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페라 ‘박하사탕’이 오는 9월 5일~6일, 양일간 광주 예술의전당 야외무대에서 막을 올린다.
이 무대는 광주시립오페라단의 제13회 정기공연으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을 원작으로 한 1980년 5월 광주, 공수부대원으로 투입된 한 남자의 사랑과 파멸을 다룬 사실주의적 비극 오페라이며 휴먼드라마이다.
오페라 <박하사탕>은 지난 2019-2020년 콘서트 오페라로 선보인 이후, 대중의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입증은 물론 예술적으로도 한국 창작 오페라사에서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주목받으며 평단 및 애호가들의 뜨거운 관심과 기대를 모았다.
특히 명확한 우리말 대사, 속도감 있는 스토리 전개, 인물들의 복잡하고도 내밀한 심리 묘사는 오케스트라와 어우어져 한편의 장대한 서사극을 연출하고 있다는 평이다.
광주 5.18 민주화 운동은 문화적으로도 많은 예술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 문학, 시, 음악, 영화 등에서 많은 작품들이 나왔으며, 국민들의 역사의식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실제 오월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기도 하다. 오월 광주는 누구에게나 불편한 진실이다. 오월 광주는 피해자들에게도, 가해자들에게도, 먼 곳에서 무지했던 일종의 방관자들에게도, 혹은 그 날을 겪어내지 않은 이후 시대의 사람들에게도 결코 편해질 수 없는 불편한 진실이다. 그 불편한 진실을 우리는 외면하면서 산다.
영화 ‘박하사탕’은 우리가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아니 차마 정면으로 마주할 수 없었던 그 시간을 우리에게 펼쳐낸다. 자신의 삶이 왜곡된 현대사에 끼여 ‘박하사탕’처럼 무너지는 과정을 따라가며 결국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던 주인공의 이야기는 시종일관 어둡고 비참한 광주를 동일시 하게 한다.
그러나 오페라 ‘박하사탕’은 그 어둠과 공포를 가장 열정적으로 살아낸 이들의 삶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면서, 비극적이고 무거웠던 광주민주화운동을 아름답게 승화시켜 광주를 ‘희망과 사랑의 공동체’로 재 탄생시키며 광주의 트라우마에 해법을 제시한 작품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광주예술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면서 특별하고 생생한 현장감은 물론 더 큰 무대와 광범위한 연출로 관객들을 사로 잡을것으로 보인다.
이번 무대를 위해 최고의 제작진과 출연진으로 무대를 꾸미고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광주시립오페라단의 노력과 고민에 박수를 보낸다.
선임 예술감독과 지휘는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벤자민 브리튼의 <한여름밤의 꿈> 등 다수의 오페라 작품을 지휘했고 현재 천안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구모영이, 연출은 모자르트의 <사랑의 정원사>로 연출 데뷔 후 <겨울나그네>, <사랑의 묘약>, <세비야의 이발사>, <목소리>, <라 보엠>, 등 수많은 오페라의 연출을 맡았던 이혜영이 맡는다.
작곡은 <솔로몬과 술람미>, <동승>, <왕자와 크리스마스>, <사막 위의 고래발자국> 등의 작품과 특히 한국에서 가장 자주 공연되고 일본, 중국, 이탈리아, 미국 등 외국에서 여러 번 공연된 바 있는 오페라 <봄봄>의 작곡가 이건용이 책임지고, 대본은 단막 <장마>로 등단해 <남자충동>, <오필리어>, <파우스트 엔딩> 등과 <모래시계>, <서편제>, <남한산성>, <내 마음의 풍금>, <락햄릿>, <달고나>, <젊은 베르데르의 슬픔> 등의 뮤지컬을 쓴 조광화가 맡는다.
출연진을 보면, 순수한 청년에서 공수부대원으로 투입된 후 굴곡의 삶을 사는 주인공 김영호 역은 이탈리아 로마 포르나치 공연장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한 테너 윤병길 전남대학교 교수가 맡는다.
영호의 순수한 첫사랑 순임역은 떠오르는 디바로 존재감을 발휘하는 소프라노 김현희가 열연한다. 또한 영호의 공수부대 대위이자 후에 고문 형사가 된 강현기 역은 바리톤 나건용, 최병혁이, 영호와 기구한 인연으로 엮이는 여대생 박명숙 역은 소프라노 김샤론, 홍예원이 맡는다.
이외에도 국내 정상급 성악가들이 무대를 함께 한다. ‘홍자’역에 메조 소프라노 김향은, 정세라. ‘미애’역엔 소프라노 이가연, 장지애. ‘박병장’에는 바리톤 이하석. ‘광남’에는 베이스 한예열. ‘화순댁’에는 메조 소프라노 임지현. ‘함지박’에는 메조 소프라노 안주랜이 열연을 펼친다.
여기에 오페라와 공연예술을 사랑하고, 역량있는 성악전공인들로 구성되어있는 ‘대구 오페라 콰이어 합창단’과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 걸맞은 광주의 음악적 역량과 브랜드 가치 향상을 목적으로 결성되어 고전주의부터 현대음악까지 다양함을 선사하고 있는 ‘(사)카메라타 전남 오케스트라’가 참여해 영·호남의 웅장한 앙상블을 더한다.
한편 이 공연은 관람료가 무료이며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티켓링크에서 9월 6일까지 예매를 통해 발권 받을 수 있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광주광역시의 위상을 정립하고 시민들의 문화 예술향후 충족을 위해 2017년 창단된 광주시립오페라단은 광주가 가진 문화예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아무쪼록 오월 광주의 이야기를 담은 창작오페라인 ‘박하사탕’이 광주만이 아닌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와 후대의 모든이들에게 평화와 사랑의 정신으로 기억되고 공유될 수 있기를 소망하며 더 나아가 민주·평화·인권의 도시인 광주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브랜드 공연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