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유학의 성지 구례로 오세요!

 

요즘 농촌은 농업생산과 관광을 넘어 교육의 장으로서 주목받고 있다. ‘농촌교육농장’을 비롯한 농촌 체험교육이 정서·교양 및 생태교육 차원에서 광범위하게 시행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농촌에 대한 교육적 접근이 다각적으로 본격화된 것이다. 최근에는 장기간의 농촌 체험이라 할 수 있는 ‘농촌 유학’에 대한 국가지원이 활성화되면서 제도권 내에서는 농촌 유학 담론이 활발하게 생산되기 시작하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유학 지원 사업’을 통해 2010년 시범사업 추진을 시작으로 매년 농촌 유학시설을 선정· 지원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는 지자체 보조사업으로 변경하여 ‘농촌 유학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농촌 유학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2018년부터는 정부의 공약 이행을 근거로, 각 지방자치 단체마다 농촌 유학 프로그램과 농촌 유학 홍보를 확대하여 성과 및 발전을 확장 시키고 있다.

 

‘농촌 유학’(Farm School)이라는 용어는 10여 년 전 일본의 산촌 유학이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면서 섬나라가 아닌 우리나라에 맞게 사용하게 되었다.

 

‘농촌 유학’이란, 도시의 학생들이 농촌에 살면서 지역 학교에 다니고, 지역사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생태교육에 참여하는 등 6개월 이상 농촌 생활을 체험하는 교육 시스템을 말한다.

 

초창기 ‘농촌 유학’의 개념은 방학 중 시골 체험교육이나 도시·농촌 사이에 물리적 제약을 내포하고 있으며, 제한적인 교육 기회로 농촌에서 잠시 체류하여 흥미 위주의 체험교육으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농촌 유학은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농촌 고유의 자연환경과 그 환경 속에 스며들어 교육적 의미와 가치·가능성을 생활 속에서 경험하는 기회가 될 수 있게 되었다. 농촌마다 가지는 생태적·역사적·문화적다양성에 기반하여 여러 형태의 교육을 시도해 볼 수 있으며 농촌 유학의 형태와 목적·의미를 다양하게 모색할 수 있다.

 

지금까지 시도되었던 ‘대안적인 교육(Alternative In Education)’은 학교가 중심이 되어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지만, 농촌 유학은 지역사회의 모든 곳이 아이들의 성장 터이고, 지역사회 모두가 아이들의 성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아동·청소년복지·문화·정서까지 아우르는 중요한 이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농촌 유학’에 대한 국가지원이 활성화되면서 제도권 내에서 농촌 유학 담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농촌 유학은 현재 ‘마을 교육공동체’의 이념과 그 맥을 같이 하고 있기에, 최근에는 아동·청소년들이 주도한 ‘마을 교육공동체’에 관한 연구들도 이루어져 아동·청소년들의 건강한 발달을 위한 새로운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농촌지역의 지자체마다 ‘농촌 유학’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서울시교육청’에 한해를 보자면 2021년 1학기 기준 81명의 아이들이 전남지역으로 농촌 유학을 떠났다. 이후 참여학생과 참여지역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4년 1학기 참여 학생 수는 300명이 넘어섰다.

 

도시의 경쟁적 삶에 익숙하여 지친 아이들이나 학부모에게, 성적 우선주의에서 밀려난 아이들, ‘머리형 인간’보다는 ‘가슴 형 인간’으로 자녀를 키워보고 싶다는 젊은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농촌 유학은 점점 도시 아이들과 부모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였다. 이에 지역소멸 놓인 농촌 지자체들은 위기 극복의 한 수단과 방법으로 지자체만의 특성과 프로그램 및 지원을 아끼지 않고 농촌 유학을 유치하려는 매력적인 정책을 만들어 내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정책이 좋고 매력적이라 하더라도 중간에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농촌 유학을 온 아이들은 기존에 아이들이 생활하던 도시와는 여러모로 다른 농촌 환경을 경험하게 된다. 불편한 농촌의 생활공간, 모든 것들이 낯설고 새로운 친구들과의 관계 맺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새로운 친구들과의 관계가 안 좋으면 그 공간이 낯설고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농촌 유학에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가 크기에 그 수가 늘어가고 확대되어 가고 있다.

 

도시에서는 집·학교·학원이라는 정해진 공간 외에 다른 곳은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허락되지 못하고 막혀있는 공간이지만, 농촌은 마을 내의 모든 공간이 아이들에게 개방되어 있고 열려있는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구례군은 대자연 속에서 사계절의 변화와 흐름에 따라 자연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주변의 생물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직접 만지고 볼 수 있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도시에서 그전에는 아이들이 생활하는 한정된 장소에만 매여 있었다면 구례에서는 마을 전체와 자연이 모두 아이들이 생활하는 공간으로 변하게 되기 때문에 아이들의 시야는 거시적으로 변할 수 있게 된다.

 

전라남도에서는 2025년 기준으로 단기형 최대 3년, 장기형 최대 5년간 유학 경비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구례군은 2024년 한 가정당 유학 체류 비용으로 20만원 지원·주택 개보수·학부모 상대로 요리 교실 14회 실시하여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이에 2025년에는 한 가정당 유학 체류비를 40만원으로 확대 지원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구례만의 매력을 만들어 내기로 하였다.

 

또한, 구례군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농촌 유학 가정에 임대주택을 보급하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최근 국토부 ‘뉴빌리지 공모사업’의 한 부분으로 지원 정책을 넣어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구례군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인구소멸 지역 중 하나이며 고령 인구 지수가 매우 높은 지역이기는 하지만 2024년 올해만 해도 구례군 농촌 유학을 온 학생 수는 1학기 62명, 2학기 67명으로 총 129명이었고, 2025년 상반기 대기자만 64명에 이르러 2025년 약 100명이 훨씬 넘는 숫자를 기대하고 있다.

 

3040 도시의 젊은 부모들에게 잠시 유행처럼 스쳐 지나갈 것 같았던, 농촌 유학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관련 부처와 지자체에서 관심과 지원을 하게 됨으로써 농촌 유학은 조금씩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려면 그 아이의 가정 하나만이 아니라 마을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아이들이 점점 줄어드는 대한민국, 노인 인구만 늘어가는 구례군, 아이들이 없는 도시는 더 이상 미래를 꿈꿀 수 없다. 내일을 계획할 수 없다.

 

구례군은 준비되어 있다. 농촌 유학의 최적화된 도시로 만들고 있다. 농촌이지만 전라남·북도, 경상도를 거점으로 교통이 편리하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대자연의 환경과 구례군 관내 17개 학교를 30분 안에 움직일 수 있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순환형 수업과 특성화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아이들이 원하는 수업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최적의 농촌 유학의 성지이다.

 

구례에 젊은 부모들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늘어났다. 구례가 시끌벅적해지고 있다. 내 아이를 AI 인간이 아닌 가슴 따뜻한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면 필자는 농촌 유학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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