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들, 윤석열 대통령실과 여당의 언론 비판 지적

국민일보 “웃통 벗고 싸우자는 대통령실 정상 아니다”

 

 

전남투데이 강영선 기자 |  해외순방 당시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로 인한 논란이 열흘 가까이 정국을 뒤덮고 있다.

 

27일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특정 언론사를 향해 취재 경위를 따져묻는 공문까지 보내면서 이튿날 주요 신문들은 대통령의 대응을 지적하는 기사와 칼럼들이 실렸다.

 

여권은 윤 대통령 발언을 보도한 수많은 매체 중에서 유독 MBC를 겨냥해 집중포화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공문을 발송한 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MBC 편파조작방송 진상규명TF’를 꾸렸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외교참사’ 책임과 관련해 박진 외교부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

 

한겨레 기사(자고나면 달라지는 해명…비속어 논란 키우는 대통령실)는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총력 수습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드러내며 신뢰도를 스스로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그간 대통령실의 해명 번복, 대통령실과 여당의 엇갈린 대응 등을 다뤘다.

 

여러 신문의 논설위원들은 칼럼을 통해서 윤 대통령이 책임지고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향신문 이기수 논설위원은 ‘국민을 이기려는 대통령’ 칼럼에서 “대통령은 반성의 빛도 없고, ‘진실’은 침묵했다.

 

파편은 MBC로, 박진 외교장관의 국회 해임안 발의로 튀었다. 많은 기자가 ‘뉴욕 설화’를 알고 취재하던 시간 처음 보도한 방송사만 옭아매면 진실이 덮이는가. 달(욕설과 국격)을 가리키는데 손가락(언론사)만 물어뜯는 오작동이다”라고 했다.

 

국민일보 고승욱 논설위원(쿨하게 털어놓고 끝낼 일이다)은 “전두엽을 최대한 가동해 추론해보면 윤 대통령이 한 문제의 발언은 슬쩍 의회로 책임을 떠넘긴 바이든 대통령이 미심쩍다는 속내를 옆에 있던 외교부 장관에게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AFP 보도대로 ‘핫 마이크 사고(마이크가 켜진 걸 모른채 나온 실언)’였던 것”이라며 “웃통 벗고 한번 싸우자는 대통령실과 집권여당. 분명히 정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야당의 과도한 공세도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라고 했다.

 

서울신문 이경주 워싱턴 특파원(윤석열 대통령이 지나간 자리)은 “정작 워싱턴 정가는 이 발언에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 카메라가 꺼진 줄 알고 한 사적 발언을 한미 간 외교 문제로 비화시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국내에서 이 정도로 낮은 줄 미처 몰랐다는 반응이었다”며 “미 의회를 욕했든, 한국 야당을 욕했든 ‘원팀, 원보이스’를 해치는 분열의 단초는 윤 대통령의 비속어가 섞인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경향신문 이기수 논설위원 ‘국민을 이기려는 대통령’, 세계일보 황정미 편집인 ‘골든타임은 사라지고 있다’, 한겨레 박민희 논설위원 ‘막말, 거짓말, 위협, 윤 대통령의 트럼프 모방 전략’ 등의 논설위원 기명 칼럼들이 나왔다.

 

반면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 발언을 문제 삼은 야당과 MBC가 문제라는 여권의 입장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

 

신동흔 조선일보 문화부 차장은 ‘MBC가 만들어낸 이상한 나라’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윤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 SNS 등에서 떠돌았던 ‘루머’, ‘가짜뉴스’, ‘김건희 여사 장례식 망사 모자 논란’ 등을 언급하다가 돌연 “마지막은 MBC가 장식했다”, “MBC는 자막으로 자기들 ‘해석’을 담았다”고 했다.

 

지상파·종편을 막론한 매체들이 ‘바이든’을 언급한 자막을 쓴 것과 관련해선 “MBC의 ‘해석’은 자막을 통해 바로 이 기준점을 차지했다. 다른 방송사들의 보도는 MBC가 먼저 ‘터뜨린’ 이후에 등장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신문 만평들의 주인공도 단연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됐다. 경향신문 ‘김용민의 그림마당’은 캐비닛에 상처투성이 윤석열 대통령과 속옷만 입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이 들어가 있는 모습에 ‘프레임 전환 캐비닛’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국민일보 ‘국민만평’은 TV에서 ‘바이든 말한 적 없다’는 윤 대통령 발언이 나오자, 이를 본 가족들이 “설마 나랏님께서 거짓말을 하지는 않으실 테고” 등 대화를 나누며 보청기를 주문하는 모습을 그렸다.

 

서울신문 ‘조기영의 세상터치’는 대통령실·국힘과 민주가 비속어전쟁을 벌이며 화살을 쏘아대고, 민생정치라는 보따리에 화살이 꽂힌 모습으로 정쟁에 치우친 현 상황을 그렸다.

 

한겨레 ‘한겨레 그림판은 “사과하면 끝날 일인데 이렇게 문제를 키우는 이유가 도대체…?”라는 질문 앞에 입을 닫은 채 ’언론이 문제!‘라는 팻말을 든 윤 대통령 모습으로 현 상황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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