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잊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우리를 잊지 않았듯이

서울지방보훈청 복지과 박소희

 

매년 11월11일 오전11시, 사이렌이 울리면 전세계에서 2,300여분의 한국전쟁 전몰장병이 안장된 부산 남구의 유엔기념공원을 향해 1분 동안 추모 묵념을 한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지구의 어느 곳에 있는 나라인지조차 모르는 극동의 작은 나라에 참전하여 희생된 전사자의 영령들을 위로하고 추도하기 위한 시간이다. 너무나 뜻깊은 이 행사는 턴 투워드 부산(Turn Toward Busan)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일이다.

 

 2020년 법정기념일로 지정된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일은 2007년 캐나다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씨의 제안으로 처음 시작하여 2014년부터는 유엔참전국과 함께하는 국제추모행사로 발전하였고, 11월 11일 11시 정각, 1분간 부산을 향해 추모한다는 숫자 1(One)의 의미가 담겨있으며, 국경을 초월해 하나(One)가 된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몇 년 전 국가보훈처의 <화상소녀 찾기 캠페인>을 통해 알려진 미군 6·25참전용사의 사연이 떠오른다. 6·25전쟁 중이던 1953년 화상을 입은 소녀를 안타깝게 여겨 화상전문 병원을 주선하고 병원비까지 제공하며 백방으로 도움을 준 미군 참전용사와 화상소녀와의 60년만에 재회를 보며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22세의 꽃다운 나이에 이름조차 모르는 생소한 나라에 파병되어 주름 깊은 80세의 할아버지가 되어 돌아온 노병을 보며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는 일도 어려운 일인데 자유 수호라는 선한 목적 하나만으로 산화한 그 분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가 있었을까?

 

 11월 11일은 기억하기 쉬워 많은 이름의 법정기념일을 가진 날이기도 하지만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홀연히 산화한 영령들을 추모하고 그분들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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