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뉴라이트 아냐…사퇴할 뜻 없어”

독립유공자 후손·시민단체 반발

 

전남투데이 박동운 기자 | 역사관 논란으로 야당과 광복회로부터 사퇴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은 “나를 뉴라이트라고 말하는데 그런 얘기를 광복회장으로부터 처음 들었다”며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김 관장은 8일 열린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자신의 역사관에 대해서 왜곡된 내용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은 우리 독립운동사에 가장 위대한 독립운동가인데 그분의 동상이 독립기념관의 좋은 곳에 잘 전시가 되면 국민들이 함께 그분의 업적을 이해하는게 더 낫지 않느냐는 차원에서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 국민들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서는 "손기정 선수가 베를린 올림픽 때 왜 일장기를 달고 뛰었느냐. 마음은 일장기를 달고 뛰고 싶지 않았지만 일본 국적이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나라를 빼앗겨서 일본 국적이 됐고 그래서 그 국권을 되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한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를 왜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의 핵심인 ‘건국절’과 관련해서는 "현재 1919년과 1948년이라고 주장하는 의견이 있는데 극단적으로 서로 갈등하지 말고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시작돼 1948년 대한민국 정부를 완성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라며 "한 시점을 얘기하지 말고 기간을 얘기하자는 게 저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광복회와 정치권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사퇴 의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나는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2027년 8월 7일까지 성심껏 근무할 것이고 어떤 경우에도 제가 사퇴할 이유도 없고 사퇴할 생각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 관장은 독립기념관 컨벤션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는 "내가 독립기념관장에 지원한 것은 '독립정신을 널리 알려 국민통합에 기여할 분을 찾습니다'라는 공고를 보고 지원하게 됐다"면서 "이번 사태를 보면서 내가 독립기념관에 지원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광복회는 김 관장의 역사왜곡이 심각하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광복회 관계자 등이 포함된 '순국선열, 애국지사 독립유공자 후손일동' 20여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신임 관장은 역사를 왜곡하고 있는데 미래 독립운동사의 성지인 이곳에서 우리 후손들에게 무엇을 이야기 할 수 있고 무엇을 가르쳐 줄수 있겠느냐"고 했다.

 

역사 왜곡과 관련해서는 임시정부가 시작된 1919년을 대한민국의 건국으로 보지만 김 관장은 1948년을 건국한 해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일제 36년의 역사를 없애버리고 일본의 국민으로 편입시켜버리는 왜곡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들은 독립기념관에서 김 관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복회와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피켓을 들고 취임식에 참석하려다 독립기념관측이 저지하면서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로 인해 취임식이 1시간 가량 지연됐다.

 

지역 시민단체들도 김 관장의 즉각적인 해임을 주장했다.

 

천안민주단체연대회의는 "역사왜곡과 역사부정을 일삼아온 김 관장을 즉각 해임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김 관장의 해임을 위해 범시민대책위를 구성해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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