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는 시·공간을 초월해 인간이 숨 쉬는 모든 곳에 존재해 왔으며, 지구촌 곳곳에서 나름의 의미를 담아 현재에도 계속 되고 있다. 오늘날의 축제는 특정한 날에 종교적 의미나 그 기원과는 상관없이 시민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지역 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지역의 문화, 예술, 경제 발전의 활성화와 대외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방안으로 기획·진행된다. 그 지역만의 독특한 유·무형의 자산을 활용한 축제는 사회·경제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낳고 지역구성원들에게 공동체적 삶의 자긍심을 부여한다. 때로 이것에 동의를 못하는 이들도 있고 축제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는 사람들도 있다. 축제의 명칭만 다를 뿐 형식이나 내용은 차별성이 없고, 테마를 달리하더라도 일회성의 행사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필자도 일부 동의하고 지난 글에도 그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축제는 5차 산업과 맞물려 발전·진화하고 있으며 고부가가치적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음악을 주재료로 하는 축제는 예술적 성격이 강하고 음악 자체가 지니고 있는 에너지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있다. 음악 없는 축제는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2022년 가을,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지금 대한민국 방방곡곡은 갖가지 이름으로 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오색찬란한 조명 아래 유명가수들의 노랫가락과 추임새가 저 멀리까지 들려온다. 1990년 중반부터 지방자치가 시작되면서 지자체는 각종 이름의 축제를 만들어 냈으며, 계절과 시간을 따지지 않고 무색채의 차별성 없는 행사들을 기획·진행하고 있다. 10여 년 전 필자도 여러 축제와 기업 및 시민사회단체의 행사들을 직접 기획했고 현장에서 감독으로 활동도 했었다. 문제는 지자체 축제가 시작된 지 여러 해가 지났음에도 축제의 구성과 내용에는 예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반찬의 가지 수는 많아져 상차림은 푸짐해졌으나 딱히 손이 가는 반찬은 없는, 그런 기분이다. 자료에 의하면 각지에서 매년 2천 5백여 개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하루에 7개꼴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광주만 해도 남도의 멋과 맛을 알리는 ‘세계 김치 축제’를 비롯해 ‘광주프린지페스티벌’ 그리고 각 지자체에서 ‘추억의 광주 충장 월드페스티벌’, ‘굿모닝 양림’, ‘영산강 서창들녘 억새축제’, ‘임방울 국악제’ 등 수많은 축제와 행사들이 펼쳐진다. 여기에는 성공한 축제도 있지만 일정 성과를
지금은 문화 가치가 도시산업을 이끌어가는 새로운 트랜드(trend)로 인식되어지고 있다. 여기에는 사람과 예술이 바탕을 이루고 그것의 기본 구성요소는 바로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문화와 예술이 도시산업의 중요 가치이며 동시에 공간을 중심으로 한 사람의 실천적 철학이 담겨야 됨을 의미한다. 광주는 역사적으로 문화와 예술의 혼이 깃든 도시이며 구성원들의 자부심과 긍지 또한 대단하다. 그리하여 광주를 애향의 도시라 칭하며, 광주는 아시아문화 중심도시를 지향한다. 그 일환으로 2003년 7월 노무현 정부 때 동북아문화중심도시 광주조성기본계획에 의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전당)건립이 추진되었다. 이곳은 5‧18 민주항쟁의 역사적 정신이 깃들어 있는 옛 전남도청 건물과 그 일대를 정의와 인권, 그리고 평화의 의미를 담아 2015년 11월에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문화복합 콘텐츠 공간으로 재탄생 되었다. 전당을 지하에 건립하여 무덤으로 내려가는 느낌을 주는 망측한 곳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고, 대체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지역 예술인들마저도 이런저런 이유로 전당에 호의적이진 않는 것 같다. 하지만 필자에게 전당은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용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