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정홍균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명품가방 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공식 활동을 해오지 않다가 16일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을 계기로 153일 만에 공식 행보를 재개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올해 영부인으로 관련 일정을 꾸준히 수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을 갖고 국방∙개발 협력, 인프라 건설 등 양국 협력 증진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여사도 공식 오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는 지난 4월 23일 루마니아 회담에서도, 4월 30일 앙골라 대통령 방한 회담에서도 배우자 간의 친교 환담 시간을 가진 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오늘도 똑같이 캄보디아 여사 측과 행사를 했다”며 “다만 양측 정부가 공식 오찬에 정상 배우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게 좋겠다는 합의에 이르러서 더 추가된 일정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배우자 간의 친교 행사에는 일관되게 임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또 김 여사와 캄보디아 사이에 있었던 사연을 언급하며 정상회담과 오찬 자리에서 나왔던 정상 간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11월 캄보디아를 방문했을 때 심장질환을 앓던 옥 로타 군을 만났다. 당시 만남을 계기로 로타 군은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고 건강을 회복해 다시 캄보디아로 돌아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2월에 드디어 건강을 회복한 로타 군을 윤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에 초청해서 격려한 바 있고 그때 손흥민 선수의 사인이 들어간 축구공을 선물로 줬다"며 "오늘 이런 얘기를 훈 마넷 총리가 정상회담에서 그리고 오찬 시에 각별히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김 여사가 찾았던 캄보디아의 헤브론 의료원과 앙두엉 병원 외에도 국립소아병원 내과 병동 건립 등 지원 사업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병원 건립, 캄보디아 어린이들을 위한 인도적인 지원 등의 노력들이 양국 정상 내외 간의 친교뿐 아니라 양국 국민 간의 우애, 사회 문화 협력을 뒷받침하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지막으로 153일 동안 공식 석상에 등장하지 않았다. 명품백 수수 의혹이 불거지고 총선 국면이 열리면서 비공개 행보만 간간이 이어갔다.
김 여사는 지난 2월 고 유재국 경위 순직 4주기를 맞아 유가족에게 추모 편지와 과일 바구니를 선물했고, 같은 달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열린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 오찬 자리에 참석했지만 대통령실은 관련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김 여사는 4·10 총선에 앞서 지난달 5일 윤 대통령과 별도로 서울 용산구에서 비공개로 사전 투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또 지난 4월 루마니아, 앙골라 정상 부부 방한 당시에 별도의 배우자 친교·환담 일정을 소화했으나 사진이나 영상 등이 공개되진 않았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을 맞은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 의혹 등과 관련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공식 사과했다.
김 여사는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 오·만찬 행사 등 대통령 내외가 통상 함께 참석하는 행사에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