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친구‧애교쟁이 막내 딸’… 광주‧전남 이태원 희생자 마지막 인사

 

전남투데이 박수경 기자 |  광주‧전남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마지막 인사가 이어졌다.


지난 1일 오후 광주 광산구 한 장례식장에서는 지난달 29일 이태원을 찾았다가 희생된 은행원 정규직 전환을 앞둔 A씨(24·여)와 그의 20여 년 단짝친구 B씨(24·여)의 발인식이 1시간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학창 시절 단짝이었던 이들은 각자의 정규직 전환·승진 축하를 위해 이태원에 모였다가 숨졌다.


이날 낮 발인제를 치른 A(24·여)씨의 빈소 제단에는 정규직 전환·정식 발령 내용이 담긴 ‘사령장’이 올랐다.


지난 2월부터 전남 지역 모 은행 서울 지점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A씨는 사내 정규직 전환 필기 시험 합격 통보를 받은 지 불과 하루 만인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 꽃다운 삶을 마감했다.


지난 8월 서울 유명 백화점에 취업한 B씨는 입사 3개월 만에 승진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 지 불과 3주 만에 싸늘한 주검이 돼 가족들 곁으로 돌아왔다.


같은 날 오전 전남 장성군 한 장례식장에서도 이태원 참사의 광주·전남 최연소 희생자인 C양(19)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전남 지역 미용 관련 고등학교를 나온 C씨는 평소 흰머리가 많은 아버지를 직접 염색해주는 다정한 막내 딸이었다.


6개월 전 서울 한 미용실에 취업한 C씨는 사고 당일 직장 동료 7명과 함께 이태원을 찾았다가 인파에 파묻혀 변을 당했다.


목포에서도 이날 오후 이태원 참사 희생자 D(26·여)씨의 발인이 가족과 친지들의 오열 속에 진행됐다.
직장생활 때문에 3년 전 집을 떠나 인천에서 생활하던 D씨는 사고 당일 서울 이태원을 찾았다 변을 당했다.


발인식을 마쳤거나 앞두고 있는 유족들은 하나같이 이번 참사를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핼러윈을 기념한 인파가 이태원에 몰릴 것을 예상했음에도 안전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이다.


장성에서 발인을 마친 C양의 유족은 “사람이 몰린다는 신고가 초저녁부터 들어왔다는데 그때부터 통제했어도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토로했다.


서구 한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을 앞두고 있는 20대 남성의 유족은 “이번 이태원 참사는 전형적인 인재다”며 “경찰력을 더 투입한다든가 통제선을 설치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참사의 희생자는 내가 아닐 뿐이지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또다시 누군가 사고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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