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77차 비행시험장 저지 월요집회 진행



[전남투데이 윤진성 기자]2019년 5월 13일(월) 비행시험장 저지 633일째, 77차 비행시험장 저지 월요집회 진행했습니다.

아래 글은 보성에 사시는 송만철 님께서 비행시험장을 반대하며 쓰신 시입니다.  


그쳐라, 비행시험장

송만철 

봄인가 초여름인가 지금이
 
입동 소설 지나 대설이 닥쳤는데
들판에 보리 밀싹들 푸릇 푸릇 돋아났는데
매서운 바람이여 오라, 잎을 다 떨군 나무들이 겨울눈들 치켜떴는데
이상타 이상타 기후가, 계절이 뒤죽박죽 이변이네
 
지구가, 세상이 어떻게 되려나!
 
수 수 만년 바다였던 곳
국가에서 절대 농지로 조성하더니 이제 국가비행시험장이라고!
바다여, 오래고 오래 면면했던 삶이여
마을 앞까지 굽이쳤던 바다에 배 띄워
먹을 것 입을 것 사는 것 출렁 출렁
언제나 건져 올렸던 뻘밭아, 바다야 어디 갔느냐
꼬막 바지락 낙지 서대 문어 돔아 어디 있느냐
물결에 밀려가고 밀려오던 별들아 달빛아
 
고흥만 간척지 사업으로 바다의 생명줄을 툭툭 끊어
수 천 억을 들여 농경지 조성을 마친지가 엊그제(2012년)인데
여기에 비행시험장이 들어선다고!
사람과 한 몸이었던 바다를 절대 농지로 만들더니
인자 마을 마을 밥상을 뒤엎고 내쳐서
고흥만에 비행시험장을 세우려고 한다니!
 
하늘이 내린 땅 고흥, 하늘을 열어가는 고흥
몇 십 년 전에 갯벌과 바다를 메꿔 농지를 만든 해창만
국내 최대 수상 태양광 발전소를 세운다고 난리법석인 고흥
우주 우주 어쩌고저쩌고 우주항공 메카로 만든다며 꿈과 환상을 부풀려가는 고흥
 
오래 오래. 살아왔고 살고 있고 살아가야 할 삶터
이 땅 뭇 생명들을 몰살시키려 하는
 
너는 누구냐
 
여기서 지금 그냥 그대로 살고 싶다
철이 되어 논밭으로 나가 씨 뿌리고 땀 흘려 거둬들인 알곡들
물때가 되어 갯벌로 바다로 배 저어나가 건져 올린 생선들
 
마을 앞이 갯벌이고 새파란 바다였던 그 때는 그 때
지난날은 지나가버린 날들이라 하자
이제는 바다가 농지로 뒤바뀌어
몸 마음이 이웃관계가 마을의 정서가 農으로 자리 잡아가는데
또다시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이라니!
 
하루에도 수 십 번(일주에 60~70회) 이착륙할 비행기 소음
국가 인증을 위한 성능 및 시험 비행으로 사고의 위험성
평생을 듣고 보고 위험이 노출된 불안과 초조 속에 살아가란 말이냐
 
누구나 먹여 살린 농작물의 피해는 어쩔테냐
기상이변으로 쌀 생산도 십 프로 정도 줄었다는데
더 혹독한 기후 변화는 식량 생산을 위태롭게 한다는데
 
고흥만에 봄여름가을겨울 언제든 날아다닌 새들
멀고 먼 데서 때가 되면 찿아든 철새들
득량만 바다에 갈매기들, 바다 속에 어족魚族들
헤아릴 수 없는 생태계 파괴는 어쩔테나
 
국가종합비행시험장을 끌어들여
농업 중심을 산업구조 중심으로 바꾼다고
고령화로 인구가 감소하여 늘려본다고
미래 세대를 위한 첨단 항공산업을 육성한다고
 
아나, 산업화된 구조를 위해 산과 들과 바다를 까부셔라
그래 그래 물질만능의 고속화된 지역으로 사람들 모셔오라지
아나, 땅과 마을이 있는 사람들을 우주항공으로 보내거라
 
비행시험장이 들어서면 비행공역(비행기가 날아다닐 수 있는 구역)은 득량만인데 여기는 고흥 보성 장흥 강진 해남 완도 청정 해역이어서 고흥만 주변 4개 읍면이 아니라 수 십 개 지역, 수 천 개 마을이 직접적 피해 지역인데, 고흥에서 주민을 철저하게 배제 했듯이 인근 군 주민들에게도 설명회나 의견 한 한번 들어본 적 없이 추진하는 이 후안무치의 탈법을 어찌하랴!

그래, 그렇다면 산 바다 들에게 물어보자
바람 산 바지락 꼬막 서대한테 물어보자
논 밭 개 고양이 소 돼지에게 물어보자
먼 데서 찾아온 고니 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한테 물어보자
 
구름 비 풀 나무 없이 사람이 살 수 있느냐고
벌 개미 파리 모기 없이 살 수 있느냐고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 없이 살 수 있느냐고
딛고 있는 땅 흙이 없이 사람이 살 수 있느냐고
누가 누구를 살리고 살려왔는지!
 
이 땅에 뭇 생명들이 울부짖는다
 
고흥만에 국가종합비행시험장 건설 계획을 취소하라
전면 백지화 하라
그 어디든 자연을 자연으로 되돌려주어라
 
스무 낫날 달이 내려다보고 있다
이 밤중 수 수 억 광년 찾아온 별들이 알은체 한다
 
고흥만 국가종합비행성능시험장 결사반대 촛불은 타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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