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사람들은 왜 눈앞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일에 둔감한 걸까?
고대 로마에서는 전쟁과 평화를 관장하던 신 야누스의 신전문이 열려 있으면 로마가 전쟁 중이라는 뜻이고, 문이 닫혀 있으면 로마 전역에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시기라는 뜻이었는데, 안타깝게도 긴 로마 시대를 통틀어 야누스 신전 문이 닫혀 있던 적이 거의 없었다. 지금 이 순간만 해도 2년 전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유럽에서 발발한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지난해 10월에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대치로 가자 지구가 다시 아비규환의 전쟁터가 됐다. 전쟁은 문명의 발전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가장 야만적인 행위이다. 우리는 스스로 묻게 된다. 어쩌다 인류는 그런 재앙 같은 환경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걸까? 런던과 MIT의 신경과학과 교수인 탈리 샤롯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그의 칼럼에서 “인간의 뇌가 작동하는 원리를 들여다보면, 핵심적인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극단적인 정치 운동이나 사람 목숨을 앗아가는 수준의 갈등은 보통 천천히 전개되고, 서서히 고조된다. 처음에는 작아 보이던 위협이 점차 커지면, 마지막에는 커다란 위협에도 별다른 감정적인 반응이 나오지 않기 마련이다. 처음부터 커다란 위협이 가해질 때와는 사뭇 다르다. 이렇게 위협과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