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정홍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최근 국민의힘 공천 개입 정황을 보여주는 육성 녹음이 공개되고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들이 불거지며 지지율이 10%대로 하락하자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 여러분 보시기에는 부족함이 많겠지만, 저의 진심은 늘 국민 곁에 있었다”면서도 “저의 노력과는 별개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드린 일들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을 위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시작한 일들이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리기도 하였고,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염려를 드리기도 했다”며 “대통령은 변명하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서 ‘여사가 대통령 취임 뒤 명씨와 수시로 연락했다는 주장이 있다’는 기자들 질의에 “제가 아내 휴대폰을 보자고 할 수는 없는 거라 제가 물어봤다. 대통령에 당선되고 취임하면 그 전하고는 소통 방식이 좀 달라야 한다고 이야기하니까 본인(김 여사)도 많이 줄인 것 같아 한 몇 차례 정도 문자나 이런 걸 했다고는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제가 이 자리에서 공개하긴 좀 그런데,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고, 몇 차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사실과 다른 것들도 많다. 대통령이 되어서 기자회견을 하는 마당에 팩트를 갖고 다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그걸 다 맞습니다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리고 “얘기한 적 없는 걸 갖고 했다고 하는 것이라든지 또는 (더불어)민주당에서 언론에 공개했는데 짜깁기가 됐는지 소리를 집어넣었는지, 그걸 갖고 대통령이 맞냐 아니냐 다퉈야겠느냐”라고도 했다.
이어 “사실도 아닌 걸 가지고 ‘명태균씨에게 알려줘서 죄송하다’라는 사과를 기대하신다면, 그건 사실과 다른 일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도 없고, 그건 모략이다. 사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어찌 됐든 국민에게 걱정을 끼쳐드린 건 저와 제 아내의 처신과 이런 모든 것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더 안 생기도록 더 조심하겠다는 말씀”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인적 쇄신에 대해 “임기 반환점 맞는 시점에서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의 면모를 보여드리기 위해 벌써부터 인재 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다만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 (처리가) 마무리되고 나면 내년도 신속하게 예산 집행을 해줘야 국민 민생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다. 또 미국이 1월 중에 (트럼프) 정부가 출범하겠지만, 모든 틀은 (대통령직인수위가 활동하는) 한두 달 사이에 짜지기 때문에 이런 대응 등까지 감안해 그 시기를 조금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결국 즉각적·전면적인 인적 쇄신 요구를 거부한 셈이다.
윤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챙기고 또 살펴서, 국민 여러분께 불편과 걱정을 드리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2027년 5월9일, 저의 임기를 마치는 그날까지 모든 힘을 쏟아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무엇보다 남은 2년 반 민생의 변화를 최우선에 두고 정부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에는 (전임 정부 때의) 잘못된 경제 기조, 국정 기조들을 정상화시키는 데 주력하고, 그때그때 거시 지표를 중심으로 위기관리에 중점을 뒀다면 남은 2년 반은 국민들께서 이런 기조 변화에 따른 혜택을 더 체감하실 수 있게, 실질적인 변화에 역량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