맹국과 협력해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을 자국에서 대대적으로 육성하려는 미국의 전략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앞으로 중국은 미국의 경제 제재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작업에 맞서 다른 광물로도
옛날에 한 선비가 과거시험을 치르러 한양에 갔다. 시험을 치르기 이틀 전에 연거푸 세번이나 꿈을 꾸었다. 첫 번째 꿈은 벽 위에 배추를 심는 것이었고, 두 번째 꿈은 비가 오는데 두건을 쓰고 우산을 쓰고 있는 것이었으며, 세 번째 꿈은 마음으로 사랑하던 여인과 등을 맞대고 누워있는 것이었다. 세 꿈이 다 심상치 않아 점쟁이를 찾아가서 물었더니 점쟁이 하는 말이 “벽 위에 배추를 심으니 헛된 일을 한다는 것이고, 두건을 쓰고 우산을 쓰니 또 헛수고 한다는 것이며, 사랑하는 여인과 등을 졌으니 그것도 헛일이라는 것이니 어서 빨리 고향으로 돌아가는게 좋겠소” 라고 해몽을 해 주었다. 점쟁이의 말을 들은 젊은이는 풀이 죽어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짐을 챙기는데 “아니 시골선비 양반! 내일이 시험치는 날인데 왜 짐을 싸시오?” 하며 여관주인이 자초지종을 물었다. 풀이 죽은 젊은 선비가 꿈이야기를 하자 여관 주인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해몽을 해 주었다. “벽 위에 배추를 심었으니 높은 성적으로 합격한다는 것이고, 두건을 쓰고 우산을 썼으니 이번 만큼은 철저하게 준비했다는 것이며, 몸만 돌리면 사랑하는 여인을 품에 안을 수 있으니 쉽게 뜻을 이룬다”는 것이구려! 그러니 이번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파격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실도 정원 확대가 윤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임기 내 추진, 현실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정원이 19년 만에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구 6708만 명인 영국은 2020년 8639명의 의대생을 뽑았고 인구 8317만 명인 독일도 같은 해 9458명의 의대생을 선발했다. 의대생 수가 부족하다 보니 당연히 의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독일(4.5명)에 한참 못 미친다. 의사 부족은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의대 정원확충을 전 정부들도 고민해 왔지만, 의협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되어왔다. 의사가 부족하다 보니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는 이미 붕괴하고 만 것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외과·응급의학과 등 우리 국민의 생명과 삶에 직결되는 필수의료의 붕괴가 심각한데 지방에서는 아예 병원조차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 응급실·외과·소아청소년과, 지방 의료 등
이스라엘이 철통이라 자랑하던 방공망 ‘아이언돔’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천 발 로켓에 속수무책으로 뚫린 것을 두고, 북한 공격에 대한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도 관심이 쏠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대적 공세를 가했다. 하마스가 쏜 다수의 로켓탄이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을 뚫고 이스라엘에 떨어졌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때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아이언돔이 하마스가 쏜 로켓을 명중시키는, 불꽃 놀이 같은 요격 영상을 공개해 왔다. 이스라엘은 2011년 아이언돔 배치 이후 수차례 가자지구 무력 충돌에서 팔레스타인 쪽 로켓 90% 이상을 요격했다고 주장했었다. 이런 주장을 바탕으로 ‘무적의 아이언돔’이라며 이스라엘 하늘은 안전하다고 자부해 왔다. 하지만 이번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아이언돔의 신화가 깨진 것이다. 이번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하마스의 로켓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면서 우리 군이 개발 중인 ‘한국형 아이언돔’이 북한 장사정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역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선 북한 장사정포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큰 만큼, 실전에서 검증된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필요하다는
외로움은 영혼을 짓밟는다. 연구자들은 외로움이 개인의 영혼에 남기는 상처보다 우리 사회에 끼치는 피해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해 왔다. 외로움은 뇌졸중, 심장병, 치매, 갖은 염증과 자살에 영향을 미친다.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는 것만큼 치명적이며, 매일 술을 6잔씩 먹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 외로움은 비만보다 건강에 더 나쁘다. 외로움의 비교적 확실한 해결책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더 돈독히 맺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다. 영국은 지난 2018년에 정부 산하에 외로움부를 신설해 다양한 정책을 폈다. 영국 외로움부는 자연 산책, 함께 배우는 작곡 연습, 우리 동네 환경 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수백만 명이 서로 만나 교류하는 장을 마련하는 민관 협력사업을 지원하고 관장한다. 국방부나 외교부와 비교했을 때 과연 외로움부라는 부처와 장관이 정말 필요한지 의문시했던 나라들도 영국 정부가 거둔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지난 2021년 외로움부를 신설했고, 스웨덴 정부는 기존 사회복지부를 통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그 밖에 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정부가 외로움에 대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사회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