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지의 이상기후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에콰도르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에너지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파키스탄과 두바이, 카자흐스탄에서는 이례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하지만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바닷가나 폭우로 매년 여름 피해를 보는 강가, 더욱 빈번해진 초대형 태풍의 경로 한복판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면 기후변화는 아직 크게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다. 환경 및 노동경제학을 연구하는 박지성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지난 16일 뉴욕타임스에 쓴 칼럼에서 바로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재난적인 피해 사례만큼이나, 서서히 누적돼 가는 작은 피해들로 인한 기후변화의 ‘숨겨진 비용’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칼럼에서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조금 더 더운 날이 며칠만 이어져도 산업재해 발생 건수가 늘어나고, 학생들의 학업 성적이 낮아진다. 간담을 서늘케 하는 극적인 효과를 내는 재앙은 아니라도 모두 무시할 수 없는 기후변화 위협의 결과이다. 기록적인 폭염이나 태풍, 산불로 발생하는 직접적인 사망 건수만 기후변화의 피해가 아니라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는 “많은 이들이 기후변화가 인간의 삶에 근본적인 위협이 된
저는 어릴적 너무 날카롭지도 너무 뭉툭하지도 않게 심은 적당한 길이로 “잘 깎인 연필”을 특히 좋아했습니다. 요즘에야 연필깎이가 흔하고, 연필보다는 샤프처럼 쓰기 편한 필기도구가 많아 연필을 직접 손으로 깎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흔하지 않았던 예전에는 대부분 연필을 손으로 깎아 사용했고, 지금도 손으로 정성껏 잘 깎은 연필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너무 날카롭게 연필을 깎으면 쉽게 부러지기 일쑤였습니다. 너무 뭉툭하게만 깎으면 예쁜 글씨, 예쁜 그림을 그리는 정교한 작업을 하기가 곤란했습니다. 연필을 잘 깎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버지는 신기하게도 연필을 잘 깎으셨습니다. 지금은 찾아보기도 쉽지 않은 투박한 면도칼로 왼손으로는 연필을 쥐고, 오른손으로는 칼을 쥐고 몇 분간 쓱싹 쓱싹 하다보면 보기좋게 잘 깎인 연필이 완성되곤 했습니다. 어릴 적에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신기하게만 바라보았지만, 그때의 아버지보다도 더 나이가 많은 지금의 저는 아마도 아버지가 「연필을 깎는 것처럼 스스로를 잘 다듬는 방법」을 아셨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필통에 잘 깎인 연필들이 가지런히 놓인 걸 보면 공부든 뭐든 잘 할 수 있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청소년 대상 사이버 도박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사이버 도박에 가담해 검거된 청소년은 총 1,035명이었다. 이와 함께 도박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의 평균연령이 2019년 17.3세에서 지난해 16.1세로 낮아지는 등 청소년 사이버 도박 문제가 심각한 추세이다. 도박은 불법에 인생과 돈을 베팅하고 사회적 고립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개인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동시에 파괴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특히, 한참 성장기의 청소년들이 충동적이고 파괴적인 도박에 발을 들이게 즐거움을 얻게 된다면 중독에서 더욱더 헤어나기 어렵다. 특히, SNS의 발달로 일상 속에서도 손쉽게 도박 사이트 광고 등을 접할 수 있고 호기심에 무심코 접속했다가 중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청소년기의 특성상 주위 친구들에게도 함께 권유하고 같이 수령으로 빠져드는 일도 많다. 단순한 도박으로 시작해 도박 중독이 되고, 2차 범죄까지 이르고 있어 이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구체적인 지침과 대응 매뉴얼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제주지역을 기점으로 장마가 시작되면서 전남 도내 곳곳에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높은 습도와 침수 등의 장마 특성으로 인해 기간 중 급증하는 것이 감전사고이다. 최근 3년간 한국전기안전공사 통계를 보면 7~8월에 발생한 감전사고가 1년 중 절반이나 된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기 때문에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바닥의 물기로 인해 감전될 수 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220V 전원이라도 물과 접촉된 상태에서 감전되면 위력은 아주 커져 큰 인명사고로 발전할 수 있다. 여름철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침수가 자주 되는 지역은 전기를 사용하는 제품들을 미리 점검하고, 옮길 수 있는 것들은 미리 안전한 장소로 옮겨 놓는 것이 좋다. 장마철 낙뢰가 심할 때는 컴퓨터와 TV 등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미리 뽑아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내리친 낙뢰가 전깃줄을 타고 들어와 가전제품을 망가트리거나 자칫 위험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마철 도로가 침수되었을 때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물 속에서 걷는 것을 자제해야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전선이 물에 잠겨 감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 속을 걷다가 따끔따끔한 느낌이 오면 즉시 물 밖으
지난 6월 27일 열린 미국 대통령 후보 TV토론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이날 활력이 없는 모습을 보이면서 어눌하게 말을 더듬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해 고령으로 인한 노쇠함을 숨기지 못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참패 평가와 함께, 민주당 안팎에서 경선 하차론이 분출하고 있다. 토론에서 보인 무기력한 모습에 인지력 저하 등 바이든 대통령의 약점이 크게 부각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동맹외교에 올인해온 우리로선 우려할 만한 미 대선 변화 양상이다. 이번 TV토론 직후 액시오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유권자의 59%가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교체돼야 한다고 답할 정도로 파장이 크다. 친 민주당 성향의 뉴욕타임스는 사설에서 “나라를 위해 대선 레이스에서 하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81세 노령의 바이든 대통령이 향후 4년간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증폭시킨 TV토론인 셈이다. 하지만 바이든은 대선 레이스 완주 의지를 거듭 피력했고, 민주당에 교체 카드도 마땅치 않다. 가장 유력해 보이는 카 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입장이
소셜미디어와 정신건강의 관계는 오랫동안 논란의 중심에 선 소재였다. 소셜미디어 사용이 많아질수록 정신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이용자가 많이 보고됐지만,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인과관계는 발견되지 않은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한다. 특히 10대 여성 청소년들의 자살률이 높아진 미국에서는 중독을 일으키고 한껏 꾸민 다른 이의 삶과 비교를 통해 자기 자신을 혐오하게 만드는 소셜미디어를 담배나 술처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에서 국민건강 문제를 총괄하는 ‘국민의 의사’ 비벡 H 머시 의무총감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주는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삽입하자는 주장에 관해 논의해 보자며, 뉴욕타임스에 직접 칼럼을 썼다. 다음은 비벡 머시의 칼럼중 일부이다. 지금 청소년층의 정신건강 위기는 그야말로 비상사태다.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소셜미디어다. 하루 3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청소년은 불안증이나 우울증 증상을 경험할 위험이 2배 이상 높은데, 2023년 여름 기준 청소년층의 일일 소셜미디어 사용 시간은 평균 4.8시간에 달한다. 절반 이상의 청소년이 소셜미디어 때문에 자신의 신체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고 답
7월이 되기도 전인 지난 19일부터 기상청에서는 내륙 곳곳에 폭염 특보를 내리기 시작했다. 올해 기온 분석 및 전망에 따르면 6월은 평균기온이 평년(19~20년)보다 높을 확률이 50%이며, 7월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각각 40 %로 전망했다. 또한 폭염일수는 ’81~’10년 9.5일, ’91~’20년 11일, 최근10년간(’14~’23년)은 14.0일 기록했다. 이럴 때 일수록 폭염 속 건강한 여름을 나기 위해 온열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예방해야 한다.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은 크게 열경련(Heat Cramps), 일사병(Heat Exaustion), 열사병(Heat Stroke)로 나뉜다. 먼저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릴 경우 땀에 포함된 수분과 염분이 과도하게 손실돼 종아리, 허벅지, 어깨 등 근육경련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열경련(Heat Cramps) 환자 발견 시에는 우선 시원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소금물 또는 전해질 음료를 마시게 한다. 두 번째로 일사병은 강한 햇볕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체액과 땀을 통한 전해질 과다 배출로 발생하고, 증상으로는 피부가 차갑고 끈끈하며 창백하고 현기증, 실신, 구토, 두통이 동반된다. 일사병(Heat Exaust
회전교차로란 교차로 중앙의 원형 교통섬을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해 통과하는 교차로다. 행정안전부가 한국교통연구원과 함께 회전교차로 설치사업의 효과성을 분석한 결과 시행하기 전의 3년간과 시행 후 1년 간을 비교했을 때 교통사고 사망자 수 63%,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8.8% 감소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효과 지표가 나오듯이 회전교차로는 2010년 108개소에서 23년 2525개소로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도 회전교차로 내에 회전차량이 있어도 진입차량이 속도를 더욱 올려 회전차량보다 먼저 통과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이러한 방식은 회전교차로를 올바르게 통행하는 방법이 아니다. 22년 7월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 25조의 2의 규정에 의하면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위반해 운전한 사람은 범칙금,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안전운전과 도로교통법을 준수하는 시민이 되기 위한 올바른 회전교차로 통행방법을 알아보자. 첫 번째, 회전교차로에 진입 시 모든 차량은 서행하거나 일시 정지해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는지 살펴야하며 두 번째, 회전교차로 진입시 회전차량이 있다면 진입하려는 차량은 양보 해야한다. 회전교차로에서는 회전차량이 우선권을 가지기 때문에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1990년 한·소 수교 이후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가 ‘무력 침략을 받으면 지체 없는 상호 군사원조’에 합의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러 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은 냉전 종식 후 폐기됐던 군사동맹을 사실상 부활시켜 러시아가 한반도에 ‘자동 군사 개입’을 할 길을 터놓은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19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유사시 자동 군사 개입 조항’을 되살린 ‘군사동맹’ 성격의 새 조약에 서명하면서 한·러 관계에 대형 악재는 우리 발등에 불똥이 튄 격이 된 것이다. 정부는 이를 엄중히 규탄하고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재검토’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강경한 메시지를 발표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북한과 베트남 순방을 마무리하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하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푸틴은 북한에 초정밀 무기를 공급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어제 러시아를 향해 “북한에 정밀 무기를 지원하지 말라”고 재차 경고했다. 러시아가 북한에 각종 첨단 무기를 제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024년 4월 29일부터 2024년 10월 31일까지 6개월 간 건설현장 불법행위 특별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집중 단속 대상은 건설현장 갈취·폭력,불법 집회·시위와 뇌물수수·리베이트·부실시공 등 건설부패 행위이다. 국수본은 ”건설현장에서의 폭력행위가 점차 편법·음성화하는 조짐을 보이고 부실시공·불법하도급 등의 건설 부패 사례역시 계속 발생하고 있어 폭력행위와 불법행위를 병행해 단속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는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을 돌며 건설사들을 협박하여 돈을 빼앗은 노조 관계자들을 검거했다. 이들은 전남지역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을 돌며 관계자들을 협박하여 18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노조 전임비와 단협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하고, 돈을 주지 않으면 공사를 방해할 것처럼 협박한 혐의다. 건설 현장에서의 불법행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건설현장 불법행위는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월례비 강요, 건설현장 노조채용강요 등 건설현장 내 만연히 존재하고 있는 악행이다. 순살아파트, 불량시공 등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하자 시공 또한 불법행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건
대한민국에서 전자통신기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고 알림 및 교통단속 과태료, 건강 검진, 모바일 청첩장 관련 문자를 받아보고 의심 없이 해당 문자를 클릭해 봤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이러한 문자들을 받더라도 다시 한번 유심히 보고 의심해 봐야 한다. 요즘 교묘한 기술과 그럴 듯한 미끼 문자로 단축URL를 쉽게 누르게끔 한다. 누르는 즉시 전자기기에는 악성 앱이 설치 되고 개인정보 탈취, 원격 조종 등이 가능하게 되면서 심각한 스미싱 피해가 발생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스미싱 문자 건수가 50만 3300건으로 22년(3만 7122건)에 비해 약 14배 대폭 증가했다. 코로나 시기에는 택배 사칭 문자가 급증했는데 지난해에는 공공기관과 지인을 사칭한 미끼 문자 피해가 상당해졌다. 특히 건강검진결과 및 교통단속·쓰레기 투기 과태료 등 공공기관 사칭 문자 피해가 35만 10건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이처럼 미끼 문자 유형도 경제 상황이나 정부 정책에 맞춰 수법도 다양해지고 나날이 발전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도 다양해지는 수법에 따라 스미싱 대응 방법도 점점 발전해야 한다. 최근 카카오톡에서 메시지 악성 여부를 분석해주는 ‘보호나
패니 플래그의 소설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Fried Green Tomatoes at the Whistle Stop Cafe)”에서 주인공 에블린 카우치가 니니 스레드굿에게 하는 말 가운데 이런 구절이 있다. “나는 나이 먹었다기엔 너무 젊고, 젊다기엔 너무 늙어서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것 같다” 나도 에블린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느낌에 대해서 종종 생각한다. 특히나 젊음을 찬양하고 노화를 무찔러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사회에서는 어쩔 수가 없다. 우리가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 어느 정도 노화와 싸우고 어느 정도를 받아들이는 것이 적절한 균형인지 알려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몸이 약해지고 머리가 세어갈 때 어떤 기분이어야 하는지, 피부가 쭈글쭈글해지고 얼굴 주름 때문에 미소마저도 서글프게 변해가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시인 딜런 토머스는 “빛이 꺼져가는 것에 분노하고 또 분노하라”며, “노년은 날이 저물어감에 분노하고 몸부림쳐야 한다”고 쓰고는 애석하게도 마흔이 되기 전에 세상을 떠났다. 마흔을 훌쩍 넘긴 이들에게 토머스가 말한 분노는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처럼 느껴진다. 나이 듦에도 나름의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