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언론 ‘민들레’ 유족이 요청하면 지워준다더니…“신분증 사진 보내라”

유족 “아이 이름 지우는 게 이렇게 힘들 일이냐”
민들레, ‘상주’ 자처하며 삭제 요청에 회원가입 요구 ‘2차 가해 논란’

 

 

전남투데이 박수경 기자 | 유족의 동의 없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야권 성향의 인터넷 매체 ‘민들레’는 “유족이 요청하면 이름을 삭제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삭제하는 게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을 공개한 인터넷 매체 ‘시민언론 민들레’는 유족의 동의 없이 희생자 이름을 공개한 것으로 논란이 됐다. 17일 오전 기준 29명의 이름은 유가족의 뜻을 반영해 OOO으로 표기됐고, ‘유가족이 원하지 않으면 이름을 삭제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시민언론 민들레’는 유가족을 사칭해 이름 삭제를 원하는 시도가 있었다며, 실명을 지우려면 회원가입 후 이메일을 보내게 했다. 유족은 해당 홈페이지에서 삭제 요청과 관련한 별도의 안내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은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한 유족이 삭제 요청 메일을 보냈더니 “신청자의 신분증 사진을 보내달라”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유가족을 사칭하는 경우가 있어 실명을 확인하고 있다”라며 이유를 밝혔다.

 

한 유족은 이름 삭제에만 사흘째 매달리고 있는데, 너무 고통스럽다며 심정을 밝혔다.

 

이에 해당 매체가 희생자 명단을 불법적으로 입수했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경찰은 유출 경위에 대해 수사를 착수했다.

 

민들레 측은 “많은 논의와 숙고 끝에 결국 명단 공개를 하게 된 이유는 이번 죽음의 성격으로부터 비롯됐다”며 “158명의 생명이 목숨을 잃은 것은 명백한 사회적 죽음이었다. 희생자들은 정부의 부재와 실종에 의해 첫 번재로 죽었고, 참사 원인에 대한 무책임과 호도에 의해 두 번 죽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죽은 이들을 위한 애도를 애도답게 하기 위한 길을 찾는 것이 우리 사회가 보여줘야할 책무이자 도리라는 판단에 이르렀고 그 출발을 잃어버린 이름을 불러주는 것, 그것이 참된 애도의 출발점이라고 봤다”며 “뒤늦었지만 이제라도 죽은 이들의 이름을 호명해줘야 비로소 죽음을 당한 이들을 더나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배 여부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실정법 위배 여부를 더나서 언론으로서 시민이로서, 인간으로서의 본연의 책무감과 도리를 다하려는 마음의 발로가 앞섰다는 것임을 다시금 밝힐 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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