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업대출, 2년 6개월여 만에 345조 급증…상환능력 취약 채무불이행 우려

‘기업대출 부실징후·대응방안’ 보고서 발표…근본적 대책 마련 주문

 

 

전남투데이 김우정 기자 |  우리나라 기업 대출 규모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교해 345조 원 이상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기업들의 대출에 부실 경고등이 켜지면서 최근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사태 이후 또 다른 채무불이행 사태가 촉발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유사 시 기업 유동성을 확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1일 발표한 ‘기업대출 부실이 우려되는 5가지 징후’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 대출의 부실 징후로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기업대출 △기업들의 대출 상환능력 악화 △높은 변동금리 대출 비중 △부동산 등 취약업종으로의 대출 쏠림현상 △비은행기관을 통한 대출 비중 증가 등 5가지 요인을 꼽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기업대출 부실징후 및 대응방안’ 보고서를 통해 “최근 레고랜드발 자금경색이 금융시장에 혼란을 가져온 가운데 또 다른 채무불이행 사태가 촉발될 위험이 있다”며 “유사시 기업 유동성을 확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이후 기업대출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팬데믹 이전 10년간(2009~2019년 말)은 기업대출이 연평균 4.1% 증가한 데 비해, 팬데믹 이후 현재(2019년 말~올해 상반기)까지 2년 반 동안 기업대출 연평균 증가율이12.9%에 달했다.

 

기업 대출금액은 2019년 말 976조 원에서 현재 1천321조3천억 원으로 2년 반 만에 345조3천억 원(35.4%)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위기 전 10년간 증가한 대출(324조4000억 원)보다도 많다. 국내 기업들의 대출금액 자체가 크게 증가했을 뿐 아니라 상환능력도 급속히 취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 대출은 변동금리 대출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9월 현재 대출 잔액 기준으로 기업 10곳 중 7곳 이상(72.7%)이 변동금리 대출을 받았고 고정금리 대출은 10곳 중 2∼3곳(27.3%)에 불과했다.

 

기업 대출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취약 업종·경기민감 업종인 부동산업과 도소매업, 숙박음식업의 대출집중도가 각각2.8과 2.1, 2.0으로 나타나 국내총생산(GDP) 비중 대비 가장 많은 대출이 발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졌다가 금리가 인상되면서 기업들이 자금난, 신용경색 등을 겪었다며 현재는 그때보다 금리가 더욱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어, 기업들이 불어나는 상환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금리인상 속도 조절, 세부담 경감뿐만 아니라 유사시 기업 유동성 지원을 위한 컨틴전시 플랜도 사전에 강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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