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시 축제란 지역주민들의 총체적인 삶과 전통 문화적 요소가 결합 된 종합적인 문화행사였다. 전통적인 지역 축제들은 지역주민들의 공동체적 의식과 동질성을 확인해 주었던 의미 깊은 민속제이며, 모든 축제의 기원은 공공의 향연과 의식·예술·제례를 통하여 특별한 기회를 기념하는 방법으로 거행되고, 축제의 주제는 주로 문화적 가치의 공유를 참고해 결정됐다.
현대에 와서 축제란 지역 활성화 차원에서 상업적 성격을 갖게 된 개념으로 축제를 상품화시킨 이벤트성 행사, 축제 방문객을 성공적으로 유치하게 하는 지역의 문화적 자원 개발이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한국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최되고 있는 축제나 이벤트들로 달마다 계절마다 전국이 축제의 마당으로 변화된다. 이러한 다양한 축제들에는 지역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전통과 역사성을 갖춘 축제도 있지만, 수많은 지방 축제들은 단기성, 이벤트성에 가까운 마치 쇼핑몰의 반짝 상품처럼 금세 없어지는 축제가 만연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만하다.
여기서 우리는 세계적인 3대 축제를 잠시 살펴봄으로써 그 시작과 역사가 지역의 문화와 지역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은 물론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첫 번째, 브라질 리우 ‘삼바 카니발’이다.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매년 2월 말부터, 3월 초까지 4일간 열리는 세계 최대 축제이다. 브라질은 남반구에 위치한 나라로, 당연히 우리와 정반대의 기후이다. 여름휴가가 끝날 때쯤 시작되는 리우 ‘쌈바 카니발’은 그 참가 인원수만 매일 10만 명이 넘는다. 계절을 넘어 열정을 느끼고자 하는 지구촌 사람들이 모여 4일 낮과 밤을 그야말로 정열로 불태운다. 포르투갈에서 건너온 사람들과 노예들의 타악기 연주가 곁들여져 소규모 거리 행진에 불과하던 것이, 각 학교의 학생들이 합쳐져 거리를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처럼 큰 행사로 발전했다. 시작은 미비했지만, 지역민의 열정과 시간이 만들어내어 세계적인 축제가 된 것이다.
두 번째, 독일 뮌헨 맥주 축제, ‘옥토버 페스티벌’이다. 올해로 186회째를 맞는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이다. 독일의 아름다운 도시 뮌헨에서 매년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2주간 행사가 개최된다. 연평균 축제 방문객 숫자는 천만 명에 달한다. 흔히 뮌헨 맥주 축제라고도 부르지만, 10월에 열리기 때문에 옥토버 페스트라고도 불리 우기도 한다. 독일 사람들의 맥주 사랑과 수제 소시지를 함께 맛볼 수 있는 독일의 브랜드가 된 축제이다.
세 번째, 일본 ‘삿포로 눈축제’이다. 일본에서 가장 추워서 관광객이 가장 적은 곳이었던 삿포로 축제가 세계 3대 축제가 된 시작은 참 단순했다. 1950년, 삿포로 시내의 중·고등학생들이 6개의 얼음조각을 ‘오도리공원’에 전시하면서 축제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에 예술가의 입소문을 탔고, 지역민들이 공동체를 만들어 홍보하고 상품화하면서 일본의 대표적 축제이자 세계 최대 축제 중 하나가 된 것이다. 높이 15미터의 대형 얼음조각과 눈으로 만든 각종 예술 조각들이 2km에 걸쳐서 전시됨으로써 마을이 곧 예술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위의 사례처럼 우리도 축제에 대한 개념과 정체성 확립부터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에 필자는 오늘날의 전통문화 축제의 성격을 형성하게 하는 외부적 요인과 현대사회의 여가 경향을 주목할 필요성을 말하고 싶다. 현대인의 여가 경향은 즐기려는 사람들이 단순히 관광지로 둘러만 보는 장소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려는 사람들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음을 인지하여야 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축제의 성격 중 가장 중요시되어야 하는 점은 유희성· 즐거움에 있다. 축제의 프로그램이 얼마나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거리를 제공하고 있고, 지역 고유의 전통에 바탕을 둔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으며, 이제까지 접해보지 못했던 전통적인 놀거리와 흥미를 끌만 한 볼거리가 있는지에 대한 여부에 따라 관객들은 축제를 선택하고 직접 참여하고자 한다.
특히 요즘의 축제 경향은 특정 연예인을 따라다니는 팬클럽 등 전문가들이 보여주는 공연을 직접 보고 즐기기 위해서 참여한다. 축제에 참여하는 관광객들은 축제에 가는 것 자체를 좋아하고, 즐겁고 신나게 놀아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축제를 선택한다. 그들은 정형화된 축제를 관람하는 피동적 자세가 아니라 주체적으로 축제에 참여하여 직접 즐기고 함께하고자 한다.
이렇게 축제의 주최자와 참여자가 하나가 되어 상호 간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으며, 이 과정속에서 축제는 곧 지역의 문화상품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이 된다.
문화 인류 예술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공통된 키워드는 축제이다. 축제는 종합 예술로써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과거로부터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발전하며 그 나라만의 민족과 문화를 표출하고 있다. 한 나라, 지역의 축제는 오늘날 세계인을 한 곳으로 불러 모으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인터넷의 보급으로 인해 새로운 유형의 축제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다.
축제는 이제 한 국가와 민족의 문화 예술의 표현에서 광고· 홍보를 통한 관광 자원으로 활용되며 지역 경제 활성화의 중요한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호 작용에 의한 축제를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 문화 발전의 계기로 활용하여 축제와 전통문화의 효과적인 결합이 시도되어야 한다.
한 지역에서 정례적으로 개최되는 축제는 지역 문화가 종합화되고 축약적으로 상징화된 행사로서 지역 축제 개발은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인 기대 효과를 가지므로 세계 유수의 관광지에서는 그 지역의 축제를 잘 개발하고 홍보하여 관광객을 유치함으로써 지역과 나라의 이미지 향상 및 지역 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축제를 올바르게 평가하기 위해서는 축제의 목표가 충실히 달성되고 있는지, 축제 운영방식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지, 그리고 축제가 개최되고 있는 지역사회를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평가 지표가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축제 평가는 축제의 집행과정이나 성과에 대한 평가에만 치우쳐져 있어, 정작 축제의 목표 설정이나 문화적 구성 요소나 축제 장소를 전반적으로 고려한 도시 전략적 차원의 평가 지표는 부족한 상황이다.
축제의 지속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축제의 경험과 질적 만족을 높여서 오래 머물고 기분 좋은 소비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축제를 통한 장소마케팅은 선험적 이미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축제를 체험함으로써 지역을 이해하고 애착을 갖는 정서적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질적 체험을 포함하는 경우 축제 지역의 반복적 방문과 축제 방문 기간을 늘릴 수 있으며 소비를 자극할 수 있다. 지역 축제 장소에 대한 애착과 이미지 등의 심리적 개념을 가지고 있지만, 축제 장소 자산으로서 축제와 결합하기 위해서는 방문객과 지역주민의 체험적 속성이 포함되어야 한다.
지역경제 활성화는 축제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거나 효과적으로 유치하고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지역 활성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지역주민의 참여가 절실하고 지역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만이 지역 축제로서의 토대를 확실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