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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창의 소회" .....

중앙경제 수도권뉴스, 종로일보 "최성식, 대표의 추석명절 의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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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창의 소회 " ...

이맘때가 되면 잊고 지내던 친구가 그리워지고 새삼스럽게 고향을 떠올리게 됩니다. 나이를 먹어가니 더욱 절절하게 돼요. 사람 마음이란 참으로 묘하죠. 하찮게 여겨지는 일에도 큰 관심을 보이게 되고, 정작 큰 일에는 무뎌지는 마음 말예요. 이것도 나이 탓인가 싶을때가 있습니다.

 

고향은 고향일때 고향일것이라 여겨집니다. 고향 집에 부모가 계시지 않은 고향이 옛 고향일 수 없을테니까요. 그래도 고향이 사무친것은 내 본성이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유년의 기억은 죽어서나 잊혀질 일입니다. 열세살 나이에 학업을 위해 고향을 이내 떠나왔지만, 부모가 평생을 살아온 터전이라서 고향은 여전히 내 고향인거죠. 지금은 어릴적 어른들이 거의 떠나시고, 내 연배가 어른 대접을 받고 있는 그런 고향입니다. 마음은 언제나 惡童 그 이상이 아닌데도 세월이 어른의 굴레를 씌우고 만것입니다.

 

'하루 새벽이 두번 없다'며 기다려 주지 않는 세월을 탄식한 도연명은 고향이 그리울때마다 술을 마시고 잔이 비면 잔을 채워 고향에 돌아갈 것을 다짐했습니다. 언젠가는 돌아가 선영을 지키고 날마다 부모 묘소를 살피겠다는 마음이 허물어져 가고 있습니다. 서울이라는 전당포에 저당잡혀 꿈적 못하는 늙어가는 이 몸을 어느 세월에 끄집어 낼 수 있을지, 도시 종잡을 수 없는 몰인정이 천만근 짓누른지 오래입니다.

  

자식놈에게 내 아버지 어머니 이야기는 이미 군말이 됐습니다. 흥미가 없다는 거예요. 자식 교육 밥상머리라지만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마당에 다 허울입니다. 그래도 세보가 어떻고, 가승이 이렇고, 장유유서가 소중하다는 것을 깨우쳐 주고는 있지만, 세상이 달라 졌으니 기대는 크지 않습니다.

 

추석명절입니다. 돈 몇푼에 고향 산소 벌초를 맡기고, 그 시각 친구와 술을 마시는 행태가 옳다고는 보지 않아요. 그렇지만 어찌할 수 없는 경우란 살아갈 수록 너무 비일비재하죠. 세상살이가 그렇다는 것을 이 나이 돼서 알았습니다.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그래서 고향에 뜬 달을 바라보는 상념은, 고향을 두고 있는 사람의 감흥입니다.

 

   "잠자리 들며 달빛을 바라보니  땅위에 서리가 내린 듯  머리 들어 먼 산 달을 쳐다보고  고개 숙여 고향을 그리워하네" 거마비가 없어 불초한 자신을 한탄했던 李白입니다. 돈이 없어서 친구가 준 일천원으로 막걸리 750mg을 아껴 절반만 마신 천상병의 감정은 어땟을까 싶습니다. "아버지 어머니는 고향 산소에 있고  외톨박이 나는 서울에 있고  동생과 여동이들은 전주와대전 여주있는데  여비가 없으니 가지 못한다  저승가는데도 여비가 든다면  나는 영영 가지도 못하나?  생각느니, 아,   인생은 얼마나 깊은 것인가."

  

客窓에 있는 사람은 누구나 보헤미안입니다. 고향이 없다는 사람도 있지만, 기실 누구에게나 고향은 있는거죠. 따지고 들면 어머니도 내 마음속 고향입니다. 어머니가 없는 사람은 고아일뿐만 아니라, 고향을 잃은 실향민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떠난 나는 오래 전 고아입니다. 日氣 청청하여 만월이 뜨면 그 속에서 부모를 그리워하겠습니다. 그리고, 家兒에게 일러 잔에 술을 따르게 하렵니다.

오늘 서둘러 일을 마치고 경동시장에서 햇 곡물과 과실 장을 볼 참입니다. 그리고 친구를 불러내 권코자코 고향을 이야기 할것입니다. 한가위가 더욱 즐겁고 행복하시길 축원합니다.
중앙경제 수도권뉴스
종로일보 대표이사겸 발행인최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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