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 말많고 탈많은 방풍막… 이젠 철거도 안해

 

전남투데이 박세훈 기자 | 전남 영광군이 겨울에 설치한 방풍막을 여지껏 철거(회수)하지 않고 방치하면서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올 겨울 군은 방풍막 설치에만 수천만원의 혈세를 투입하고도 ‘부당업체선정’, ‘부실시공’ 등 여러 원인이 겹치며 제 역할 못해 군민들의 비난을 받아놓고선 이젠 사후관리 조차 방임하고 있다.


전남 체육인들의 축제인 전남도민체전이란 굵직한 행사를 유치한 상황에서 동네방네에 망신살만 뻗치고 있다.


19일 제보자 등에 따르면 영광군이 지난 겨울 관할 내 버스정류장 등에 설치한 방풍막 일부가 여전히 철거되지 않고 있다.


군은 겨울철 지역 고령자들의 보호 및 안전관리를 이유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말까지 총 137개소의 방풍막 설치 사업을 추진했다. 책정된 예산만 1억원이 훌쩍 넘는다.


하지만 방풍막 설치 사업 과정에서 방풍막이 시방서와 전혀 다르게 시공되는 등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 나왔다. 일부 방풍막들은 설치 하루, 이틀만에 찢어지는가 하면 설치가 원천적으로 금지된 교통섬 등에 방풍막이 들어서는 촌극이 빚어졌다. 계약서 상 기재된 방풍막 설치 완료 시점도 맞추지도 못했다.


이후 군이 방풍막 설치와 무관한 광고업체 등과 사업계약을 맺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군은 겨울철 설치된 방풍막들을 지난 3월께 모두 회수처리 하기로 했다.


문제는 본 계획보다 무려 한달 반이 지난 현재까지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올해 설치된 137개 방풍막 중 일부는 여전히 철거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군은 방풍막 회수 현황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개수는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최소 20여개(군민 제보 등 근거)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영광 지역은 최근 낮 최고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가는 등 초여름 날씨를 보인다. 온실효과가 있는 방풍막 내부 온도는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일부 고령자들은 승강장 안이 더워 “숨쉬기 힘들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노인 보호라는 명분으로 설치한 방풍막이 완전히 기능을 상실한 꼴이다.


군의 탁상행정이 도를 넘었단 지적이다.
전남도민체전이 진행되면서 도내 22개 시군 약 2만여명의 선수단이 군을 방문한 상황에서 부실행정의 민낯을 제대로 홍보하고 있다.


영광군 한 주민은 “완전히 망신이다”며 “방풍막을 겨울 내내 제대로 써 보지도 못했는데 이젠 회수조치도 미뤄지고 있다. 도 행정이 완전히 아마추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광군 관계자는 “당초 3월 말까지 철거하려고 했는데 도민체전으로 인해 바쁘다는 핑계로 업체들이 철거가 늦어진 것 같다”며 “주민들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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