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선거제도 개혁안을 던졌다. 제안의 의도를 의심하거나 진실성을 따지기 전에, 어쨌든 현재의 소선거구제에 대한 ‘개혁안’을 먼저 대통령이 내놓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선거제도 개혁안은 실은 민주당이 먼저 제시했다고 말한다. 당론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중대선거구제를 포함해서 유사한 법안들을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해 발의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선거제도 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할까? 일각에서는 ‘대선거구제가 답’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이 중선거구제에 대해 제기되는 여러 비판을 극복하고, 중도파 유권자들의 정치적 효능감을 높일 뿐 아니라, 비례제의 다양성까지 포괄하는 현실적 대안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로 선거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실 이 주장은 민주당 의원들이 먼저 했다.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21대 국회 들어 민주당의 김상희·박주민·이상민·전재수·이탄희 의원이 각각 중대선거구제 도입이 포함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한 상태다. ‘비명계’가 많은 민주당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도 중대선거구제가 포함된 3가지 안을 준비해 토론회를 거쳐 입장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2월이 열리면서 따사로운 봄소식이 들릴 줄 알았는데, 경제에는 한겨울 한파가 몰아쳤다. 1월 무역적자가 126억9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1월 물가상승률도 5.2%로 뛰며 5%대 고공행진을 9개월째 이어갔다. 반도체 쇼크로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97% 급감했고, SK하이닉스는 10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간파했는지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와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의 성장률이 모두 반등할 것이라면서도 유독 한국의 성장률만 지난해 10월 전망 보다 낮춰 잡았다. 경기가 침체할 때 가장 걱정되는 국면이 저성장 속 고물가, 스태그플레이션인데 한국 경제가 그 늪에 빠져드는 형국이다. 나라 밖에선 한국 경제의 성장세가 정점을 찍고 끝나는 것 아니냐는 ‘피크 코리아 우려마저 나온다. 월간 무역적자가 1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5억 달러)의 27%를 불과 한 달 만에 쌓은 셈이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무역적자 행진은 11달째 이어졌다. 이렇게 오래 무역적자를 기록한 것도 외환위기 직전인 1995년 1월~1997년 5월 이후 25년여 만이다. 1월 무역적자
연일 계속되는 영하의 한파 속에 서민들의 겨울나기가 힘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스비를 비롯한 난방비가 폭등하고 있어 서민들의 고통이 너무 크다. 최근 각 가정에서 난방비 청구서를 받아보고 모두 놀라고 있다. 연일 보도되는 난방비 상승 소식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폭등했는지는 감히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올라 서민들의 시름이 더해 가고 있다. 특히 아파트를 비롯한 주택용 도시가스료는 폭등했다. 지난해 주택용 도시가스료는 무려 네 차례 인상돼 연초 대비 38.5% 올랐다. 한국가스공사는 액화천연가스(LNG)를 국제가격보다 싸게 공급하느라 적자가 증가한 것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가스료를 대폭 인상했기 때문에 그 결과로 이번 겨울 난방비가 폭등했다. 정부는 서민 가계 충격을 고려해 올해 1분기까지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2분기부터 다시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천연가스 의존도가 높은 현재의 난방시스템 하에서는 앞으로 난방비는 더욱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선 해결책은 폭등하는 서민 난방비에 대한 긴급 지원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가스 수급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26일 단기 대책으로 급격한 난방비 인상을 감당하기 힘든 취약계층에 대해
아랍에미리트(UAE)에서 300억달러(한화 40조 원 상당)의 투자유치 ‘잭팟’을 터트렸음에도 윤 대통령의 “UAE의 적은 이란” 발언에 이란이 거듭 항의하면서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파병중에 있는 우리 장병들 찾은 자리에서 “UAE와 우리는 형제국이다. 형제국의 안보는 바로 우리의 안보다.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이다. 같은 처지다”라는 실언으로 이란의 문제 제기와 더불어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경제외교로 방점을 찍었었다. 약 40조 투자 유치한 등 여러 성과가 있었다. 그런데 이를 가리는 말실수가 또 발생했다. 그런데 이게 한두 번이 아니고 윤석열 대통령이 외국 나갔다 하면 사고가 터지다 보니 국민은 조마조마하게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별문제가 아니라는 대통령실의 사고방식이 더 큰 문제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또한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한 말이라고는 하나 국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에 대한 발언으로 외교적 파장이 상당히 커져 버렸다. 가만히 있는 이란을 자극해서 좋은 결과가 없으리라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고 민감한 사항을 꼭 집어 적이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비판한 게 이
‘베레쉬트’는 히브리어 성서 첫 단어이며 태초, 처음, 시작 등을 의미한다. 137억 년 전 빅뱅에 의해 시간과 공간이 생겨나면서 태초가 되었다. 그리고 320만 년 전 어느 날, 인류의 조상 ‘루시(Lucy)’가 세상에 등장하면서 인간의 문화(文化)가 시작된다. 문화는 인간 활동의 시작이며 끝이라 단언할 수 있다. 사전에서는 문화를 ‘개인이나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인간이 자연을 변화시켜온 물질적이고 정신적인 과정의 산물’로 정의한다. 문화가 없는 인간은 존재할 수 없고, 인간이 없는 문화도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스스로를 ‘문화인’이라고 자칭한다. 일정 교육 과정과 문화적 수준을 갖춘 ‘교양인’이라는 것이다. 어학사전에서는 교양(敎養)을 ‘학문, 지식, 사회생활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품위, 또는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라 설명한다. 그러나 진정 우리가 문화적 이해와 교양인의 품위를 갖추고 있는지 종종 의문이 들 때가 있다. 길거리를 오갈 때 들려오는 욕설들과 한 치 양보 없는 교통질서, 습관적으로 담배꽁초를 무단 투기하고 길바닥에 침을 뱉는 등의 행위는 보는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뿐만 아니라 조석으로 들려오는 살벌한 사건사고, 사회에 횡행하는 차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주요 은행들이 연초부터 기본급의 300∼400%를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기본급의 40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으며 신한은행도 성과급 규모를 기본급의 361%로 늘려 잡았다. KB국민은행은 기본급의 28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직원 1인당 340만 원의 특별 격려금을 별도로 지급하기로 했다. 은행들이 지난해 금리 상승 과정에서 예대 차익 확대로 역대 최대인 40조 6000억 원(1~9월)의 이자 이익을 거두자 자신들의 밥그릇을 불리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4∼3·4분기 국내 은행들의 이자수익은 40조6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조9000억 원 증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또 5대 은행의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은 약 11조2203억 원으로 전년보다 18% 늘었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가 급등해 은행들이 큰 이익을 얻은 것이다. 은행들은 성과급 파티에는 발 빠르게 나서면서도 국민이 바라는 영업시간 복원에는 미적거리고 있다. 은행권은 코로나 19 확산을 막겠다며 2021년 7월부터 ‘오전 9시~오후 4시’인 영업시간을 ‘오전 9시 30분~오후 3시 30분’으
우리 군은 일전을 불사한다는 결기로 적의 어떤 도발도 확실하게 응징해야 한다는 강경 입장을 내놓으며 전쟁. 김정은 정권의 종말 등을 거론하며 자칫 북한의 오판을 불러올 수 있을 강경 발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북한 역시 남한은 의심할 바 없는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며 강경 발언을 이어가며 북한에 15~6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폭탄’을 대량 생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남·북의 긴장감은 날이 갈수록 고조 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전망했다. 북한이 남북한 관계 붕괴를 넘어 실제 전쟁의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김정은의 발언에 미국과 남한은 군사훈련 강화로 대응할 공산이 크며 그럴 경우 남북한 사이의 긴장이 2023년에는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상황이 잘못 관리될 경우 한반도가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합리적 예측일 것”이고 이는 전쟁으로 치닫는 것이다. AP통신은 “김정은의 이번 지시는 그가 ‘미국의 적대 정책’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처하기 위해 무기의 질과 양을 함께 증강하겠다고 여러
대통령실이 내부 검토 중이던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추진을 잠정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이 국민 패널 100명과 156분 동안 생중계로 각종 국정 현안에 관한 대화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년 주요 국정 등에 관한 대국민 소통이 충분히 이뤄졌다는 취지다. 출근길 약식 회견 중단 이후, 기자회견까지 취소되면 기자들이 직접 대통령에게 질문할 기회는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다. 모든 대통령이 매년 했던 것은 아니지만, 1968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도입해 관행으로 자리 잡은 신년 기자회견을 첫해부터 안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중단된 출근길 문답도 재개할 계획이 없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공교롭게도 출근길 문답을 하지 않자 지지율이 회복됐지만 그렇다고 소통을 닫아서야 할 일인가. 이에 많은 언론에서는 윤 대통령이 기자들의 불편한 질문을 피해 일방적인 정책 홍보만 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대통령실은 한 달 전 MBC 기자와의 설전을 이유로 출근길 문답을 중단한 이후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얼마 전 열린 국정과제 점검 회의 생중계로 국민과의 소통이 충분히 이뤄졌다고 보고 있고, 각 부처의 신년 업무보고를 대국민 보고 형식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이제 곧 성탄절이다. 예수님의 탄신을 기념하는 날이지만 많은 사람에게 12월 25일은 예수님 덕분에 쉬게 되는 법정 휴일 중 하루일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크리스마스 캐럴을 노래하다가 곧 새해를 맞게 될 터다. 예전에는 이맘때쯤이면 거리에서, 가게에서 언제 어디서든 캐럴을 들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의 정취나 북적함은 찾기 힘들어졌다. 그럼에도 2022년의 크리스마스 캐럴은 그 의미와는 상관없이, 또 종교의 유무와도 관계없이 사람들에게 기쁨과 축복의 기운을 전하고 있다.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가 자연스레 마음에 스며들게 되는 것이다. 캐럴은 크리스마스의 상징이며, 캐럴이라는 음악이 없는 크리스마스는 상상할 수 없다. 비단 성탄절에만 음악이 있으랴. 세상에 모든 음악이 우리 삶에 필수불가결(必須不可缺)한 절대요소이다. 오늘날은 IT를 기반으로 최첨단 매체와 통섭되면서 언제 어디서든 쉽게 음악을 스트리밍(streaming)할 수 있다. 앉아 있거나 서 있는 곳에서, 길을 걷거나 여행 중에도, 또 잠을 청하기 위한 수면 도구로도 전용되기도 한다. 때로는 300여 년 전에 ‘비발디(A. Vivaldi, 1678
윤석열 정부 첫 예산안의 통과가 불투명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제출로 냉각된 정국에 법인세 인하, 지역 화폐 예산 증액, 대통령실 예산 삭감 등의 사안을 놓고 여야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2023년도 예산안은 법정 처리 기한인 12월 2일을 넘었지만,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헌법 54조에 따르면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 30일 전까지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 여야는 정기국회 시작부터 싸우기 시작해 마지막 날까지 극한 대립을 이어갔다. 결국, 내년도 예산안은 정기국회 내 처리되지 못했다. 2014년 국회 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이러한 ‘늦장 예산안’ 처리를 바로잡기 위해 국회는 2014년 ‘국회선진화법’을 도입했다. 국회선진화법은 11월 30일까지 예산안 심사가 완료되지 않을 때 정부의 예산안을 본회의에 자동 부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 8월 30일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새 사령탑에 오른 이재명 대표는 전화로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자리를 만들어보자”라고 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초당적 협력’을 부탁했고, 이 대표는 “윤 대통령께서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덕담했
판소리명창에게 쉼 없는 학습은 필수 조건임에 분명하다. 또한 자기법제를 이룬 판소리명창이 누구나 강조하는 것이 바로 ‘독공’이다. 천이두는 스승으로부터 소리를 배우는 과정을 ‘삭히는 과정’이라면, 그 소리를 토대로 자기만의 소리를 만드는 과정을 ‘새기는 과정’이라 했다. 독공은 바로 자신의 독특한 성음을 얻는 ‘새기는 과정’의 필수적 절차인 셈이다. 천이두는 그의 저서 ‘천하명창 임방울’에서 <세상과 격리된 공간에서 오직 소리에 매진하는 독공의 시간은 임방울에게도 여러번 있었다. 17세 무렵 변성기로 목이 변하자 지리산으로 들어가 수 개월간, 그리고 여인에 빠져 지내는 자신을 꾸짖는 스승 유성준의 가르침에 다시 독공을 했다. 또한 1929년 상경하여 명성을 얻은 후인 1930년대 초반에도 광주 송영감집에서 1년간 독공의 시간을 보냈다.>라고 밝히고 있다. 1929년 11월 13일자 동아일보 기사에는 콜럼비아사에서 취입한 조선 가곡에 대한 기사가 나온다. 25세의 나이에 선 첫 무대에서 환호를 받으며 데뷔했던 임방울의 서울 활동에 관한 첫 기록인 셈이다. 그의 회고에 의하면 1929년 동아일보에서 주최한 조선명창대회에서 김창환의 주선으로 소리를 하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핵심 조항들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한국의 전기차의 경쟁력에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과 ‘기술 패권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은 반도체를 넘어 전기차·배터리 산업으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 ‘고래 싸움’에 한국 관련 산업의 ‘새우등’이 터질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초강수는 중국이 주도하는 전기차·배터리의 글로벌 생태계에도 변화를 줄 게 분명하다. 이런 지각변동은 한편으로 위기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기회일 수도 있다. 과연 전기차·배터리 공급망 재편을 둘러싼 미-중 경쟁에서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개별 기업이 대응하기엔 한계가 분명한 이 이슈에서 우리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수 있을까? 아이오닉5 가격은 현대자동차 4만1450달러, 머스탱 마하E 포드자동차가 격은 4만6895달러.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다투고 있는 두 동급 차종 소형 SUV 전기차의 2023년형 기본사양 판매가격이다. 아이오닉5가 5445달러 싸다. 아이오닉5는 이런 가격 경쟁력에다 고성능 충전 시스템, 우수한 주행 성능 등을 인정받아 미국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1만1015대가 팔렸다 하지만 두 자동차의 가격은 한 달 뒤인 202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