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거리예술축제로 돌아온 2023 광주프린지페스티벌 개막

10월 20~22일, 5·18민주광장, 금남로 일대서 아시아 최대 규모
서커스·거리극·대지미술 등 국내외 9개국 35개 작품 76회 공연
프랑스 파이어극 ·대형인형 퍼레이드 등 세계적 수준 볼거리 가득

 

전남투데이 김희경 기자 | ‘아시아 최대규모 거리예술축제, 광주프린지페스티벌로 오세요!’

 

광주광역시와 광주문화재단(대표이사 황풍년)은 광주 대표 거리예술축제인 2023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하 ‘프린지’)을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5·18민주광장과 금남로, 예술의 거리 일대에서 개최한다.

 

올해로 8회를 맞은 프린지는 아시아 최대규모 거리예술축제로 변모해 ‘거리예술, 꿈같은 일탈’을 주제로 시민들을 만난다. 코로나로 인해 소규모 분산 개최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5·18민주광장을 중심으로 금남로와 예술의 거리까지 확장해 일상 공간인 거리 풍경을 바꾸는 다양한 거리예술 공연들과 대지미술 작품, 동시대적 메시지를 담은 퍼포먼스 등 거리예술축제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볼거리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예술과 대중성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국내·외 9개국 35개팀이 3일 동안 이동형 거리극, 서커스, 파이어댄스, 거리춤, 대지예술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 총 76회의 공연을 선보인다. 참여 작품들은 고독, 갈등, 청년, 역사, 기후위기 등 현시대의 사회적 이슈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화려하고 경이로운 거리예술을 통해 시대-세대-환경과의 ‘회복과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해외 초청작 8편, 국내 우수초청작 11편, 공모 선정작 14편, 지역 시민들과 함께 만드는 기획 제작 작품 2편과 아시아 거리예술 전문가 네트워크 프로그램이 펼쳐질 계획이다.

 

파이어 댄스 거리극부터 대지예술 퍼포먼스까지… 3년 만의 해외초청작들

 

이번 프린지는 3년 만에 유럽과 아시아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해외 단체들을 초청해 시민들에게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프랑스, 스페인, 중국,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9개국 예술가 8개의 작품이 찾아온다.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프랑스 거리극 단체 ‘하하울립(RARA WOULIB)’은 지역 아무르합창단과 협업해 <한밤에 찾아온 손님(DEBLOZAY)>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선보인다. ‘죽은 자와 함께 춤을 추는 컨셉’으로, 어둔 밤 배우와 관객이 함께 도시를 거닐며, 우리가 잊었던 장소를 다시 발견하고 우리가 보지 않았던 것에게 빛을 비추는 대규모 이동형 거리극이다.

 

프랑스 ‘극단 땅과 하늘사이’의 <비상(ENVOL)>은 무용수가 둥그런 원을 그리며 춤을 추면서 불의 씨를 뿌리는 파이어 댄스 거리극으로 시민들에게 경이로운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중국 ‘잉 무용단’의 <영감 Afflatus>은 10미터×10미터 규모의 흙을 활용한 대규모 대지예술 퍼포먼스를 준비했다. 에든버러 프린지 등 유럽의 여러 거리예술축제에서 호평받은 대만 ‘0471 아크로 신체무용단’의 <듀오 DUO>는 기예에 무용을 가미한 고난이도의 아크로바틱으로 섬세하고 기교적인 움직임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프랑스 ‘딥틱무용단(Compagnie Dyptik)’의 자유와 해방을 표현하는 힙합댄스 공연 <해체(D-Construction)>, 스페인 ‘극단 엘레(Cía eLe)’의 마리오네트 인형극 <룰렛(Roulettes)>, 말레이시아 ‘ASK무용단’의 컨템포러리 무용극 <다양한 층위(Eclectic Shift)>도 이전에 본 적 없는 신선함으로 눈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서커스·그림자극·오디오 씨어터… 최신 거리예술 흐름 보여주는 국내작들

 

국내 참여작으로는 지난 5월 공모에서 181개 중 선정된 14개 작품과 서커스, 그림자극, 오디오 씨어터 등 현재 거리예술의 흐름을 느낄 수 있는 11팀의 국내 우수 초청작이 있다.

 

올해 유럽 최대규모 거리예술축제인 ‘샬롱 거리극축제(CHALON DANS LA RUE)’에 공식 초청된 현대 서커스 단체 ‘포스’를 비롯해 ‘육십사줄’, ‘코드세시’, ‘기역시옷’, ‘공연창작집단 사람’ 등 국내를 대표하는 거리예술단체들이 줄타기와 다양한 구조물을 이용하여 아찔하고 흥미로운 서커스극을 보여줄 예정이다. ‘비주얼 씨어터 꽃’은 관객들이 노숙자의 일상을 따라다니는 <돌, 구르다>를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밖에도 ‘프로젝트 외(WAE)’의 <나도 이민자다>, 아프라카 타악그룹 아냐포의 <모두의 광장 BARA>, 창작극단 분홍양말의 <낭만유랑극단>, 프로젝트 통의 <기사들> 등이 시민들을 만난다.

 

초청작으로는 기후위기의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들을 통해 우리사회에 질문을 던지는 ‘우주마인드프로젝트’의 <수상한 나라의 엘니뇨>, ‘231과 서남재’의 <혼둘혼둘>, 브레이크 댄스를 기반으로 공간의 의미와 타인과의 관계를 표현하는 ‘엠비크루’의 <마당-인터렉션>, 바쁜 보행자들 사이의 익숙한 공간을 놀이터 삼아 놀아보는 ‘리타이틀’의 <공간의 목적> 등 생소하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들이 찾아온다.

 

올해 광주 프린지에서만 볼 수 있는 차별화 프로그램

 

2023 프린지 기획·제작 작품 ‘팔순 잔치 가는 길’은 높이 7m에 이르는 거대 인형을 중심으로 한 이동형 거리극이다. 한 어머니가 팔순 잔치에 가는 길에 지난 80년 동안의 생애를 회상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는 내용의 거리극으로, 호남대학교 등 지역 학생 및 지역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한다. 특별히 2023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임수택 예술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시민들이 직접 예술가가 되어 함께 만든 <버려진 어제>도 있다. ‘프레젠트 무용단’과 시민 20명은 현재 인류가 직면한 환경문제를 거리 안무로 표현한다. 입지 않는 옷을 활용한 무용으로, 무분별한 소비와 환경에 대한 주제 의식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프린지에서는 특별히 광주에서만 볼 수 있는 지역 맞춤형 공연도 선보인다. 다국적 협업 단체 ‘페이크 뉴스’의 <마피코 MAPHIKO>는 한국-말레이시아-필리핀을 통합한 연대국가 ‘마피코’의 구장을 선출하기 위한 토론회 형식의 거리공연이 매우 독특하다. 광주 예술단체인 청년 예술창작그룹 ‘모이즈’의 장소이동형 오디오 씨어터 공연 <콘크리트 보이스 1 : 천변우로 415>은 전일빌딩245-금남지하상가-충장우체국-옛 적십자병원으로 이어지는 공간을 걸으며 오래된 콘크리트의 목소리를 통해 80년 5월의 기억을 경험하는 광주만의 특색있는 공연이다.

 

지역 예술가와의 동반 성장을 꿈꾸는 ‘아시아 거리예술 전문가 네트워크 프로그램’도 있다. ‘거리예술’을 매개로 아시아의 전문가들을 광주로 모으고, 공연 및 인적 교류의 기반을 마련해 프린지와 지역, 한국 거리예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기획됐다. 21일과 22일 전일빌딩245와 국제교류센터에서 국내·외 예술축제 전문가 및 종사자, 관련 학과 학생 및 연구자를 대상으로 공개 포럼과 라운드테이블을 가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 9월 14일에는 지역 내 거리예술의 저변을 넓히고 축제와 지역이 함께 성장하기 위한 거리예술 디딤돌 프로그램 ‘광주, 거리예술–다시, 보기’가 처음으로 열렸다. 지역 예술인 및 문화예술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여, 특강 및 전문가와의 1:1 스피드 데이팅 컨설팅을 가졌다. 컨설팅에서 선정된 6편의 작품은 수정·보완을 거쳐 ‘2023 광주프린지페스티벌 우리동네 프린지’ 무대에 오른다.

 

황풍년 대표이사는 “올해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세계 어느 거리예술 축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양하고 좋은 프로그램으로 준비했다”며 “거리예술이라는 경이로운 경험을 통해 시민 여러분들의 삶에 품격과 활기가 가득 차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일부 사전 예약 공연이 있다. 자세한 정보는 광주프린지페스티벌 홈페이지(http://fringefestival.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축제로 인해 10월 21일 오전 9시부터 22일 자정까지 전일빌딩 245부터 금남로 공원까지 도로가 통제된다. 축제 기간 중 폭우 등으로 일부 공연이 취소될 수 있어 광주프린지페스티벌 공식 홈페이지에서 공연 취소 및 일정 변경 여부 등을 확인 후 관람해야 한다.

포토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