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원전 방사능 오염수 방류, 돌이킬 수 없는 재앙 온다

일본은 최근 오염수 방류를 위해 지하 배수관로에 바닷물을 채우는 등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할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하지만 원자로 균열등을 일본 원자력 규제 청까지 제동을 걸고 있지만 무조건 안전하다고만 주장하는 도쿄전력의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20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만찬 식탁에 ‘후쿠시마산’ 청주가 올랐다. 또한, 취재를 위해 모인 세계 각국 기자들에게도 후쿠시마산 청주와 후쿠시마산 복숭아 주스 등 가공식품을 제공하며 후쿠시마원전이 안전하다는데 열을 올렸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유명인들이 먹는 모습을 보여주며 이른바 ‘먹어서 응원하자’를 외친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도 후쿠시마산 식자재를 선수촌 식당에 제공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의 부흥을 외치며 후쿠시마 핵사고를 완벽하게 수습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현실은 눈과 귀를 막고 일본은 후쿠시마산 식품이 안전하다고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거짓이었다는 증거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최근 후쿠시마원전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기준치보다 무려 180배 (8000 베크렐) 많은 세슘이 검출되었다.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 후쿠시마원전 앞바다의 생선에서 기준치를 크게 웃도는 방사성 물질 결과가 나와 일본에서조차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 도쿄전력은 이번 세슘 우럭과 관련해 물고기가 항구를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개의 그물을 설치하는 등의 조처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고기야 가두면 된다지만 오염수까지 가두지는 못할 것이다. 정말이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도쿄전력은 최근 일본 의회 의원들과의 회의에서 고농도 방사성 물질 검출은 최근 원전에서의 영향이 아닌 12년 전 사고 당시 혹은 그 직후에 흘러나온 방사성 물질의 영향일 가능성이라고 했다.


우럭뿐만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최근 후쿠시마원전 내부 영상 공개로 원자로 내부 균열과 지하수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다른 방사성 물질이 방출될 가능성도 있고 지진 등 피폭선량이 커질 상황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원자력규제청까지 심각하게 보고 있지만, 도쿄전력은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만 한다.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지진이 잦은 나라다 그 어느 곳보다 더 강화된 안전에 기준점을 둬야 하지만 일본은 이러한 상식조차 무시해버린 나라다. 심지어 지난 3일 아시아안보회의에서 피지의 장관이 일본 방위상에게 오염수 관련 비판을 했던 사실이 뒤늦게 아사히 신문 보도로 알려졌다. 피지 장관은 “일본이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왜 일본에 두지 않느냐?”고 따졌다고 한다. 일본 말처럼 안전한 물이라면 왜? 방류를 해야하나? 일본에서 식수로 쓰던지 농/공업용수로 쓰면 될 거 아닌가?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환경운동연합은 2019년부터 매년 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하는 전년도 농수축산물 방사성 물질 검사 결과 자료를 분석해 발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에 총 3만 6155건의 농수축산 식품을 대상으로 방사성 물질 세슘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사고를 수습했다고 주장하면서 식품의 방사능 검사를 점차 줄이고 있다. 그러나 식품에서의 검출률은 오히려 늘고 있는데 말이다. 


후쿠시마현의 경우 복숭아는 전국 2위, 배는 전국 4위의 생산량을 자랑할 만큼 과일의 왕국이었다. G7 취재 기자단에게 후쿠시마산 복숭아 주스를 대접하는 일은 자연스러울 수 있으나 복숭아 주스가 방사능에서 안전하냐는 질문엔 답을 할 수가 없다 했다.


매년 일본산 식품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지만, 후생노동성의 검사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일본 정부는 방사성 물질 검사를 진행할 때 검출한계치가 10베크렐, 25베크렐 등 제각각인 검사 기계를 사용하고 있어 정확도를 장담할 수 없다(‘검출한계치’는 방사성 물질 검출 가능한 최솟값을 의미하며 검출한계치 미만 값은 측정 불가).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가장 우려되는 수산물의 경우 2022년 검출률은 5.3%였다. 2022년 1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잡힌 우럭에서 300Bq/kg, 1400Bq/kg의 세슘이 검출되었던 이력이 있고, 지난 2월에는 후쿠시마 어 협의 잡은 농어에서 85.5Bq/kg이 검출되어 출하가 정지되었다. 일본 정부가 바라는 것처럼 수산물의 방사성 물질 오염이 안정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원전 방사성 오염수를 과학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강과 하천의 물이 바다로 흘러들고, 통제하지 못하는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지하수 중 일부가 여전히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후쿠시마 앞바다의 방사성 오염이 사고 초기보다 안정되었다고는 하지만, 방사성 물질이 흘러들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산 해수어에게서만 세슘이 검출되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일본 정부 역시 이에 대한 해답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으니, 방사성 물질 오염 식품을 과학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한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 특히 먹어서 응원 하자에 참여했던 사람 중 백혈병과 유방암에 걸린 사람도 있어서 부정적 이미지가 강화되었는데, 병에 걸린 것과 후쿠시마산 음식 재료를 먹은 것의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다 해도, 두 가지 사실을 완전히 분리해 생각하기는 어렵다.


일본 내에서도 후쿠시마산 식품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런 부정적 여론을 최대한 불식시켜 오염수 해양 투기도 추진하고 후쿠시마 핵사고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나려 하고 있기에 ‘먹어서 응원하기’를 포기할 수 없어 보인다. 후쿠시마를 비롯한 동일본 재해지에서 생산되는 방사능 오염 식품에 대해 원전 사고 당사국으로써 어느 정도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웃 나라에까지 후쿠시마산 식품을 먹으라고 강요해서는 안 된다.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를 앞두고 방사성 오염수가 제대로 관리되는지,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21일 한국 정부시찰단이 파견되었다. 그런데 시찰단이 도착하자마자 일본 정부가 요구한 것은 현재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8개 현의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해 주길 원한다는 소식이었다. 이는 굉장히 무례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검역주권을 무시하는 행태로 결코 들어줄 수 없는 요구사항이다. 


일본 정부는 지금이라도 후쿠시마 핵사고의 피해 사항과 식품에서의 방사성 물질 검출을 인정하고 식품의 방사성 물질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방사성 오염 식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후쿠시마 핵사고를 진정으로 책임지는 모습일 것이며 우리 정부도 일본말에 의존할 것이 아닌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일본에 더욱 강력한 조사와 수산물 수입 더 나아가 오염수 방류까지도 반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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