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이정목 기자 | 함평군립미술관은 2023년 첫 번째 기획전으로 오는 15일부터 4월 16일까지 《FANTASIA_가상과 현실》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국내·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사진작가 구성연, 이정록, 임안나, 한성필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사진의 본질은 현실의 풍경과 사물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진 기술의 발전으로 이제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러한 일은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하며, 누구나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 또한 인간의 어긋난 욕망과 전쟁과 같은 참담한 현실을 풍자하거나 생명의 근원에 관한 질문을 던지며, 현실의 풍경에 이미지를 더하거나 연출된 장면을 통해 가상의 세계를 구현하고 있다.
임안나(1970년생)는 세상에서 가장 비극적인 전쟁을 지속해서 다루고 있다. 잔인한 전쟁의 풍경을 동화적인 비유로 제작하여 비극의 상처로부터 인류를 치유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구성연(1970년생)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사탕으로 재현한 화려한 모란꽃을 통해 현대인의 욕망을 이야기한다. 사탕 꽃의 황홀한 순간의 소멸은 세속적 욕망이 주는 허상을 보여준다.
이정록(1971년생)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순례길 '산티아고' 연작을 보여준다. 순례길에 수놓은 수많은 빛의 흔적을 통해 역사 속의 생명체와 자연의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한성필(1972년생)은 건물 공사를 위해 설치된 가림막을 소재로 작업을 한다. 가림막에 실물 크기의 건물 사진을 부착하여 가상과 현실의 본질에 관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한편, 이번 기획전시는 수도권에 집중된 전시를 지역에 확산하고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최하는 ‘전시공간 활성화’ 공모 사업으로 진행되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한다.
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기획전이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사진작가의 작품을 통해 현대 사진 예술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전시‧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