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박세훈 기자 | 한국 야구의 아이콘으로 성장한 김도영(KIA)이 프로 입성 3년 만에 최우수선수상(MVP)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의 영광은 두산 마무리 김택연이 차지했다.
김도영은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한국야구위원회(KBO)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득표율 94.06%(101표 중 95표)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타이거즈 선수로는 2017년 투수 양현종 이후 7년 만이자 역대 10번째. 야수로는 2009년 김상현 이후 무려 15년 만에 MVP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리그 역대 두 자릿수 MVP를 배출한 구단은 KIA(전신 해태 포함·2위 삼성 라이온즈 9회)가 사상 처음이다.
김도영은 MVP로 호명된 뒤 활짝 웃었다. 취재기자단 투표 결과 김도영은 유효표 101표 중 95표(득표율 94.06%)를 얻어 KBO리그 한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세운 롯데의 빅터 레이예스(3표)를 여유 있게 제치고 생애 처음으로 MVP를 받았다. 멜 로하스 주니어(kt) 카일 하트(NC) 원태인(삼성)이 각각 1표씩 받았다.
김도영은 풀타임을 처음으로 뛴 올시즌 타율 0.348(3위) 38홈런(2위) 타점 109개(공동 7위) 득점 143개(1위) 도루 40개(6위) 출루율 0.420(3위) 장타율 0.647(1위) 안타 189개(3위) 등 타격 타이틀 8개 부문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4월에 역대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달성했고, 최연소·최소 경기 100득점과 30홈런-30도루를 이뤘다. 아울러 안타-2루타-3루타-홈런 순으로 사이클링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를 해내 역대 두 번째 최연소이자 역대 2호 내추럴 사이클링히트도 작성했다.
김도영은 트로피와 함께 소속팀의 모기업인 기아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을 부상으로 받는다. MVP 트로피를 손에 쥔 김도영은 “그런 날 있잖아요. 앞이 보이지 않고, 미래가 보이지 않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날이. 그때 누가 저한테 해준 ‘너를 믿어라’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누군가 나중에 너를 보면 위안이 될 거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함성으로 응원해 주고, 믿음으로 응원해 준 기아 팬들께 감사하고 싶다. 저는 올해 팬들 땜시 살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신인왕 김택연은 유효표 101표 중 93표를 얻어 한화 황영묵(3표)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2024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두산 지명을 받은 김택연은 60경기에 출전해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의 성적을 거뒀다. 김택연은 무대 인터뷰에서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나이답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 19세 답지 않은 담대한 투구를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하다 보니까 그게 플레이로 나왔다”고 말했다.
KBO는 투타 부문별 시상도 했다. KIA 제임스 네일(2.53)이 평균자책점상, KIA 정해영(31개)이 세이브상을 받았다. 원태인과 두산 곽빈이 15승씩 올려 승리상을 공동 수상했다.
kt 마무리 박영현(0.833)은 승률상, SSG 노경은(38개)은 홀드상, NC 하트(182개)는 탈삼진상의 주인공이 됐다.
타격 부문에선 LG 홍창기(0.447)가 출루율상, LG 오스틴 딘(132개)이 타점상, 두산 조수행(64개)이 도루상,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0.360)가 타율상, 레이예스(202개)가 안타상, NC 맷 데이비슨(46개)이 홈런상을 받았다.
지난해 신설한 부문별 수비상은 하트(투수) 에레디아 두산 정수빈 홍창기(이상 외야수) LG 박동원(포수) 오스틴(1루수) 키움 김혜성(2루수) kt 허경민(3루수) KIA 박찬호(유격수)가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