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대남비방 하는 것도 "사실 미국 때문"
"일을 저질러 버려도 주한미군 못 뺄 것"
북한은 이날 오후 2시 49분에 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했다. 통일부 등 정부와 관계기관은 이 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해 발표했다. 앞서 김여정 북한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담화에서 "머지않아 쓸모없는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북한의 이런 급작스런 무력시위를 두고 대북 전문가로 꼽히는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극심한 경제난에 처한 북한에 빌미 잡히지 말고 미국 눈치 보지 말고 행동을 보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바 있다.
정세현 부의장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가 북한에 "울고 싶은데 뺨 때린 격"이라고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그는 최근 북한의 대남비방과 강경책에 대해 “우리 정부가 북한에 모욕을 당하게 만든 것은 사실 미국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15일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북한을 다시 대화에 나오게 하려면 비무장지대(DMZ)를 건너서 평양으로 갈 것이 아니라 워싱턴으로 가야 한다”라면서 최근 북한이 연일 쏟아내는 대남 강경 발언의 원인이 미국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 부의장은 "그동안 4·27 판문점 선언, 9·19 평양공동선언, 남북 군사분야 기본합의서 이행에 미국이 발목을 잡았다"라며 "그 사람들은(트럼프 정부) '그거 곤란하지'라고 답을 하지 '그거 좋지'라고 (긍정적) 답을 하는 법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정 부의장은 "김대중 정부 때 시작한 금강산 관광 그거 미국에 허락받으려고 했으면 시작도 못 했다"라며 "노무현 정부 때 시작한 개성공단 개발도 미국에서 여러 가지로 제동을 걸어왔다"라며 "개성공단 개발의 불가피성과 개성공단에 들어가는 기계가 군사적으로 제정되지 않도록 확실하게 보장되겠다는 설득을 해서 미 상무부의 허락을 받아서 겨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한 번 가지고는 안 됐다. 세 번 이야기 끝에 답이 나왔다"라고 지난 시절의 미국과의 관계와 대북 협상 과정을 짚었다.
정 부의장은 '미국의 태도에 변함이 없으면 일을 진행시켜야 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일을 저질러 놓고 어떻게 할 건가. 기껏해야 '한·미 관계가 이렇게 나오면 안 된다', '동맹 간에 이럴 수 있느냐'는 식의 항의밖에 더 하겠나. 군대를 빼겠나"라며 "미국과 책상치고 고함지를 수 있는 용기가 없으면 남북관계는 한 발짝도 못 나간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 정부가 북한에 이런 모욕을, 수모를 당하게 만든 것이 사실은 미국(때문)이었다. 그러면 미국에 대해서 할 말을 해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미국으로 가서 당신네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런 꼴을 당하고 있다, 남북관계 개선을 비핵화에다 연결시켜 놨는데 비핵화는 하루 이틀에 되는 것도 아니고 30년이나 넘은 묵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과 남북관계를 병행해야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두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배경과 남북긴장 관계의 극복방안"
김두일 차이나랩 대표는 정세현 수석부의장의 전날 뉴스공장 인터뷰를 주제로 삼아 16일 오후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이번 연락사무소 폭파 사태를 두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배경]이라는 제목으로 [남북긴장 관계의 극복방안]이라는 부제를 달아 글을 게시했다.
김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나는 남북문제 관련해서는 정세현 장관님 의견에 항상 동의한다"라며 "그분을 최고의 전문가라고 믿기 때문"이라며 "이 글은 자신의 직관이 아니라 정세현 수석부의장의 '뉴스공장' 인터뷰를 요약 발췌해서 자신의 의견을 살짝 담아 올렸다"라고 전했다.
김 대표는 "오늘 발생한 개성공단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폭파를 보니 새삼 그 내용을 빨리 써야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왜냐하면 내일부터 미래통합당과 조중동이 이 문제를 가지고 얼마나 정부를 무능하다고 욕할지 보이기 때문이다. 예방주사 차원이다"라고 적었다.
김 대표는 4개의 항목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한 이유와 해법을 전달했는데 3개의 항목은 정세현 수석부의장이 제시한 북한과의 문제를 풀어나갈 논거를 정리한 거고 마지막 4번 항목에서 자신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 /자료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