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을 파격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이달 중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의대 정원 확대 방안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대통령실도 정원 확대가 윤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임기 내 추진, 현실화하겠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정원이 19년 만에 늘린다는 계획이다. 인구 6708만 명인 영국은 2020년 8639명의 의대생을 뽑았고 인구 8317만 명인 독일도 같은 해 9458명의 의대생을 선발했다. 의대생 수가 부족하다 보니 당연히 의사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다. 한국의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6명으로 독일(4.5명)에 한참 못 미친다. 의사 부족은 어제오늘 일만은 아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의대 정원확충을 전 정부들도 고민해 왔지만, 의협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되어왔다. 의사가 부족하다 보니 우리나라의 의료 체계는 이미 붕괴하고 만 것이다. 특히 소아청소년과·외과·응급의학과 등 우리 국민의 생명과 삶에 직결되는 필수의료의 붕괴가 심각한데 지방에서는 아예 병원조차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미 응급실·외과·소아청소년과, 지방 의료 등
이스라엘이 철통이라 자랑하던 방공망 ‘아이언돔’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천 발 로켓에 속수무책으로 뚫린 것을 두고, 북한 공격에 대한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도 관심이 쏠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대적 공세를 가했다. 하마스가 쏜 다수의 로켓탄이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을 뚫고 이스라엘에 떨어졌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때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아이언돔이 하마스가 쏜 로켓을 명중시키는, 불꽃 놀이 같은 요격 영상을 공개해 왔다. 이스라엘은 2011년 아이언돔 배치 이후 수차례 가자지구 무력 충돌에서 팔레스타인 쪽 로켓 90% 이상을 요격했다고 주장했었다. 이런 주장을 바탕으로 ‘무적의 아이언돔’이라며 이스라엘 하늘은 안전하다고 자부해 왔다. 하지만 이번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아이언돔의 신화가 깨진 것이다. 이번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하마스의 로켓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면서 우리 군이 개발 중인 ‘한국형 아이언돔’이 북한 장사정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역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선 북한 장사정포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큰 만큼, 실전에서 검증된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필요하다는
외로움은 영혼을 짓밟는다. 연구자들은 외로움이 개인의 영혼에 남기는 상처보다 우리 사회에 끼치는 피해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발견해 왔다. 외로움은 뇌졸중, 심장병, 치매, 갖은 염증과 자살에 영향을 미친다.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는 것만큼 치명적이며, 매일 술을 6잔씩 먹는 것보다 더 위험하다. 외로움은 비만보다 건강에 더 나쁘다. 외로움의 비교적 확실한 해결책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더 돈독히 맺고,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다. 영국은 지난 2018년에 정부 산하에 외로움부를 신설해 다양한 정책을 폈다. 영국 외로움부는 자연 산책, 함께 배우는 작곡 연습, 우리 동네 환경 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 수백만 명이 서로 만나 교류하는 장을 마련하는 민관 협력사업을 지원하고 관장한다. 국방부나 외교부와 비교했을 때 과연 외로움부라는 부처와 장관이 정말 필요한지 의문시했던 나라들도 영국 정부가 거둔 성과에 주목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지난 2021년 외로움부를 신설했고, 스웨덴 정부는 기존 사회복지부를 통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그 밖에 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정부가 외로움에 대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사회적
신기술이 기존의 직업을 위협하는 것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ATM 기기가 은행의 출납계원 수를 줄인 것처럼, 기술이 인간의 일을 적절한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을 때 해당 직업은 빠르게 사라지곤 한다. 핵심은 새로운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 산업혁명 시기 인간은 인간과 동물의 육체적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동력원을 발명했다. 그리고 21세기 우리는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체할지 모르는 AI 기술의 세상을 살고 있다. 최신 AI는 기술의 꾸준한 발전과 딥러닝이라는 더 고도화된 방법 덕분에 지난 10년 동안 이들은 인류의 삶을 바꿀 가장 확실한 기술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AI가 인간의 일을 상당수 대체하리라는 우려는 더이상 상상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리고 그 우려는 의사나 변호사처럼 높은 수준의 인간 지성이 필요한 직업에서 더 두드러진다. 美 보스턴 브리검 여성병원의 의사 다니엘라 라마스는 뉴욕타임스 오피니언에 ‘의사들이 이 문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칼럼을 썼다. 그는 칼럼에서 “우리는 의학의 새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때를 맞이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의료 기록을 작성하고 환자들과 소통하며 진단을 내리는 새로운 세상. 그 잠재력은 어마어
국회가 백현동 개발특혜 및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가결시켰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처리는 헌정사 초유의 일이다. 사실 표결 결과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어차피 이 대표가 단식 중 체포동의안 부결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내는 순간, 그의 정치생명은 (적어도 상당기간 동안) 끝났다. 검찰이 한두 번의 우여곡절에 가던 길을 멈출 리 없고, 정치생명이 다한 ‘부결 호소인’을 당대표로 두고 총선을 치르려는 국회의원도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벼랑 끝에 섰던 이 대표는 스스로 자멸의 길로 들어섰다. 이제 민주당의 운명은 구속영장 실질 심사다. 심사는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판단한다. 유무죄를 묻는 판결과는 다른 결정이다. 수사의 모든 정황, 증거, 증언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당연히 유무죄에 대한 심리적 판단도 개입된다. 바로 이런 사법 절차가 ‘모든 이재명 사건’을 통틀어 처음으로 개시된 셈이다. 그 결과에 따른 정치적 파장이 엄청날 것이다. 당리당략으로 미리 정해진 국회 체포동의안 처리 때와는 비교도 못할 파급력을 가질 것이다. 그 긴
인간은 근본적으로 선한가, 아니면 악한가? 사람들은 대체로 관대한가, 아니면 대체로 이기적인가? 성선설, 성악설은 인간의 본성을 둘러싼 철학적인 논쟁 가운데 가장 역사가 긴 주제 중 하나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브룩스가 최근의 실험들을 토대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사람은 선하다는 주장을 담은 칼럼을 썼다. 이에 관해 도덕적 관점 말고 과학의 관점에서 성선설과 성악설을 살펴본다면 어떨지 짚어보자. 수 세기에 걸쳐 여러 석학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이기적이라는 관점을 취해 왔다. 마키아벨리는 ‘인간이 남을 속이고, 배은망덕하며, 탐욕스러운 존재’라고 주장했다. 전통 경제학은 인간이 끊임없이 자기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경제학자 고든 털록은 “평균적인 인간은 좁은 의미로 95% 정도 이기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저서 <이기적인 유전자>에서 “우리는 이기적인 존재로 태어났다”고 썼다.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주변 사람들을 믿을 수 있다고 답한 미국인은 30%에 그쳐, 인간 본성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임을 짐작할 수 있다. 최근 한 실험에서 심리학자 라이언 J. 드와이어, 윌리엄 J. 브레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돌아갔다. 외국 방문으로는 최장기간인 5박 6일 역대 최장 해외 체류 기간 방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북, 러 관계는 더욱 두터워질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문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방문 목적이 군사시설 등 최신무기 관련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북한이 정권 수립 75주년을 하루 앞둔 8일 첫 전술핵 공격잠수함을 건조했다고 밝혔었다. 북한이 6일 진수식에서 선보인 잠수함은 로미오급 개량형(3000t급)으로 추정되고 있다. 3~4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핵 어뢰로 알려진 ‘해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고 한다. 사전 탐지가 어려운 수중에서의 핵 공격 위협이 현실화한 셈이다. 김정은도 “파렴치한 원수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위협 협박적인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비춰 김정은이 이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SSN(원자력추진잠수함) 기술 이전을 요구했을 공산이 크다.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긴 하지만, 중·단거리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지난 며칠은 가슴 먹먹한 환희의 밤을 보냈다. 5월 광주, 그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마음을 베었지만 한 켠 그 상처들을 보듬어 안는 희망의 울림이 꿈에서조차 계속되는 체험이었다. 지난 5일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제 13회 정기공연인 창작 오페라 ‘박하사탕’을 관람했다. 무더위가 한풀 꺽인 선선한 초가을의 밤! 광주예술의전당 잔디밭을 가득 매운 발걸음들은 모두 그날을 공유하며 가슴속 샘솟는 아픔과 감동으로 눈시울을 적시었고, 열사들의 이름이 허공으로 울릴 땐 나도 모르게 하늘의 별을 헤었다. 오페라 <박하사탕>은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을 원작으로 한 1980년 5월 광주, 공수부대원으로 투입된 한 남자의 사랑과 파멸을 다룬 사실주의적 비극 오페라이며 휴먼드라마로 지난 2019-2020년 콘서트 오페라로 선보인 이후, 21년 국립극장 초연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높은 관심의 입증은 물론 예술적으로도 한국 창작 오페라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은 한국의 현대사에 비극적인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역사적 트라우마(Trauma)를 남겼으며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월 광주는 누구에게나 가슴 한켠
고유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우려가 우리 경제에 또다시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당초 정부가 예상한 ‘상저하고’의 경기 흐름이 물 건너가고 ‘상저하저’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산유국 연합체 OPEC+ 회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을 연장하기로 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경제에는 직격탄이다. 감산 연장의 주요 이유는 중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이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무역국이다. 여기에 달러당 1330원을 웃도는 고환율이 기름을 붓고 있다. 지난 6월부터 반전된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커졌다. 서부텍사스유(WTI)를 비롯한 국제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10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국 월가 일각에선 유가가 다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예상까지 내놓고 있다. 사우디는 연말까지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이어가기로 했고, 러시아는 하루 30만 배럴 수출 감축을 유지하기로 했다. 고유가는 최근 진정세를 보이던 인플레이션도 자극하고 있다. 안 그래도 추석을 앞두고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 달 만에 3%대로 치솟은 마당이다. 글로벌 물가상승률이 다시 반등하는 ‘2차 인플레이션 쇼
자유주의라 부를 수 있는 정치 사조가 태동한 건 18세기 후반의 일이다. 미국의 독립과 건국이나 프랑스혁명이 자유를 지상의 가치로 내세운 새로운 사상을 반영한 대표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일련의 자유주의 혁명, 운동이 추구하던 자유란 압제로부터의 자유였다. 압제란 전제 군주이기도 하고, 교황과 성직자의 기득권으로 대표되는 종교이기도 했었다. 유럽 근대국가 안에서는 신분제가 약화했고, 미국은 처음부터 헌법에 전제 군주를 용납하지 않는 국가를 지향한다고 천명했다. 경제적으로는 부르주아지 계급의 영향력이 커졌고, 정치적으로 신민 아닌 시민이 등장한다. 다만 이 당시 유럽과 미국에서 추구한 자유는 오늘날 기준에서 보면 매우 제한적이었다. 여성은 전제 군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시민의 범주 밖에 있었고, 군주 없이 평등한 사회를 꾸리겠다는 내용의 헌법을 쓴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다른 인종을 노예로 부리던 노예 소유주였다. 19세기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노동자 계급이 등장했는데, 자유주의는 노동자 계급을 끌어안는 데는 별 관심이 없었다. 대신 산업혁명으로 크게 불어난 자본의 이익을 위해 서구 제국주의 국가들은 전 세계를 식민지로 만들었고, 기존의 전제 군주나
2020년 이후 가장 부유한 1%가 전 세계에서 새로 창출된 부의 2/3를 차지했다. 나머지 99%가 갖게 된 것의 두 배를 상위 1%가 독식했다는 뜻이다. 2022년 초에는 단 10명의 억만장자가 소유한 부가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30억 명의 사람들이 가진 것의 여섯 배에 달했다. 미국에서는 상위 10%의 부유층이 모든 자산의 7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경악할 만한 통계지만, 이제는 모두에게 익숙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불평등은 단순히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이분법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마저도 불평등에서 오는 불안을 널리 느낄 만큼 보편적인 문제다. 우리 모두 정도는 다르지만 미래에 대해 부담과 걱정,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잠재적인 위협에 맞서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으며 근본적인 사회 공동체의 시스템이 변화되지 않으면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불안은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안정을 얻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들, 즉 돈을 벌고 자산을 구입하고 학위를 따고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일들, 곧 우리가 갈구하는 안정은 다른이들의 불안정을 야기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만
일본 정부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바다 방류를 주변국과 자국 어민들의 반대에도 이를 무시하며 방류를 강행했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수소폭발이 일어난 후쿠시마 원전 건물에는 지하수 등이 스며들어 지금까지 약 134만t에 이르는 오염수가 발생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후쿠시마 원전 부지 내에 설치된 1073기 물탱크에 보관해 왔다. 하지만, 원전 폐로 작업을 위한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2021년 4월 해양 방류를 결정했다. 수증기로 만들어 대기 방출하거나 고체화해 지하에 매설하는 등 다른 대안도 있었으나, 전례도 있는 상황에 관찰이 비교적 쉽다는 이유를 들어 자국 어민들에게 손해를 끼치고 주변국에까지 피해를 주면서 해양 방출을 고집했다. 이러한 일본 정부의 결정에 대해 한국 정부는 “계획상의 과학적·기술적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방류를 사실상 용인하는 견해를 밝혔다. 정부는 다만 “실제 방류가 조금이라도 계획과 다르게 진행된다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것으로 판단해 일본 측에 즉각 방류 중단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 오염수 방류를 실제로 방조하고 있는 것과 같은 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