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대국’의 현주소

 

2012년 한국은 외국관광객 첫 1천만명 

 

일본 아시아에서 1위 ‘관광청 진두지휘’

관광산업 다변화와 허브공항 전폭 투자


● ‘관광산업’ 세계 총수출액의 7%

‘굴뚝 없는 황금산업’, ‘서비스산업의 꽃’으로 불리는 관광산업은 급성장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2015년도에 12억명에서 2030년에는 세계 관광객 수가 18억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9년 8월 29일,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가 발표한 2018년 국제관광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 관광객 수는 14억명에 이르렀다. 유럽을 찾은 사람이 48%로 두 사람 중 한명 꼴이었다. 최고의 관광지 국가는 8,900만명이 찾은 프랑스였다. 이어 스페인(8,300만명), 미국(8,000만명), 중국(6,300만명) 차례였다. 그리고 관광 수입에서는 미국이 2,140억달러(259조원)로 압도적인 1위였다. 

세계 각국의 전체 관광 수입은 1조7천억달러로 4.4% 증가했다. 2018년 세계경제 성장률 3.6%보다 높은 증가율이다. 보고서는 “2018년 국제관광 산업은 9년 연속 성장세를 보였다”며 

현재 세계 총수출액의 7%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커졌다”고 밝힌다. 

한국의 관광산업 역시 세계적 관광산업의 비약적 발전에서 절대 뒤쳐지지 않은 형국이다. 2019년 12월 23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19년 외래 관광객이 1,750만명에 이르며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힌바 있다. 외래 방문객 1,750만명을 시간으로 환산하면 약 1.8초마다 1명꼴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셈이다. 1년 동안 매일 비행기 118대(407석 기준)가 만석으로 들어올 때 가능한 수치다.

앞서 2014년에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08년 689만명에서 1,420만명을 기록해 6년 만에 두 배가 됐다. 2012년 11월 21일 기준으로는 한국을 방문한 외래관광객이 사상 처음으로 1,000만명을 넘어서면서 한국의 관광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의 2000년대의 관광산업은 IMF 사태를 극복하고 월드컵, IT, 한류 등을 배경으로 산업고도화를 모색하면서 ‘관광부국(觀光富國)’을 표방해왔다. 이처럼, 한국 관광산업의 경쟁력은 볼거리는 물론이고, 음식‧교통 및 숙박 인프라, 문화 콘텐츠, 사람들의 의식 등이 복합된 전반적 수준 상승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바로 업그레이드 코리아다.

 

● 선진화된 역량을 갖추어야 

한국의 효율적인 관광정책 수립에 인근 일본의 해외 관광객 유인 쇄신책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전 세계 140개국을 대상으로 평가한 ‘여행 및 관광 산업 경쟁력 2019’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아시아에서 1위였고 세계적으로는 4위였다. 

일본은 관광 최우선 정책을 펼쳤다. 부처별로 관광예산이 흩어져 있는 한국과 달리 ‘교통부 산하 관광청’이 모든 예산을 틀어쥐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 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가 심각해지자 일본 지방자치단체들도 관광에 사활을 걸었다. 지방마다 독특한 볼거리와 개성 강한 음식,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세계 1위라는 독보적 스토리텔링형 관광 인프라가 빛을 발했다.

일본은 2007년 ‘관광입국추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이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2008년 관광청까지 발족시켰다. 그 결과 만년 적자를 지속하던 일본의 관광 수지는 2014년 외래관광객이 1,300만명 이상을 유치, 22억달러(약 2조4,000억원) 흑자로 돌아서 2016년 116억달러(약 12조7,600억원)까지 늘어났다. 

한국이 관광지로서의 위상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는 한류의 영향과 한국 제품의 우수성에 힘입은 것이지 관광산업의 경쟁력 때문만은 아니다. 이제 한국의 경제력과 국력이 이제 관광 대국이 될 수 있는 자격은 갖췄다고 본다. 

프랑스, 스페인처럼 관광 대국이 되려면 찾아온 손님이 다시 올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정비하고 나라 전체를 업그레이드함으로써 관광 대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한국의 관광대국의 지름길은 정부, 기업, 시민사회가 협력을 통하여 관광의 양적․질적 성장을 모색하면서 국가 및 지역에 대한 사회경제적 기여도가 높고 세계관광을 선도할 수 있는 선진화된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 관광정책 ‘관광청 신속 설립’ 

우리나라는 2012년 국내외 관광객이 각각 1,000만을 넘기까지 양적 성장에 주력해왔다. 이제 인바운드 및 아웃바운드 모두 2천만에 다가서는 관광대국 시대에서는 ‘질적 관광’으로 승부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는 ‘세이프 코리아’의 이미지가 여느 때보다 높다. 한국의 격(格)을 높일 천재일우의 기회이다. 제조업이 노쇠화 기미를 보이고 있는 한국으로선 공해 없는 고부가가치 산업인 관광 산업이 새로운 성장 엔진이 될 수도 있다. 

1986년 종전 관광사업법에 관광단지개발촉진법을 통합한 ‘관광진흥법’이 제정돼 관광산업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관광진흥법의 조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상당히 규제일변도이다. 관광업은 전염병이나 정치적 상황, 환율 등에도 쉽게 출렁거릴 정도로 체질이 약하다. 한국도 일자리 창출의 보고인 한국 관광산업 육성에 정책의 우선순위를 두고 규제를 철폐하고 세제혜택 등을 확대해 민간 주도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적극 강화해나가야 한다.

한국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분야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바로 관광에 ICT와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게 스마트관광이다. ‘게임‧공연‧음식‧의료’ 등에서 얼마든지 새로운 관광자원을 창출할 수 있다.

관광산업 시장 다변화에도 적극 관심을 배가시켜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최근에는 특히 중국 외에 대만·홍콩, 동남아 등 방한시장 다변화를 위한 기반 조성 사업에 나서고 있다. 전체 외래관광객 중 중국인 비중이 48%에 달해 환경 변화에 취약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다변화는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다.

언론 보도나 TV 광고를 통해 국내 관광명소를 해외에 적극 소개하면 한국 관광을 희망하는 이들의 숫자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최근 ‘어서와 한국 처음이지(MBC)’ 한국을 처음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한국 관광 체험 프로그램은 단적인 실례이다.

공항은 단순히 항공기가 뜨고 내리는 공간이 아닌, ‘물류‧문화‧관광’ 등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대한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세계 각국이 전략적으로 공항을 개발, 발전시키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한국의 대표적 세계 유수의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시아의 대표적인 관광·비즈니스 허브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 아래 ‘공항복합도시(Airport City)’ 투자에도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병행하여 지역 공항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전문적으로 관광행정을 관장하는 정부 조직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관광청이라는 독립된 정부 조직이 우리나라에 아직 없다. 관광행정의 전문성 강화와 체계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 관광청이 발족하면 관광산업 관련 업무의 효율적 추진은 대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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