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위원장, 이번 러시아 방문 무엇을 노리는가?

푸틴 북에 공격용 드론 선물…
안보리 제재 무시할 의도로 보여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다 돌아갔다. 외국 방문으로는 최장기간인 5박 6일 역대 최장 해외 체류 기간 방문한 것이다.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북, 러 관계는 더욱 두터워질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13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도 했다. 이번 김 위원장의 방문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방문 목적이 군사시설 등 최신무기 관련 부분이라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북한이 정권 수립 75주년을 하루 앞둔 8일 첫 전술핵 공격잠수함을 건조했다고 밝혔었다. 북한이 6일 진수식에서 선보인 잠수함은 로미오급 개량형(3000t급)으로 추정되고 있다. 3~4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핵 어뢰로 알려진 ‘해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고 한다. 사전 탐지가 어려운 수중에서의 핵 공격 위협이 현실화한 셈이다. 김정은도 “파렴치한 원수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위협 협박적인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비춰 김정은이 이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SSN(원자력추진잠수함) 기술 이전을 요구했을 공산이 크다.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긴 하지만, 중·단거리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장착한 북한 잠수함 위협이 현실화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진수식에서 “전술 핵잠수함의 표준형”이라면서 “해군의 핵 무장화는 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시대적 과제”라고 했다. 이미 배치된 70여 척의 잠수함도 전술핵 탑재가 가능하도록 개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번 방문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리병철 노동당 비서와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강순남 국방상, 김광혁 공군 사령관, 김명식 해군 사령관 등 북한군 지도부도 동행했다는 점이 더욱 우려스러운 부분일 것이다. 이들은 극동 러시아 일대를 돌며 무기공장, 군부대 등을 시찰했고 김 위원장도 이어 태평양함대 기지를 방문했다. 마셜 샤포시니코프 대잠수함호위함에 올라 러시아 해군총사령관으로부터 함의 해상작전능력과 주요 무장 장비들, 전투성능에 대한 구체적인 해설을 들었다. 러시아는 자국의 최신 전략무기들을 총출동시켰다. 이들 무기·기술의 북한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한미일 공조 강화에 대한 견제 차원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인근 크네 비치 군 비행장을 찾아 미그-31 전투기에 장착된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과 전략폭격기 등을 둘러봤다. 러시아어로 ‘단검’이란 뜻의 킨잘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요격 불가”라고 자랑한 최첨단 무기로 우크라이나 공습에도 잇달아 사용됐다. 핵탄두도 장착할 수 있고, 최대 음속의 10배 이상으로 2000∼3000km를 날아간다. 김 위원장은 허리를 굽혀 킨잘을 가까이서 살펴보고, 미그-31의 기수를 손으로 만져보기도 했다. 우리 군 당국자는 “북한이 킨잘의 기술을 받아서 기습 핵 타격용 극초음속 미사일의 성능 개량이나 공대지 발사용 개조를 시도할 수 있는 무기 들이다. 또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Tu-160·95 MS, Tu-22 M3 등 3대의 전략폭격기도 가까이에서 살펴봤다. 이 폭격기는 “모스크바에서 일본으로 날아갔다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우리에게는 위협적인 존재들인 것이다. 또한, 귀국길에 오른 김 위원장에게 푸틴은 자폭형들론 5대를 선물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북러의 가까워진 관계로 아직 미완성품인 ICBM 등 러시아의 첨단 기술들이 북한에 제공된다면 우리에게는 돌이킬 수 없는 위협이 될 것이다.


외신들도 4년 5개월 만에 역대 최장기인 5박 6일 동안 이어진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이 한반도와 국제정세에 미칠 파장을 거론했다. 일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군사 및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북러밀착이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 봤다. 아울러 유엔의 대북제재가 무력화되고 북한·중국·러시아와 한국·미국·일본 간 ‘신냉전’ 대립 구도가 심화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AP통신도 서울발 기사에서 “이번 주 김정은의 군사·기술 현장 방문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 소모전이 되면서 북한이 군수품을 공급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아마 암시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친선목적이 아닌 최첨단 기술 이전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러시아로부터 핵 추진 잠수함 등에 대한 첨단 기술을 확보하고 러시아와 해군 합동훈련을 시작하려는 야욕이 있다고 보인다.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필요한 소련제 탄약 등 무기를 북한으로부터 받고 북한에는 인공위성과 탄도미사일 기술 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많았다. 이런 북러 간 무기 거래가 현실이 되면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유엔의 제재가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무기 거래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핵 개발 야망을 막으려 했던 지난 15년간의 외교적 노력이 뒤집히는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러한 일들은 미국 등 서방의 경고를 무시한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한반도를 중심으로 ‘신냉전’이 심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전을 계기로 서방과 러시아의 대결이 강화된 상황에서 북한·중국·러시아와 한국·일본·미국의 대립 구도가 한층 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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