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 해외 요원들의 정보가 최근 외부에 유출돼 군 당국이 수사에 나섰다. 대북 첩보 활동 최전선에 있는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요원 정보가 외부로 흘러나간 것은 우리 안보에 심각한 구멍이 둘린 것이다. 정보사령부는 국군의 해외 및 대북 군사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첩보부대다. 유출 정보는 수천 건에 달하며, 외교관 등의 신분인 화이트 요원은 물론 신분을 위장해 활동하는 블랙 요원 정보까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요원 신상정보 등 다수의 기밀 자료가 북한으로 넘어간 정황까지 군 수사기관이 포착했다고 한다. 사실이라면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는 불법 로비스트 활동 혐의로 미국 연방 검찰이 한국계 북한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을 기소해 파문이 일었다. 정보 유출 후폭풍은 가시화됐다. 일부 요원들의 경우 현지 활동을 접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신분이 노출된 요원은 재파견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조직과 역량의 큰 손실은 불가피해졌다. 신분이 노출된 블랙 요원이 첩보 활동에 다시 나서기 어렵다는 건 불문가지다. 정보 유출은 약 한 달 전 이뤄졌다는 게 정보사 판단이다. 2018년 정보사 공작팀장이 각종 기밀을
미국뿐 아니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총기 테러가 발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중 총기 습격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생명에 지장이 없지만, 관중 1명이 총격으로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대선 후보가 암살 표적이 되고, 유세 현장 참석자가 무방비 상태에서 목숨을 잃은 데 충격과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법치국가에서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유권자들과 활발히 접촉해야 하는 정치인에 대한 테러는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악랄한 범죄다. 하지만 이런 일이 국경을 초월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탄이 귀 윗부분을 관통했을 뿐이라고 하니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하마터면 꼭 2년 전 일본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지원 유세 중 총탄에 맞아 숨진 것과 같은 끔찍한 일이 벌어질 뻔했다. 미 정계는 물론 세계가 위로와 함께 민주주의 위협 행위에 대해 깊은 우려와 경각심을 쏟아내고 있다. 총격범은 유세장에서 100여m 떨어진 높은 건물 옥상에서 연단에 올라 연설 중인 트럼프 후보를 향해 조준 사격을 가했다. 트럼프 후보는 귀 위쪽을 관통하는 상처를 입었고 자칫하면
저출산 문제는 많은 국가가 직면한 중요한 사회적, 경제적 문제이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노동력 부족, 경제 성장 둔화, 사회 복지 부담 증가 등의 문제를 야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주 노동자는 인구정책에 있어 하나의 대안으로 중요한 공론의 대상이다. 통계청은 내국인 생산인구가 20년 뒤 1,000만 명 줄어든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통계청의 인구추계 데이터로 2022년과 2072년을 비교해 보년 2022년 생산연령인구는 모두 3,674만 명으로 전체의 71.1%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50년 뒤인 2072년엔 어떻게 될까? 그 규모는 1,658만 명으로 45.8%로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줄어든 생산연령인구 대신 늘어나는 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이다. 2022년 17.4%였던 고령인구는 2072년엔 47.7%로 늘어나고 50년 뒤 유소년(0~14세) 인구는 6.6%에 불과하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해서 보면 내국인의 생산연령인구 감소 변화를 더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얘기한대로 2022년 생산연령인구는 3,674만 명으로 이 중에 내국인은 3,527만 명이고 외국인은 147만 명이다. 20년이 지난 2
김건희 여사의 문자메시지가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총선 전인 지난 1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명품 가방 수수’ 관련 문자메시지를 둘러싸고 국민의 힘 전당대회가 진흙탕 공방에 휩싸였다. 명품 가방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김 여사의 문자를 한 전 위원장이 무시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한 전 위원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논란은 지난 4일 현직 언론인이 라디오 시사프로에서 문제의 문자 내용을 언급하면서 빚어졌다. 김 여사가 “몇 번이나 국민께 사과하려 했지만, 오히려 지지율이 떨어진 기억이 있어 망설였다. 당에서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받아들이겠다”라는 취지로 보낸 문자였다고 한다. 원문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확한 맥락을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이 중대한 총선 이슈이자 국정에 부담을 줄 만큼 정치적으로 쟁점화된 논란을 놓고 문자메시지에 아무 조처하지 않았다면 상식적으로 이해하긴 어렵다. 최소한 공당 대표로서의 입장을 설명하고 ‘공적 라인’을 통해 제대로 처리했더라면 불필요한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공방은 사
세계 각지의 이상기후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에콰도르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에너지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파키스탄과 두바이, 카자흐스탄에서는 이례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하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바닷가나 폭우로 매년 여름 피해를 보는 강가, 더욱 빈번해진 초대형 태풍의 경로 한복판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기후변화는 아직 크게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다. 환경 및 노동경제학을 연구하는 박지성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지난 16일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에서 바로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재난적인 피해 사례만큼이나, 서서히 누적돼 가는 작은 피해들로 인한 기후변화의 ‘숨겨진 비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칼럼에서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조금 더 더운 날이 며칠만 이어져도 산업재해 발생 건수가 늘어나고,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낮아진다. 간담을 서늘케 하는 극적인 효과를 내는 재앙은 아니라도 모두 무시할 수 없는 기후변화 위협의 결과이다. 기록적인 폭염이나 태풍, 산불로 발생하는 직접적인 사망 건수만 기후변화의 피해가 아니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는 “많은 이들이 기후변화가 인간의 삶에 근본적인 위협이 된
지난 6월 27일 열린 미국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이날 활력이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눌하게 말을 더듬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해 고령으로 인한 노쇠함을 숨기지 못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참패 평가와 함께, 민주당 안팎에서 경선 하차론이 분출하고 있다. 토론에서 보인 무기력한 모습에 인지력 저하 등 바이든 대통령의 약점이 크게 부각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외교에 올인해온 우리로선 우려할 만한 미 대선 변화 양상이다. 이번 TV토론 직후 액시오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유권자의 59%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교체돼야 한다고 답할 정도로 파장이 크다. 친 민주당 성향의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나라를 위해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81세 노령의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4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증폭시킨 TV토론인 셈이다. 하지만 바이든은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거듭 피력했고, 민주당에 교체 카드도 마땅치 않다. 가장 유력해 보이는 카 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입장이
소셜미디어와 정신건강의 관계는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에 선 소재였다. 소셜미디어 사용이 많아질수록 정신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이용자가 많이 보고됐지만,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인과관계는 발견되지 않은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특히 10대 여성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높아진 미국에서는 중독을 일으키고 한껏 꾸민 다른 이의 삶과 비교를 통해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만드는 소셜미디어를 담배나 술처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에서 국민건강 문제를 총괄하는 ‘국민의 의사’ 비벡 H 머시 의무총감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주는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삽입하자는 주장에 관해 논의해 보자며, 뉴욕타임스에 직접 칼럼을 썼다. 다음은 비벡 머시의 칼럼중 일부이다. 지금 청소년층의 정신건강 위기는 그야말로 비상사태다.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소셜미디어다. 하루 3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불안증이나 우울증 증상을 경험할 위험이 2배 이상 높은데, 2023년 여름 기준 청소년층의 일일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은 평균 4.8시간에 달한다. 절반 이상의 청소년이 소셜미디어 때문에 자신의 신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고 답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1990년 한·소 수교 이후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무력 침략을 받으면 지체 없는 상호 군사원조’에 합의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러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은 냉전 종식 후 폐기됐던 군사동맹을 사실상 부활시켜 러시아가 한반도에 ‘자동 군사 개입’을 할 길을 터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되살린 ‘군사동맹’ 성격의 새 조약에 서명하면서 한·러 관계에 대형 악재는 우리 발등에 불똥이 튄 격이 된 것이다. 정부는 이를 엄중히 규탄하고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검토’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베트남 순방을 마무리하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푸틴은 북한에 초정밀 무기를 공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어제 러시아를 향해 “북한에 정밀 무기를 지원하지 말라”고 재차 경고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각종 첨단 무기를 제
패니 플래그의 소설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Fried Green Tomatoes at the Whistle Stop Cafe)”에서 주인공 에블린 카우치가 니니 스레드굿에게 하는 말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나이 먹었다기엔 너무 젊고, 젊다기엔 너무 늙어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나도 에블린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느낌에 대해서 종종 생각한다. 특히나 젊음을 찬양하고 노화를 무찔러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 우리가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 어느 정도 노화와 싸우고 어느 정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한 균형인지 알려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몸이 약해지고 머리가 세어갈 때 어떤 기분이어야 하는지, 피부가 쭈글쭈글해지고 얼굴 주름 때문에 미소마저도 서글프게 변해가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시인 딜런 토머스는 “빛이 꺼져가는 것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며, “노년은 날이 저물어감에 분노하고 몸부림쳐야 한다”고 쓰고는 애석하게도 마흔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마흔을 훌쩍 넘긴 이들에게 토머스가 말한 분노는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처럼 느껴진다. 나이 듦에도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의대 교수들이 시작하는 무기한 휴진에 전체 진료 교수의 절반 이상이 참여한다고 한다. 또 세브란스병원은 27일부터 전면 휴진에 들어가고, 서울아산병원 등 다른 교수들도 무기한 휴진을 논의하는 등 집단휴진이 확산할 조짐이다. 이들 교수에게는 “사람 목숨을 볼모로 삼지 말라”는 환자와 가족들의 절규가 들리지 않는 것 같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정부와 병원 측 불허 명령에도 무기한 집단휴진에 돌입했다. 응급·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는 제외한다지만, 전체 교수 절반 이상이 휴진에 동참한다고 한다. 다른 ‘4대’ 병원들도 오늘부터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하는 집단휴진에 합류하는 걸 고려하면, 상급종합병원의 진료 공백과 그로 인한 위험은 불 보듯 뻔해졌다. 이미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수술실 가동률이 60%로 떨어졌는데, 이보다 절반이나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발표가 환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은 교수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천연덕스럽게 “이해해 달라”고 하니 참으로 황당하다. 교수들의 눈에 환자의 고통은 안 보이고, 전공의들의 미래만 걱정되는가. 이러니 “환자들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해 죄송하다”라는 말에 진정성이 전혀 느껴지
교육 관련 테크를 주제로 칼럼을 연재하던 당시 나는 매우 불편한 글 한 편을 마주하게 됐다. 오피니언 칼럼니스트인 제시카 그로스는 벤처캐피털 기업 앤드리센 호로위츠의 홈페이지에 ‘컴퓨터가 아니라 동반자야!(It’s Not a Computer, It’s a Companion!)’란 칼럼을 썼다. 발랄한 제목과 달리 실은 기술이 인간관계에 방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글이다. 글은 챗봇을 애인이나 배우자와 같은 동반자로 여기는 사람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AI의 좋은 점은 지속적으로 진화한다는 점이다 언젠가는 진짜 여자친구보다 나아질 것” 이란 글은 ‘AI 동반자’의 실제 사례를 계속해서 나열하며, 미래에는 챗봇이 정신건강 전문가나 연애 컨설턴트, 수다쟁이 직장 동료까지도 대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오픈AI가 발표한 챗GPT 업데이트 내용을 살펴보면 앤드리센 호로위츠가 예언한 ‘비인간적 미래’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GPT-4o(‘o’는 ‘옴니omn’를 의미한다)라는 이름의 새로운 모델은 문자와 오디오, 이미지로 전달된 사용자의 지시 사항을 해석할 수 있으며, 답변 또한 세 가지 형태로 제공한다. GPT-4o
정부가 어제 북한의 잇따른 오물 풍선 살포에 대응해 최전방 대북 확성기 방송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 위원 회의를 개최하고 “우리 국민의 불안과 사회의 혼란을 초래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 개시를 공식화했다. 북한이 오물 풍선 살포를 재개한 데 대한 상응 조처라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전방에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할 수 있는 11개 사단으로 구성된다. 각 사단에는 고정형 확성기가 2~3대씩, 총 24대 배치돼 있다. 2.5t 군용 트럭에 실어 운용하는 이동형 확성기도 16대 있다. 군은 2시간 동안 일부 전방사단에서 대북 심리전 방송 ‘자유의 소리’를 내보냈다. 청취 거리 10~30㎞ 수준인 고출력 확성기를 가동했다. 다만, 군은 추가 방송 여부에 대해 ‘북한의 대응에 달려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그에 맞춰 확성기를 가동하겠다는 뜻이다. 북의 오물 풍선 살포는 지난 6~7일 일부 탈북민단체가 대북 전단 수십만 장을 살포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이제 확성기 방송 재개에 북이 또 어떤 맞불을 놓을지 알 수 없게 됐다. 과거 북은 확성기 방송에 맞서 ‘확성기를 직접 타격하겠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