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에도 사색당파로 나라 발전의 발목이 잡히고 자신들의 당파이익을 위해 경쟁 세력에 대한 음해공작들로 인해 국왕이 올바로 정사를 펴지 못하고 패권 세력들의 허수아비 노릇을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했다.
대한민국은 분단국가다. 남과 북으로 38선으로 나누어진 지 꽤 긴 시간이 흘렀다. 나누어질 때 친탁과 반탁으로 갈라놓은 정치꾼이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국가는 여러 유무형의 토대 위에 세워진다. 그 가운데 ‘이념’이란 것도 존재한다.
정치인들은 편 가르기를 하고 분열을 조장하는데 길든 듯하다. 내 편이 더 많다면서 상대방을 조롱하고 적의에 찬 언어를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진영마다 개혁과 정의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선량한 국민을 정치에 이용할 뿐이다. 누군가가 물러난다고 해서 이 싸움이 그냥 끝날 것 같지 않은 이유다. 서로 싸우는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지만, 어느 편에 섰다고 해서 상대방을 능멸해서는 안 될 것이다. 개혁을 원한다고 정의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고 정의를 부르짖는다고 해서 개혁에 저항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선조 때부터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 세력 다툼을 이용하여 권력을 잡는 데 이용했고 박정희 대통령집권 시기에는 영, 호남으로 갈리었다.
이러한 지역 갈라치기가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치유되는듯싶었으나 최근 20대 대통령 후보들의 연이은 기성세대와 청년 간의 갈라치기에 몰두하고 심지어 은연중 지역 갈등을 부추겨가면서까지 여든 야든 앞다투어 표심을 잡기 위한 갈라치기가 극에 달하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정치를 이해하려면 정치하는 사람들의 집단인‘정치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데, 국민이 생각하는‘정치권’의 가장 큰 고질병은 편 가르기와 흑백논리일 것이다.
정치권 여기는 타협이란 게 없는 것 같다. 우리 편과 남의 편을 가르는 전형적인 흑백논리와 진영 논리가 거의 모든 걸 지배한다. 아군과 적군만 있을 뿐이다. 극단적인 이분법적 사고는 세상엔 수백 가지의 색깔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흑백으로만 구분한다.
정치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잘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은 잘못 또는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다.
국민의 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대구를 방문해 코로나19 초기 대구시민이 아니었으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며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을 했다. 김두관 의원은 광주를 방문한 윤 후보에게 “더러운 손을 치우라”며 편 가르기 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지역 우열 심리를 자극해 지역감정을 부추기며 인기몰이를 하는 구태 정치가 대선 과정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대중영합주의 정치는 마약 메커니즘과 다르지 않다. 본질은 중독성이다. 선심성 복지로 국민을 유혹해 국가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일단 중독만 시켜 놓으면 선거 승리는 식은 죽 먹기다. 일자리가 사라지고 경제가 침체할수록 선거 공학적 효과는 커진다. 먹고살기 힘들어야 국민이 더 대중영합주의에 안달하게 될 거라 구시대적인 생각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을 차별하고 편 가르며 선동하는 정치인은 민주주의의 적”임을 현대를 살아가는 국민은 알고 있다. 어두운 시절을 살아온 국민은 정치하는 권력층의 말에 속아 수많은 고충 속에 살아왔다.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한번 넘어진 곳에서 자꾸 넘어진다. 기회의 평등을 부르짖지만, 사회적 불평등은 고착화하고 기득권의 벽은 여전히 강고하다.
공정과 정의는 언사로만 존재하지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네 편 내 편을 가르고 상대방을 거꾸러뜨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양보를 통해 민주주의를 한층 더 진전시켜야 한다..
국가의 서로 다른 구성원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묶는 일은 고대 정치에서도 어려운 숙제였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정치가는 젊은 소크라테스와 방문객의 대화를 통해 왕을 직조공으로 비유하며 ‘절제 있는 성격들’과 ‘용감한 성격들’을 통합하는 왕도 적 통치술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처럼 모든 국민을 하나의 공동체로 화합시키는 일은 공산주의가 아닌 국가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21세기를 살아가는 현 사회에서 정치인들이 편 가르기에 앞장서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를 후퇴시키고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임을 정치인들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