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여전’ 유류세 인하 체감하기 힘들어

 

전남투데이 김기평 기자 | 정부가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 폭을 20%에서 30%로 확대했지만 정작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기름값 인하를 체감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최근 휘발유 가격이 오르는 배경으로 국제 유가 상승을 꼽는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날 오후 3시 1943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30일 리터당 1975원을 기록한 뒤 유류세 인하폭이 확대(20%→30%)된 지난 1일 1955원으로 하락했다. 휘발윳값은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 7일(리터당 1933원)을 기점으로 다시 상승하게 시작했다.

 

휘발유 가격이 오르면서 정부가 기대한 유류세 인하폭 확대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는 유류세 추가 인하로 휘발유 가격이 82원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인하분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휘발유 가격이 오르는 이유는 국제 유가 영향이 크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유류세 인하폭 확대 조치 효과가 상쇄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25일 배럴당 99.72달러에서 이달 9일 107.99달러로 8.3% 증가했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를 검토하면서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폭보다 국제 유가 상승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제 유가가 하락하지 않는 한 국내 휘발유 가격도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류세 추가 인하에 동참한 주유소가 아직 적다는 점도 정책 체감 효과를 막고 있다. GS칼텍스, SK에너지,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들은 전국 직영주유소에서 유류세 추가 인하를 가격에 즉각 반영하겠다고 밝혔지만, 해당 직영 주유소는 전국에 760개에 불과하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주유소가 휘발유를 팔아 남기는 마진은 리터당 70~80원 정도”라며 “국내 휘발유 가격을 결정짓는 정유사의 공급 가격이 떨어져야 소비자의 유류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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