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책임 외면” 부끄러운 여당… 대통령 바라기 언제까지

 “아무리 사고로 얼룩지는 세상이지만 사람에게 깔려 죽는 일이 대한민국 서울 하늘 아래서 일어나다니요. 아침저녁 웃으며 헤어지곤 다시 만났던 가족과 친지들이건만 다정한 작별인사 한마디 없이 영영 이별이라니 말이 됩니까. 사랑하는 분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저희는 영원한 죄인입니다. 세상에 이처럼 억울한 죽음이 또 있을까요. 손을 뻗어도 닿지 않습니다. 사랑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미안합니다, 골백번 외쳐도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되돌아옵니다”


멀쩡하게 걸어가던 사람들이 압사당하는 참사까지 이태원에서 벌어졌다. 삼풍과 세월호처럼 예견된 사고였다. 사흘 전 간담회를 열었고, 10만이 넘는 인파의 밀집을 예상했다. 


하지만 경찰과 구청은 아무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도대체 국가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


수많은 젊은이가 꽃다운 나이에 피어보지도 못하고 생을 마감한 안타까운 이 시국에 국민의 힘은 대통령 지키기에만 여념 없는 태도로 민심과 동떨어진 정당이 되고 있다. 


친윤계가 앞장서서 이태원 참사 책임을 주장하는 이들을 공격하며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건강한 당내 비판을 억누른다면 참사 수습은 더 어려워지고 국민 비판만 커질 뿐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책임은 있는 사람에게만 물어야 한다”고 선을 긋고 나서고 국민의 힘 의원총회에서 이용 의원은 “여당이 윤석열 정부 뒷받침도 못 하고 장관도 지켜주지 못하느냐”고 호위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 하락은 어떠한 정치적·정책적 행위도 없이, 그저 억지스러운 인사와 이해되지 않는 외교 행보,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신에서 빚어진 ‘무위’(無爲)의 결과다.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에서 문화방송 기자들의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배제한 것도 윤 대통령이 “MBC XX들”이라며 ‘격노’한 것은 지금 대통령의 현주소일 것이다. 이런 것을 적반하장이라고 한다.


대통령실이 저지른 ‘반헌법적 폭거’의 무도함과 부당성에 대해서는 더 길게 말하지 않겠다. 


다만 궁금한 게 있다. 윤 대통령이 이번에 바이든 대통령을 만났을 때 비속어 논란에 대해 뭐라고 말했을까. 


“저는 결코 대통령님 비하 발언을 한 적이 없습니다. 믿어주십시오. MBC라는 나쁜 방송사가 사실을 왜곡해서 벌어진 소동일 뿐입니다”라고 하진 않았을까!


여당은 이러한 사과도 외교적 관행이라 해명할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지상에서 맹수의 공격을 받은 뱀 수리가 두 발로 애써 달리지만, 종국에는 잡아 먹힌다. 자신에게 날개가 있다는 사실을 잊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호에 날개가 없는 것이 아니다. 서로의 주장만 앞세우다 뱀 수리의 어리석음을 자초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언론의 자유 침해로 비판받고 있는 MBC 전용기 탑승 불허에 대해서도 김기현 의원 등은 “그곳(MBC)은 방송 자격조차 없다”며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었다. 


권성동 의원은 “누가 당 대표자가 되든 대통령 영향력의 1,000분의 1”이라며 “우리는 윤 정부가 성공하도록 뒷받침을 잘해야 한다”고 자기 목소리를 내는 당권 주자들을 견제했다. 


국민 눈에 이 같은 충성 경쟁은 가당찮은 일이다. 이 장관은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들 폼 나게 사표 던지고 싶지 않겠냐”라고 또 망언을 반복했다. 


서용주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장관”이라며 “김은혜 홍보수석의 ‘웃기고 있네’ 메모가 떠오르는 개탄스러운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MBC 전용기 불허는 외신의 비판적 보도로 세계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여론에 귀 막고 상식을 외면하며 대통령 홍위병 노릇을 하는 정당은 국민과 멀어질 뿐이다. 


민심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창구가 여당의 역할임을 자각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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