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표’ vs ‘이재명표’… 예산 확보하려는 여 깎으려는 야

주택공급 등 사사건건 대립각… 정치권 안팎 “한발씩 양보해야”

 

 

전남투데이 김우정 기자 |  2023년도 예산안을 놓고 치열한 샅바 싸움을 전개 중인 여야는 ‘오는 15일까지 합의안을 만들어보라’는 김진표 국회의장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일단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12월 정기국회 회기 내 예산안 처리에 처음으로 실패한 흑역사를 써 내려가면서 체면을 구기고 말았다.


‘윤석열표 예산’을 어떻게든 확보하려는 국민의힘과 깎으려는 더불어민주당이 끝내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정부 예산안을 대폭 깎은 민주당 측 수정안이 강행 처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야 간 핵심 쟁점은 법인세율 인하 여부다. 국민의힘은 국내 기업의 해외이전을 막고, 해외자본을 국내로 유인하기 위해선 법인세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행 법인세 최고세율25%를 22%로 낮추자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여당 주장대로라면 대기업만 혜택을 보는 “초부자 감세”가 될 것이라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여야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회동을 가졌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돌아섰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법인세 최고 구간 (조정이) 어떻게 초부자 감세냐”며 “법인이 이득을 보면 법인 주식을 가진 주주에게 이득이 배당되고, 종업원에게 돌아간다. (민주당이) 교조적인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 기업에 매기는 법인세율을 먼저 낮추자는 입장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전날 “유가와 금리 급등 등으로 이익을 많이 낸 과세표준 3000억 원 초과 103개 슈퍼 대기업에 법인세율까지 대폭 낮춰주려고 정부·여당이 예산안 처리까지 발목을 잡을 때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어려운 경제 상황을 감안해 과세표준 2억 원부터 5억 원까지 중소·중견 기업 5만4000여 개를 법인세율 현 20%에서 10%로 대폭 낮춰주는 것만 우선 처리하자는 민주당의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에 왜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끝내 동의하지 않는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밖에도 여야는 각종 예산을 두고 사사건건 대립 중이다. 공공주택 정책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공공분양주택을, 민주당은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야 한다며 맞서고 있다. 


공공임대주택은 문재인정부가 밀던 주택 공급 정책이다. 민주당은 이 예산을 3조 원 이상으로 늘려 잡아 여권의 거센 반발을 샀다.


용산공원 조성 비용은 민주당이 감액하자고 주장한다. 토양의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 정화작업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은 “이미 문재인정부에서부터 추진돼 온 사업”이라는 반응이다. 정부부처와 관련해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과 행정안전부 경찰국에 인건비 차원 예산을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 여당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법적 존립 근거가 부족한 조직에 예산을 줄 수 없다며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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