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 1주기, 궂은 날씨에도 청계광장 분향소 추모 발길

찾아온 시민들 "진실 규명해야"

 

전남투데이 김용희 기자 | 지난해 7월 19일 수해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채상병 순직 1주기를 맞아 지난 17일부터 서울 중구 청계광장 시민분향소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모객이 손수 마음을 적은 포스트잇에는 “미안합니다", 기억하겠습니다", 네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 제 또래라고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프다” 등의 글귀가 쓰여 있었다.

 

이날 오후 이곳을 찾은 이길재(54)씨도 “채 해병이 순직할 때도 이렇게 비가 많이 왔었다”며 “진실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1년이 지나도 못 지켰는데 비바람이 쳐도 와야 하는 거 아니겠느냐”고 힘주어 말했다.

 

이씨는 “아들이 채 해병과 동갑이다. 저를 따라 해병대에 가려고 했었는데 이 사건 이후로 해병대에 가지 않겠다며 육군으로 입대했다”며 “지금이 21세기 대한민국이 맞는지 의심스럽다”고 탄식했다.

 

그는 “해병대 출신으로서 조그마한 마음이라도 보태야겠다는 생각”이라며 “채 상병에게 해병대 선후배뿐 아니라 시민 모두가 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 하니 하늘나라에서 꼭 지켜봐달라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도 200분이 넘는 시민들이 와주셨다”며 “우산을 써도 다 젖는 날씨에 채 해병을 위해 와주신 만큼 그분들 바람대로 채 상병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진상규명이 되고 책임자가 처벌받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분향소에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대표와 박주민·송옥주·박해철 의원 등 정치인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우 의장은 “잊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꼭 밝히겠습니다”라는 방명록을 남긴 뒤 정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과 만나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는 오늘 오전 서울 청계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방명록에 “성역 없는 진상규명으로 국가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적은 뒤, “1년이 다 되어가도록 은폐 의혹만 더 커지고 있는데 특검법을 반드시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청계광장 스프링(소라탑) 앞에 설치된 분향소에선 오늘 군인권센터 등 시민·사회단체가 추모 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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