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박동운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경쟁 후보 지지자들 간 폭력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난장판으로 가고 있다. 한동훈 당대표 후보와 원희룡 후보 측은 지난 16일 상대 후보를 비판하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각각 진상조사와 수사의뢰를 촉구했다. 당 내에서도 “부끄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대표 후보간 충돌 상황은 지난 15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충청권 합동연설회에서 한 후보와 원 후보 지지자들간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한 후보가 연설을 할 때 원 후보 측 지지자들이 “배신자”를 반복해 외쳤고, 이에 한 후보 지지자들이 항의하며 충돌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모든 후보 캠프에 지지자들에 대한 각별한 주의 관리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선관위는 또 충남 천안서북경찰서에 폭력 사태에 대한 수사를 요청하는 공문도 보냈다. 소란을 피운 당사자들에 대해선 다음 합동연설회장 출입을 금지하기로 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에 기반해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는 과정이 아닌 진흙탕 권력 투쟁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당내에서는 “부끄럽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종혁 경기 고양병 당협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어떻게 유출됐고 누가 공개를 허락했는지 미스터리인 여사님 문자, 왕조시대를 방불케하는 배신자 공격등에 이어 마침내 유세장 폭력(까지 등장했다)”며 “부끄러움은 왜 제 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몫이어야 하는가”라고 적었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역대 전당대회를 돌아봐도 이렇게 과열된 건 처음”이라며 “각 후보들도 다 책임이 있다.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전당대회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서로가 자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