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천세두 기자 | 코로나 이후 관광산업이 지역경제 성장을 리빌딩(Rebuilding)할 기회로 생각하면서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제주는 그 동안 공공부문 디지털기반은 타 지역에 비해 우수하게 구축된 것으로 평가되나, 실제 관광객들이 체감 하는 디지털전환은 크지 않은 것이 현실이며 영세성을 면치 못하는 제주관광 업계 여건은 디지털전환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제주연구원은 정책이슈브리프 ‘싱가포르 관광산업 DX 정책과 시사점’을 통해 국가 전체 정책기조와 관광정책의 방향성을 디지털전환으로 설정하고 체계적으로 실행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사례를 토대로 제주관광 디지털전환 정책 수립에 시사점을 제시했다.
세계 관광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OTA(Online Travel Agency) 성장의 핵심키워드인 디지털전환은 AI, 빅데이터,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무인화 기술 등 다양한 기술을 관광분야에 접목시켜 관광객의 안전·편의성 증대, 관광객 경험 극대화, 관광기업의 효율성 및 생산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단체·패키지로 상징되던 여행패턴에서 개인화·개별화를 촉진하면서 생산자 중심의 관광산업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시키면서 개인과 여행경험의 질이 중요함을 부각시키고 있다.
디지털 기술에 의한 산업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기술기반 관광기업 모델을 발굴하고 전통관광기업의 디지털기술 적응을 지원하고 있으며 전반적인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는 선도적 위치에 싱가포르가 있다.
싱가포르 관광청(STB)과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은 2023년 11월 ‘관광산업 디지털 계획 (Tourism(Attractions) Industry Digital Plan, ‘관광명소 IDP’)’을 수립하여 관광산업 혁신의 밑그림을 그렸다.
관광명소 IDP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엔터테인먼트, 라이프스타일, 자연 및 공원, 모험 및 놀이기구, 박물관 및 문화유산 등 지역명소에 대한 로드맵 역할을 하며 고객서비스 제공, 영업 및 마케팅, 지속 가능성 등 주요 직무 전반에 걸쳐 디지털 솔루션을 도입하기 위한 실용적인 지침을 제공하고 있다.
이 계획은 △디지털 솔루션 △사이버 보안 및 데이터 보호 △ 디지털 기술교육에 관한 세가지 로드맵을 제시하고 각각의 로드맵은 준비단계(디지털 기반 구축), 성장단계(디지털 역량강화), 도약단계(디지털 고급화)로 구분하여 각 관광명소의 분야별 디지털화 단계에 따라 맞춤형으로 관광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싱가포르 관광청(STB)은 자체 데이터와 업계에서 수집된 관광 관련 데이터를 가공·분석·시각화하는 관광분석 네트워크인 ‘STAN(Singapore Tourism Analytics Network)’을 구축해 업계에 각종 정보를 제공한다.
데이터 품질을 높이기 위하여 Expedia, Tencent, Grab, Alibaba 등의 글로벌 회사와 협업하여 20,000개 이상의 여행관련 도메인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월별 방문자, 호텔 데이터, 여행사 데이터, 객실 재고 데이터, 분기별 관광수입 통계, 연간 방문객 통계, 크루즈 통계를 주기적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각각의 통계는 연도별, 분기별, 월별, 거주지역별, 거주장소별로 선택,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시각화하므로써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제공되며 STAN을 활용하여 싱가포르 주 타깃 시장 고객들의 쇼핑, 소비 패턴과 더 오래 체류할 수 있도록 성향을 파악하고 업계가 대응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정보를 주기적으로 제공하면서 관광업계의 성장을 지원한다.
싱가포르 관광청은 싱가포르 관광상품과 여행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리소스 플랫폼 ‘관광정보서비스 허브 TIH(Tourism Information and Service Hub)’ 서비스도 제공해 국내외 관광기업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무료 API를 통해 관광기업(관광지, 여행사, 호텔 등)에서 생성한 실시간 관광정보를 이미지, 동영상, 3D 모델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TIH는 3,000개 이상의 관광지, 쇼핑, 음식점 등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영어, 중국어, 일본어, 한국어 등의 다국적 언어로 열람이 가능하다.
관광객들은 TIH 웹사이트 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 키오스크, Visitor Center 등 다양한 시스템으로 관광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예약일정 및 다른 서비스 예약 현황 역시 확인 할 수 있다.
싱가포르는 관광기업의 전반적인 디지털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하이브리드 혁신공간으로 ‘티큐브 (Tcube)’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Tcube는 관광업계 종사자의 디지털 역량을 향상시켜 관광객들의 여행만족도를 제고하고 지속가능한 관광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학습(Learn) △테스트(Test) △구축(Build) 단계의 프레임워크를 기본으로 관광기업의 디지털 역량을 배양시키고 있다.
학습 단계(Learn)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 준비상태를 점검하는 것을 시작으로, 현재 전환 상태를 식별, 개선영역을 인식시키고, ‘관광전환지수(TXI, Tourism Transformation Index)’를 개발·적용하여 기업의 디지털 전환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고 기업 내부 업무 우선순위, 향후 방향설정 등을 종합 지원한다.
테스트 단계(Test)는 컨설팅과 워크숍을 통해 디지털 전략을 설계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테스트한다.
지정된 전문업계의 멘토 지도를 받으며 디지털 혁신과 기본 데이터 분석기술에 대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구축 단계(Build)는 온라인 플랫폼인 ‘관광정보 및 서비스 허브(TIH)와 ’싱가포르 관광분석 네트워크(STAN)’등의 데이터와 기능을 활용하여 관광디지털 서비스를 구축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구축단계에 이른 관광기업은 싱가포르의 국가 표준에 맞춘 증강현실(AR) 콘텐츠뿐만 아니라 즉시 활용할 수 있는 3D assets 라이브러리를 활용하는 등 싱가포르 관광 분야의 공유데이터를 자유롭게 이용할수 있다.
제주연구원은 제주의 현실과 준비 정도를 감안해 제주관광 디지털화를 위한 기초 인프라를 시급히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제주는 2002년 ‘제주특별자치도 스마트관광 진흥조례’를 제정, 관광디지털화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으나 구체적인 대응전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제주 관광의 디지털화 대응체계 마련을 위해 ‘제주 관광 디지털계획(안)’을 수립하여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기업들이 생산활동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민간의 업종별 데이터를 구축하고 개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함을 강조하면서 “국비 지원사업으로 시범 추진했던 ‘제주관광 빅데이터센터구축 사업’을 제주 버전으로 확대하여 자체 데이터 구축 및 공유체계를 마련하고 제주관광 디지털화를 위한 기초인프라를 구축할 것”를 현안 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공영관광지 데이터 등 공공부문 관광데이터 수집·공유체계를 마련하고, 민간데이터 수집·공유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민간과의 적극적인 협업구조를 위한 ‘제주관광 디지털전환 민관 데이터 거버넌스(안)’을 구성하여 적극적인 협업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제주관광의 DX전환 위해 산업을 이루는 개별 기업차원의 DX전환이 지원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제주관광 기업의 규모, 비즈니스 영역 등 특성을 고려한 현재 제주관광기업의 디지털화 수준을 진단하고 관광산업 진단을 토대로 업종별, 단계별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디지털전환 정책을 제안했다.
제주연구원은 “제주는 관광산업이 지역의 기반산업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진전되는 디지털화 트렌드에 제주의 관광기업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에 대한 논의는 소극적이었던 만큼, 진단에 따른 지원체계 마련, 기초데이터의 수집·공유 기반구축, 단계별 기업 지원프로그램 등 싱가포르의 디지털화 정책의 시사점을 기초로 제주관광산업의 디지털화 사업추진을 위한 방향성과 추진방안에 대한 논의에 속도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