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이라던 아이언돔 뚫렸다 北 장사정포에 우리 하늘은 안전한가?

 이스라엘이 철통이라 자랑하던 방공망 ‘아이언돔’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수천 발 로켓에 속수무책으로 뚫린 것을 두고, 북한 공격에 대한 우리 군의 대비 태세에도 관심이 쏠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대적 공세를 가했다. 하마스가 쏜 다수의 로켓탄이 이스라엘의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을 뚫고 이스라엘에 떨어졌다.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 때면 이스라엘 국방부는 아이언돔이 하마스가 쏜 로켓을 명중시키는, 불꽃

 

놀이 같은 요격 영상을 공개해 왔다. 이스라엘은 2011년 아이언돔 배치 이후 수차례 가자지구 무력 충돌에서 팔레스타인 쪽 로켓 90% 이상을 요격했다고 주장했었다. 이런 주장을 바탕으로 ‘무적의 아이언돔’이라며 이스라엘 하늘은 안전하다고 자부해 왔다. 하지만 이번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아이언돔의 신화가 깨진 것이다. 


이번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하마스의 로켓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면서 우리 군이 개발 중인 ‘한국형 아이언돔’이 북한 장사정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역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선 북한 장사정포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큰 만큼, 실전에서 검증된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실제로 우리 군은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요격체계(LAMD)를 2026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LAMD를 수십 기 배치해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북한 장사정포를 요격한다는 것이다.


전쟁 발발 시 북한이 개전 초 시간당 1만6000여 발의 장사정포를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퍼부을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이번 하마스의 로켓 공격에 아이언돔이 어떻게 대응했느냐는 것은 우리 군에도 적잖은 시사점을 준다. 아이언돔이 5000여 발의 로켓에 속수무책으로 뚫리면서 군이 개발 중인 한국형 아이언돔이 시간당 1만6000여 발의 북한 장사정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북한은 2003년 12월 개성공단 착공 이전 개성과 판문읍 봉동리 지역에 2군단 소속의 6사단, 64사단, 62포병여단을 배치했다. 62포병여단은 수도권을 겨냥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로 무장했다. 사거리 54∼65㎞에 이르는 이들 장사정포는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 위협적이다.


북한은 현재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측지역에는 시간당 1만60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1000여 문의 각종 포가 배치돼 있다. 이 가운데 사거리 54㎞의 170mm 자주포 6개 대대 200여 문과 사거리 60㎞의 240mm 방사포 10여 개 대대 200여 문 등 340여 문의 장사정포가 서울과 수도권을 직접 겨냥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아이언돔의 요격률이 90%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5000여 발의 로켓이 ‘벌 떼’처럼 날아온다면 이를 모두 요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021년 무력 충돌에서 하마스는 10일 동안 로켓 4300발을 쏘았다. 산술 평균을 내면, 하마스가 쏜 로켓은 하루 430발, 시간당 18발을 쏜 것이다. 하지만 북한군 장사정포는 시간당 1만6000발을 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간당 발사 규모와 요격 대상을 견주면, 하마스 로켓이 이슬비라면 북한 장사정포는 폭우 수준이다.

 

우리나라를 향해 집중적으로 쏟아질 북한 장사정 포탄에 대한 아이언돔의 방어능력은 형편없는 수준일 것이다. 아이언돔 1개 포대로 30여 발의 로켓을 요격할 수 있다고 하지만 1개 포대를 꾸리려면 600억 원이 넘는 돈이 든다. 한국이 북한 장사정포 공격을 막기 위해서는 아이언돔은 아주 많은 곳에 배치해야 해 약 3조 원가량이 든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한반도 전장’ 환경에 맞을지는 의문이다.


이번 이스라엘의 상황에서 로켓으로 인한 피해를 보면 철통같은 이스라엘 아이언돔이 구멍이 뚫린 게 아니라, 애초 아이언돔 자체가 철통이 아니었다는 얘기다. 국방부는 지난 2020년‘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북한 장사정포 요격체계 개발을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윤석열 정부는 이 체계 전력화 시기를 애초 2030년에서 2026년으로 당기겠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한국형 아이언돔이 완성되면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으로부터 수도권 전체가 안전해지기를 기대하지만, 한국형 아이언돔을 도입해도 북한의 로켓 공격을 100%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장대비처럼 쏟아지는 북한의 장사정포를 모두다 막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군사분계선(MDL) 인근 북측지역에는 시간당 1만6000여 발의 포탄을 발사할 수 있는 1000여 문의 각종 포가 배치돼 있다. 이 가운데 사거리 54㎞의 170㎜ 자주포 6개 대대 200여 문과 사거리 60㎞의 240㎜ 방사포 10여 개 대대 140여 문 등 340여 문의 장사정포가 수도권을 직접 겨냥하는 것으로 군 당국은 평가한다. 북한의 장사정포는 하마스 로켓보다 위력이 크고 사거리나 정확도도 뛰어나다. 북한이 툭하면 ‘서울 불바다’ 위협을 하는 것도 장사정포 능력을 자신하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의 미사일·장사정포 위협에 따라잡기식으로 방어능력을 강화하는 상황은 한국에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한국이 많은 돈을 들여 미사일 방어망과 장사정포 요격 망을 꾸려도, 북한은 이보다 훨씬 싼 비용으로 미사일·장사정포 수량 확대, 다탄두와 모의 탄두 탑재, 미사일과 방사포 섞어 쏘기라도 한다면 우리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에서 짧은 시간에 로켓을 대량 발사할 때는 요격이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 군은 한국형 전술지대지미사일과 K-9 자주포 등으로 북한 장사정포 갱도 진지를 무력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300㎞ 이상 원거리에서 장사정포 진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KTSSM-Ⅱ를 2027년 11월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방어망 아이언돔도 재래식 포탄 물량 공세에 한계를 드러낸 만큼 우리 군도 이번 이스라엘의 사태를 교훈 삼아 보다 촘촘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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