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천국은 감사하는 사람만 가는 곳이다

전남투데이 조은별 기자 | 醫師이면서 방송인인 홍혜걸 박사가 폐암 치료차 제주에 내려가 기거하며 쓴 글이다.

 

암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수명이 늘면서 세포도 늙고 손상당하기 때문이다. 미처 진단받지 못하고 죽는 경우를 포함하면 2명 중 1명이 일생에 한 번은 암(癌)에 걸린다고 봐야 한다.

 

안타깝게도, 암도 운이다. 금연, 절주, 운동 등 아무리 노력해도, 암의 3분의 2는 세포 분열 과정에서 무작위로 생긴다. 특히 살면서 스트레스는 빠른 암 증식의 결정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결국 어떠한 경우라도 스트레스를 남에게 주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흉기 없는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이며 그것은 타인만이 아니고 본인 건강부터 해치는 자살 행위이고 증거 없는 지능적 살인 행위로 보아도 절대 치나 치지 않는다. 특히 스트레스는 암뿐만 아니고 만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 꼭 삼가야 할 잔인한 행위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수년 전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수리 모델을 이용한 연구 결과를 보면 의술에 저명한 의사들도 암에 걸린다. 한 사람은 혈액종양내과 의사인데 백혈병에 걸렸고, 다른 한 사람은 방광암으로 방광을 떼어내 밤에 2시간마다 소변보러 깨어야 한다고 한다.

 

나도 좌측 폐에 1.9cm의 꽤 크고 긴 음영이 있다. 조직 검사를 하면 백발백중 폐암이니 수술로 떼어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최대한 지켜보면서 미루고 있다. 폐 절제가 사정상 매우 부담스럽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 때문에 제가 제주에 내려온 이유이기도 하다.

 

암은 동일 부위, 같은 병이라도 예후가 모두 다르다. 암세포가 지닌 돌연변이 유전자가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다. 1기 암이라도 증식이 빠르고 전이 등 침습이 강하면 수술받아도 죽을 수 있으며 같은 사람의 암이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암세포의 유전자가 달라지기도 한다. 어제까지 듣던 항암제가 오늘 안 듣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몸속에서는 암이 생긴다. 수십 조나 되는 세포들이 한두 달 주기로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세포=암’은 아니며 면역력이 암세포 증식을 어느 정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면역의 핵심은 올바른 섭생이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쉬고, 운동 열심히 하고, 몸에 나쁜 걸 하지 않는 것이며 그 보다 더 마음의 평화가 가장 중요하다.

 

과로와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증가시킨다. 나도 처음 진단받은 후 많은 걸 내려놓았고, 그래서인지 최근 3년 동안 크기와 성상의 변화가 없다.

 

물론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어느 때인지 모르지만 악화할 조짐이 보이면 결국 수술을 받아야 할 것이다.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만 어느 경우든 나의 선택이니 후회는 없다.

 

희망적인 사례도 있다. 서울대 병원장을 지내신 한만청 선생님으로 지름 14cm의 간암이 폐로도 전이돼 두 차례나 수술을 받았는데도 올해 88세로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다.

 

결론은 그냥 즐겁게 살자는 것이다. 집사람과 나는 선문답처럼 “감행도”란 말을 주고받는다.

“감사하고 행복해하고 조심하자”라는 뜻이다.

 

여러분도 “감행도” 해야 한다 건강하게 사는 것이 위대한 일이고, 생존한다는 것은 지뢰밭처럼 예측할 수 없으며 위험성이 곳곳에 있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 본다.

 

정말 인생 80까지 살면 90점이고, 90살이면 100점이라고 평소에 공언해 온 것이 타당함을 새삼 확인하는 것 같다. 오늘도 화두처럼 여기는 평범한 진실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1. 기적은 특별한 게 아니다.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보내면 그것이 기적이다.

2. 행운도 특별한 게 아니다. 아픈 데 없이 잘살고 있다면 그것이 행운이다.

3. 행복도 특별한 게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웃고 지내면 그것이 행복이다.

 

하루하루가 하늘에서 특별히 주신 보너스같이 생각된다. 오늘은 선물이다. 하늘이 나에게 특별히 준 선물이다. 오늘은 내가 부활한 날이다. 어젯밤에서 다시 깨어났다.

 

70세부터는 하루하루가 모두 특별히 받은 보너스 날이다. 오늘을 인생의 첫날처럼 살기 바라며 그리고, 마지막 날처럼 즐기며 살아야 된다. 천국은 감사하는 사람만 가는 곳이다. 건강하게 살아서 숨을 쉬고 있음이 엄청난 축복이고 은총이다.

 

부디 매일매일 매사에 감사하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으로 항상 기쁨이 충만한 생활이 되기 바란다. 아프지 말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도하며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

 

-홍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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