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성산사 초상화 전남도 유형문화재 지정 예고

이모(본떠서 그림) 내역 분명해 초상화 양식 기준 마련 중요 사례

 

 

전남투데이 강선길 기자 | 고흥군은 ‘고흥 성산사 초상화(4점)’가 전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됐다고 24일 밝혔다.

 

전남도가 이번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한 ‘고흥 성산사 초상화’는 1746년에 모사되어 고흥군 풍양면 한동리에 소재한 성산사에 모셔진 고려시대 성주이씨 인물들로 문열공 이조년(1269~1343)을 비롯해, 이포(1287~1373), 이인민(1340~1393), 이숭인(1347~1392)의 초상화이다.

 

고흥군 향토문화재 제3호(성산사와 진영)로 지정돼 관리되어 오던 이 초상화는 전남도의 30일간 예고기간이 지나면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전남도 ‘유형문화재(有形文化財)’로 지정될 예정이다.

 

초상화를 봉안하고 있는 성산사의 초창년대는 알 수 없으나 당시 흥양에 정착한 이옥립(1541~1592)의 후손인 이정윤(1754~?)이 흥양현감과 향교에 여러 차례 청원해, 허락받아 경북 성주의 안산서원에서 이장경 등 7위의 초상화를 이모(본떠서 그림)해 온 데서 비롯된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흥양현감으로 부임한 조경진에게 영당의 기문을 부탁해 남겨진 '성산영당기(星山影堂記)'(1826년) 뿐이다.

 

이들 초상화 4점은 모두 전래 내역이 뚜렷한 이모본으로 고려후기(13~14세기)에 활동한 인물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조선건국 이후 1655년, 1714년, 1746년 모두 3차례의 이모를 거듭했으며, 그때마다 이모의 시기를 빠짐없이 화면에 기록해 이들 초상화의 전래 내력을 분명하게 전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모 시기를 알 수 있는 기년작(紀年作)으로 초상화 양식의 기준을 설정해 주는 중요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고흥 성산사에 봉안된 초상화 4점은 고려의 시대상을 반영해 현재 연구상 공백으로 남아있는 여말선초 초상화의 원형과 양식을 추론해 볼 수 있는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그동안 소개된 여말선초 초상화 양식의 유형을 더욱 보강해주며, 앞으로 발굴 될 동시기 초상화의 비교 기준으로서 큰 시사점을 갖고 있다.

 

군 관계자는 “고흥군 향토문화재로 지정돼 관리되던 우수한 문화재가 전남도 유형문화재로 승격되고 있어 관내 가치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적극적인 발굴과 가치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군 문화유산에 군민의 사랑과 관심이 더욱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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