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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소리' 유영안 논설위원의 "시무7조를 꾸짖는 응징7조 !


 


은산아, 네 비록 유려한 문체로 고려시대 최승로의 시무 28조를 모방해 ‘시무7조’를 썼으나 그 내용을 자세히 읽어본 즉 혹세무민(惑世誣民)이 따로 없다는 생각에 내 반박하는 글을 쓰지 않을 수 없구나.

 

주지하다시피 최승로의 ‘시무28조’는 고려 성종 때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쓴 것이나, 왠지 너의 글에는 절실함보다 시류에 편승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구나.

 

시무28조에는 불교에서 파생된 폐단을 지적하여 비판했는데 네 시무 7조에는 문제가 된 ‘신천지’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즉 개신교에 대한 비판은 보이지 않는구나. 의도적인지 아니면 그 집단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구나.

 

제정 분리 사회에서 개인이 아닌 종교 집단이 특정 정당 편을 들고 “문재인 하야하라!”, “문재인이 나라를 김정은에게 바치려 한다.”란 말이 가당하다고 생각하느냐?

 

온 국민이 코로나로 고통 받고 있는 이때, 방역을 방해하고 대규모 집회를 열어 전국적으로 코로나가 확신되고 있는데, 너는 왜 그 집단들에게 그리도 너그러우나?

 

최승로는 시무28조에서 민생문제를 주로 다루었다. 당시 고려는 백성들이 집권층과 지방 호족들에게 가혹하게 유린당했다. 하지만 지금 정부와 지방 도지사, 시장들이 국민들을 가혹하게 유린하고 있느냐?

 

오히려 정부는 재난 지원금을 주어 죽어가는 영세 상인들을 살렸고, 어려운 기업에 수십조의 지원금을 주어 일자리 보전에 힘쓰고 있지 않으냐.

 

은산아, 너는 시무7조에서 "조정의 대신들과 관료들은 제 당파와 제 이익만 챙기며 폐하의 눈과 귀를 흐리고 병마와 증세로 핍박받는 백성들의 고통은 날로 극심해지고 있다"며 "소인이 피를 토하고 뇌수를 뿌리는 심정으로 시무 7조를 주청해 올리오니 부디 굽어 살펴 달라"고 읍소하였다.

 

21세기에 ‘조정의 대신 운운’한 것 자체가 시류에 편승해 이름을 얻고자 함이 아니더냐. 내 너의 천박한 아류를 꾸짖노니 부디 나를 원망하지 말거라.

 

너는 시무 7조에서 ‘세금감면’을 말했다. 그 세금이 어느 국민이 내는 세금이더냐? 이명박근혜 정부가 깎아준 대기업들의 법인세더냐, 부동산으로 떼돈을 번 투기꾼들이 내야 할 세금이더냐.  

 

지금 정부는 서민들에게 세금을 가혹하게 거두지 않고 있다는 것 너도 알 것이다. 부동산으로 23억, 73억 시세 차익을 얻고도 “세금이 올라 화가 난다.”는 미통당 어느 의원의 개그를 들어 보았느냐?

 

부동산3법을 통과시켜 분양상한가 제한을 폐지한 당이 어느 당이더냐? 너는 왜 그런 것은 비판하지 못하고 문재인 정부에 세금 깎아 달라고 하소연 하느냐? 어렵게 산다는데 세금은 얼마나 내고 사는지 궁금하구나.

 

지금 대기업들은 사내 유보금만 800조 이상 가지고 있다. 그 돈을 재투자하여 고용창출을 해야 할 대기업들이 규제완화만 주구장창 논하니 죽어가는 것은 노동자란 걸 너는 모르느냐?

 

너는 또한 시무7조에서 “감성이 아닌 이성으로 정책을 펼치라”고 충고하였다. 그러나 네가 청원이 아닌 ‘시무7조’ 운운한 것 자체가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올린 글이니 이율배반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너의 글을 빙자해 조중동이 마치 국민들이 핍박받고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지 않느냐.

 

너는 또한 시무7조에서 “명분보다 실리의 외교를 하라.”라고 충고했다. 네가 말한 명분은 무엇이고 실리는 무엇이더냐. ‘통일대박’을 외친 박근혜가 개성 공단을 폐기한 게 명분이고 실리이더냐. 우리에게 분단의 아픔을 안겨준 외세만 숭앙하는 게 실리이더냐?

 

지금 문재인 정부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실리 외교를 펼친 정부가 있었더냐? 세계가 한국을 칭송하며 협조를 요청하고 빌게이츠마저 한국의 백신 개발에 투자를 한 것 모르느냐?

 

너는 또한 “인간의 욕구를 인정하라”고 충고했다. 그 인간의 욕구가 혹시 부동산에 투자하여 돈을 버는 것이냐? 지금 정부가 아무에게나 세금 더 내라고 하고 있느냐? 다주택자, 시세 차익으로 앉아서 수억, 수십억씩 버는 자, 그런 자들에게 세금 더 걷는 게 인간의 욕구를 짓누른 것이냐?

 

너는 이어서 “사람을 가려서 쓰라”고 충고했다. 그게 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 김미현 국토부 장관인가? 그렇다면 너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 편파 수사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 부동산 투기해도 괜찮다는 것이냐?

 

조국 가족은 그토록 잔인하게 수사한 검찰이 나경원 자녀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선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고, 운석열의 장모와 처 사건은 대충하는지 왜 비판하지 못하느냐? 이명박은 사람을 가려 써서 모조리 감옥에 가고, 박근혜는 사람을 가려 써서 최순실에게 국정을 맡기었느냐? 그때 넌 왜 시무7조를 울리지 않았느냐?

 

너는 또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라”고 충고했다. 그 헌법적 가치가 무엇이더냐? 헌법 전문에 명시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를 부정하고 1948년이 건국의 해라고 말한 당이 어느 당이더냐?  ‘위안부가 자발적 매춘이다.’고 한 사람들이 어느쪽 사람들이더냐?

 

국정원, 기무사, 사이버사령부, 경찰 등을 모두 동원해 대선에 개입하고 최순실에게 국정을 농단하게 만든 것이 헌법적 가치를 수호한 것이냐? 멀쩡한 사람을 간첩으로 만들고 유서대필 조작까지 한 게 헌법적 가치를 수호한 것이냐? 마음에 안 든 예술인들을 블랙리스트로 만들어 불이익 준 게 헌법적  가치를 수호한 것이냐? 양심이 있으면 말해 보거라.

 

너는 마지막으로 “대통령이 먼저 변하라”라고 충고했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역대 어느 정부도 못한 검찰개혁을 단행했고, 대통령 측근 비리를 막기 위해 공수처 설치를 국회에서 의결하게 했다. 국정원의 정치적 중립을 지켰고, 검찰이 청와대를 압수수색해도 괜찮은 정부가 지금 문재인 정부란 걸 모르는가?

 

은산아, 네 나이 39세라고 하여 내 일부러 경어체를 쓰지 않았다. 나이의 많고 적음은 경어의 요건이 될 수 없다. 참고로 난 58년 개띠 올해 63세다. 그 나이면 보통 보수적으로 변하지만 난 그렇지가 못해 적폐들과 싸우고 있다.

 

시인 림태주는 겸손하게 너를 비판해 무슨 조선시대 ‘사단칠정론’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더라만, 본디 성질이 직설적이고 급한 나는 차마 너를 존경할 수 없다.

 

은산아, 네가 진정 가난하다면 기득권 세력을 비판해야지 왜 서민 편에선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느냐. 일본이 경제 침략을 해와도 일본 편을 드는 조중동과 이 땅의 수구들이 넌 마음에 드느냐? 39세의 나이에 그 정도로 철이 없느냐?

 

너의 불쾌함을 감수하고 긴 글로 너를 꾸짖노니 차제라도 혹세무민하는 그런 글 올리지 말고 무엇이 진실인지 성찰하거라. 나도 흠이 많은 인간, 누구를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지만 수구들이 너를 칭찬하니 오장이 비틀려서 몇 자 적었다. 그런 나를 욕해도 좋다. 부디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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