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뉴스

"이재명,의 페이스북에서...

중3 딸이 내년에 예술고를 간다고 하네요, 얼마전 학교로 예고 교감 선생님이 와서, 기숙사비와 학비를 이야기 하는데, 월 50만원 가량 된다고 했대요, 우리 딸이 그 말을 듣고 교감 선생님께 그랬다네요, "어떻게 돈 안내고 다니는 방법 없어요" 그런데 된다고 했겠어요, 그래서 그 교감  앞에서 울어 버렸대요. 즈그아부지 호주머니 사정을 열어 보지도 않았을 것인디,  글쎄 그랬다네요,  내 딸은  내가 "너 옷 살려면 메이커 있는것으로 하나래도 사라" 하는데도 절대로 안사고 지가 인터넷으로 싸디싼 옷만 골라서 사서 입네요,  참 고맙지만 내 맘이 영 아니그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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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페이스북에서...
<2020
년 가난의 결. 낡고 나이브한 청사진으로는 바로 '손절' 당합니다>

투박한 한마디 한마디가 어떤 학술논문보다 통찰력이 있습니다.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이 음슴체 글만큼 오늘날 양극화 사회의 풍경을 제대로 드러내는 글이 있을까 싶습니다.

읽다보면 찢어지게 가난했던 제 얘기 같으면서도, 또 요즘 시대의 가난의 결이란 더 극명하고 촘촘하게 청년들 마음에 생채기를 내고 있구나 절감합니다.

소년공 이재명이 제철 과일 못먹어 서럽고, 쓰레기 치러다니면서 남들 시선에 열등감 느끼고, 공장에서 일하다 팔이 굽어 좌절했다면, 요즘의 가난한 집 청년들은 그에 더해 화목하지 못한 가정에서 상처입고, 부동산 격차로 무시당하고, 어릴때 예체능 학원 다녀보지 못해 박탈감 느끼고, 그렇게 부모로부터 경험자본과 문화자본을 물려받지 못해 생기는 간극으로 좌절합니다.

글에서도 이야기하고 있듯 이 격차는 카스트제도처럼 소위 '학벌'에서의 격차로 이어집니다. 부모의 소득수준이 대학진학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은 새로운 뉴스도 아닙니다.

한해 고교졸업생 중 약 6%만이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고 나머지 94%는 비수도권 대학에 진학하거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습니다. 압도적 다수의 청년들이 학벌을 계급장 취급하는 사회에서 생존투쟁을 벌이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중소기업에 들어가 투명인간처럼 살아갑니다. 이전과는 다른 구조화된 불평등의 양상입니다.

이런 사회는 지속가능한 사회가 아니지요. 이 청년 전태일들에게 개인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다그치거나 섣불리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꾸자고 훈계하는 것이 얼마나 사려깊지 못한 방식일까요. 당장 매순간 상처입고 하루하루 먹고 사는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을 청년들에게 좌파니 우파니 하는 소리가 얼마나 뜬구름 같은 소리겠습니까?

이 대다수 청년들의 마음을 돌리는 일, 변화의 정치에 함께 하도록 손내미는 일. 아주 사려깊고 끈기있게 해야 할 일입니다. 낡고 나이브한 청사진으로는 바로 '손절'당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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