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정홍균 기자 | 14일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뒤 ‘당대표직 사퇴 의사가 없다’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친윤석열계로부터 가해진 ‘조직적 사퇴 압박’에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비상계엄으로 고통받으신 모든 국민들게 사죄한다”며 “더 이상 당대표로서의 임무 수행이 불가능 할 것 같아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지난14일 저녁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직후 비상의원총회를 위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 모였고, 문이 닫히자마자 안에선 고성이 들려왔다. 일부 의원들은 책상을 주먹으로 내리치며 “당대표 들어오라고 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리쳤다.
의총장을 빠져나온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직무를 수행하겠다. 집권 여당 대표로서 국민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겠다”고 하며 대표직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7월 전당대회 때부터 함께했던 ‘친한동훈계’ 장동혁·진종오 의원이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14일 저녁 의총장에선 권성동 원내대표의 제안으로 한동훈 지도부의 거취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고, 의원 93명 가운데 73명이 지도부 총사퇴에 찬성했다.
당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가세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15일 페이스북에 “제발, 찌질하게 굴지 말고 즉각 사퇴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계속 버티면 추함만 더할 뿐 끌려나가게 될 것”이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한 대표는 15일 오전 서범수·한지아 의원 등 참모들과 상의를 거쳐 대표직 사퇴로 기울었고 오늘 당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들어 5번째 비대위를 꾸리게 됐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당내 계파 갈등이 커지는 상황이라 이 마저도 혼란이 이어질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