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긴 연속 7개월 무역적자… 수출 2년만 감소세 전환

누적 적자는 356억 달러… 무역통계 작성 이래 최대

 

전남투데이 김우정 기자 |  지난달 우리나라가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함과 동시에 경제 전반을 지탱해 온 수출마저 작년 수준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7개월 연속 적자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의 기록이다. 반도체 품목을 앞세우고 중국에 주력했던 우리 수출 상황이 지난달 급격히 악화하면서 2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충격에다가 국제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원 수입액이 크게 늘면서 적자 규모를 한달 전보다 2배가량 키웠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22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66억 9600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달 전인 9월 37억 7800만 달러보다 적자 폭이 2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이로써 올해 1~10월 누적 적자는 356억 달러를 기록했다.


2년 만에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로 전환한 것이 타격을 더했다. 그간 에너지 수입 부담에 계속돼 온 무역수지 적자에도 수출만은 간신히 성장세를 유지해왔지만, 10월엔 그마저 꺾여버린 것이다. 지난달 수출은 524억 8200만 달러를 기록해 1년 전보다 5.7% 줄었고, 수입은 591만7800만 달러로 9.9% 늘었다.


수입 측면에서 살펴보면 대규모 에너지 수입의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동절기 에너지 수급 안정을 위해 조기에 에너지원을 대량으로 들여오는 등의 조치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10월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액은 155억 3000만 달러로 전년 수입액(109억 3000만 달러)보다 42.1% 급증했다.


더욱이 1~10월 누계 3대 에너지원 수입액은 158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16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무역적자(356억 달러) 규모를 2배 이상 웃도는 규모다.


특히나 우리나라 수출의 ‘대들보’ 역할을 해 온 반도체 수출 상황이 날로 악화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 8월(-7.8%) 마이너스로 전환하더니 9월(-5.7%)과 10월(-17.4%)에도 그 흐름을 이어갔다. 시스템반도체 수출은 견조한 편이었지만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출이 고꾸라진 영향이 컸다. 글로벌 수요 약세, 재고 누적 등 영향으로 해당 제품의 가격이 하락하면서 메모리반도체 수출 감소는 올 하반기 들어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


다급해진 정부가 수출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1996년10월에는 수출 증가 전환에 성공했으나 11월에 다시-0.6%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위기 조짐을 방증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단기간에 우리 수출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는 무역적자 지속과10월 수출 감소 등 최근의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긴장감을 갖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수출 활력 제고를 총력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년 글로벌 경제 전망을 보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은 확실하다. IMF는 최근 전망에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에서 2.7%로 낮췄다. 세계 경제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한국 같은 수출 중심 경제는 치명타를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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