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한동훈, 檢 수사권에 초점… 국회선 연일 충돌의 중심에 서다

법무부, 한동훈 美 출장비 내역 공개 거부… “국익 해칠 우려”

 

전남투데이 강영선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지 100일이 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가장 신임하는 이른바 ‘소통령’이란 비판 속에, 검찰 직접수사권 복원을 비롯해 막강한 영향력을 두루 행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검사 시절 ‘악연’으로 이어진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는 국회에서 연일 충돌하는 등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월 17일 취임식 때 검찰의 일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보호하는 것이고,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뿐이라 했다.

 

조국, 채널A 사건으로 한직을 전전하다가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파격 발탁의 주인공이 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일성으로 문재인 정부의 야반도주극이라고 ‘검수완박’을 비판하면서 엄정한 검찰 수사를 천명했다.

 

일선 형사부의 직접수사 제한 등 검찰의 손발을 묶었던 규제를 하나둘씩 풀더니, 시행령 개정으로 ‘검수완박’을 사실상 되돌리는 초강수를 두기에 이르렀다.

 

한 장관은 지난 11일 중대 범죄자는 처벌을 면하고 범죄로 인한 이익을 그대로 가질 거라며 개선조치를 안 하는 것은 법무부로서 맡은 직무를 제대로 수행 안 하는 거라고도 했다.

 

또한, 수장이 비어 있는 상태에서 검찰 인사권 행사도 주도해왔다. ‘윤석열 사단’을 콕 집어 주요 요직에 앉히고, 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을 한직에 보내는 데 이어, 역대 최대 규모의 중간간부 인사까지 단행했다.

 

정책적인 측면까지 발을 넓힌 것이다. 제주4·3사건 수형인의 명예회복과 권리구제, 야당 소속 시장과 교정시설 현대화 업무협약 체결에 이어, 유신정권 시절 인민혁명당 사건 피해자의 ‘빚 고문’까지 덜어줬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연일 한 장관은 충돌의 중심에 서 있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 간의 설전은 물론, 문재인 정부 시절 장관이 검찰총장을 완전히 패스하기 하시고 인사를 해 왔다며 노골적으로 비판을 하는 등 박범계 장관의 국회 대정부 질문에는 턱도 없는 말씀 하지 말라며 응수를 두기도 했다.

 

한 장관은 조국, 채널A 사건으로 얽힌 문재인 정부 핵심 인사들과 건건이 부딪쳤으며 법사위에 출석해서는 “저의 형사사건의 가해자인 위원님이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하는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며 날을 세우자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수처에서 기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그런 식의 논법이라면 한 장관이 가해자고, 내가 피해자라”고 말했다. 과거 악연에 대한 반감에, 정권 초반 기 싸움에서 밀려선 안 된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정작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책 추진이 가로막힐 수 있다는 위험성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동훈 장관은 미국 출장비 집행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요구를 거부했다. 하승수 세금도둑 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는 지난 22일 한동훈 장관의 미국 출장과 관련해 출장경비 지출 일시 및 금액, 지출 명목과 장소 등 세부 집행내역과 지출증빙서류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으나 법무부로부터 거부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공무원 국외 출장 정보공개 시스템인 ‘국외 출장 연수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 장관을 포함한 출장단 4명이 지난 6월29일부터 7월7일까지 7박 9일간 다녀온 미국 출장에서 쓰인 경비는 4800여만 원이다. 당초 법무부는 이 출장과 관련해 전례와 비교하면 출장단 규모를 최소화하고 불요불급한 예산을 절감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출장에서 당초 계획됐던 양국 법무부 장관 회담이 무산되며 일정 일부가 비어 있었다는 논란이 일자 출장 단이 소화한 공식 일정과 외교부 고위 관계자 면담 등에 대한 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동훈 장관은 윤석열 정부 초반 확실한 원톱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지만 검사 동기이자, ‘윤석열 사단’의 핵심인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가 검찰 수장 자리에 오르게 되면 묘한 경쟁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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