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우리의 시간 감각에 미치는 영향

디지털 세계의 습관, 특히 온라인에서의 시간 경험과 관련된 습관에서 사람들은 나도 모르게 적극적으로 휩쓸려가는 디지털 리듬속에 살고 있다. 생명체의 심리나 행동이 하나의 주기를 갖게 되는 현상인 ‘동조(entrainment)’와 이 동조를 일으키는 신호를 일컫는 단어는 바로 “시간을 주는 자”를 의미하는 독일어 “zeitgeber(자이트기버)”다.


동조는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와 우리가 맺는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업데이트율과 알림은 강력한 “zeitgeber”로 작용한다. 한밤중에 트위터를 켜서 스크롤을 내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소셜미디어에는 24시간 주기마저도 깨뜨리는 위력이 있다.


우리가 계속해서 시간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자유 시간’마저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가 아니게 되는 감각을 느낄때가 있다.  타인이나 기관의 활동에 우리의 주기를 맞춰간다는 것은 종종 그들이 우리더러 서두르도록 강요하거나, 기다리게 만들거나, 또는 둘 다를 통해 우리를 지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면 할수록, 심리적으로 특정한 사회적 프레임에 맞춰지는 느낌도 커져갔다. 소셜미디어상의 시계는 끊임없는 상황 발생과 빠르게 증폭되는 분노라는 주기를 따른다. 폰을 열었을 때 펼쳐지는 세상의 시간은 내가 앉아있는 방의 시간보다 훨씬 더 빨리 흐르는 것 같았다.


그렇게 달라진 나의 시간 감각은 여러 가지 효과를 가져온다. 우선 진행이 느리거나 선정성이 떨어지는 일이나 과정에 집중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기후변화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라든지, 풀뿌리 주거 운동, 친구들의 삶처럼 내가 좋아하고 마음을 쓰는 일이라도 마찬가지였다. 내 생각은 짧은 고리를 따라 뱅뱅 돌기만 할 뿐, 완성되는 법이 없었다.


짧아진 주기 속에서 깊은 숨을 들이쉴 시간도 없다는 조바심 때문에 호흡마저 얕아진 것 같았다. 끊임없이 다음에 이어질 상황을 기다리며 대기하느라 나는 알맹이가 없고, 색깔과 질감을 잃어가고 있다는 감각이었다.


이런 경험 끝에 나는 몇 년 전부터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피드를 모두 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아 내가 이 플랫폼에서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종이에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종이에 적은 것은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기분,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 또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예기치 못한 새로운 생각을 마주하게 되는 능력 같은 것이었다.


나는 알고리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할 만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의 추천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접하고 싶었다. 정말이지 나는 내가 접하는 모든 것들에 조금이라도 맥락을 더하고 싶었다.


그러나 이메일, 그룹채팅방, RSS 피드 같은 SNS를 통해 정보가 더 이상 하나의 직행라인을 통해 들어오지 않으니, 바로 그 점에 대해 불평했던 것이 무색하게도 초조함과 불만족이 커져갔다. 뭔가 놓치고 있는 것일까?


경영학자 앨런 C. 블루돈은 한 조직 내 동조의 패턴은 원래의 “zeitgeber”가 사라진 다음에도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내게도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듯했다. 회사를 그만둔 다음에도 출근 시간에 맞춰 일찍 일어나는 사람마냥, 오랫동안 시간에 구속된 채 살아온 경험이 내 정신에 깊은 흔적을 남겼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흔적은 흐려졌고 끊임없는 업데이트가 사라진 자리에 다른 템포의 신호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집 근처 호수로 날아드는 철새들,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책들, 일상 속의 작은 감각들을 더 가까이 느끼게 되면서, 숨 쉬고, 먹고, 자는 나의 몸은 좀 더 진짜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모든 실패와 승리로 이루어진 나의 과거, 그리고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무언가를 하게 될 미래까지, 양쪽 방향을 더 잘 볼 수 있게 된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내가 지금 묘사하고 있는 것은 후퇴 없이 쭉 이루어진 과정도, 한 방에 모든 것을 해결해버린 이야기도 아니다. 여전히 때때로 오래된 시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을 경험하고, 거기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대부분 사람들에게 주류 소셜미디어의 속도에 맞춰 사는 것은 생각만큼 꼭 필요한 일이 아닐 수 있다.


나의 경험이 남 일 같지 않다면, 거리두기를 시도해보길 바란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원래 얻고자 했던 것들, 하지만 결국은 찾지 못했던 것들까지 좀 더 느리고, 덜 상업적인, 사람들을 끌어들일 인센티브가 덜한 경로를 통해 얻을 수 없는지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오래된 습관에서 잠시나마 빠져나온 이들은 내가 만들어가고 싶은 인생에 대한 현실적이고 희망찬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그 어떤 느낌을 받게 된다. 매 에피소드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달라진 주거 공간은 고급 인테리어 잡지에 나오는 집들과 거리가 멀다. 그저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있던 사람의 공간처럼 보일 뿐이다.


같은 이야기가 여기에도 적용된다. 하나의 압도적인 리듬을 버리면, 다른 것들이 찾아온다. 아마도 더 중요한 것은 변화가 나의 선택이라는 점을 기억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용 : What Twitter Does to Our Sense of Time, 
By Jenny Odell
-조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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