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손영욱 기자 | 전남대학교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수여한다. 학위 수여식은 오는 16일 오후 3시 30분, 전남대학교 용봉홀에서 개최된다.
전남대는 “시대적 위기 속에서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민생 입법과 역사 정의 실현에 기여한 실천적 지성으로서의 공로를 인정해 이번 수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제22대 국회의장 취임 이후, 헌법적 위기를 맞은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하고, 입법부의 책무를 지켜내는 데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왔다. 특히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국회는 즉시 비상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켜 입법부의 권한을 회복했고, 우 의장은 정국 안정과 헌정 질서 회복을 위한 국정조사, 국정협의체 제안 등 지속적인 수습책을 주도했다. 또한, 공석이던 헌법재판관 3인을 국회 의결로 신속히 선출하고,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을 보류하자 국회 명의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가처분을 청구하는 등 헌법기관 간 견제와 균형을 실현했다.
국제사회와의 외교적 연대도 강화했다. 우 의장은 2025년 2월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중국을 공식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을 갖고 경제 협력과 독립유적지 보존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G7 포함 168개국 의회 지도자들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대한민국의 헌정 회복 의지를 설명하고, 여야 초당적 국회 방문단을 구성해 주요 우방국에 국회의장 명의 친서를 전달하며 국제적 신뢰 회복에 힘썼다.
우 의장은 대표적 민생 정치 실천가로 평가된다. 2013년 남양유업 사태를 계기로 출범한 ‘을지로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으로서 비정규직, 가맹점, 납품업체 등 을(乙)의 권리를 보호하는 정책을 주도했고, 이후 ‘을교섭권 6법’, ‘공짜노동금지법’, ‘노란봉투법’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앞장서 왔다.
또한, 생명안전 정책에도 힘을 기울여 국회 생명안전포럼 대표로 활동하며 중대재해처벌법, 이태원참사특별법, 생명안전기본법 발의를 주도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15일간의 단식농성, 국제기구 방문, 국민 50만 서명운동, 범국민 궐기대회 주도 등 실천적 활동을 통해 생명존중 가치를 정치에 구현해 왔다.
역사 정의 실현 또한 그의 핵심 정치철학 중 하나다. 2021년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 임무 수행, 윤석열 정부의 흉상 철거 시도에 대한 독립유공자 단체와의 공동 대응, 국회 결의안 발의와 100만 서명운동 전개 등 항일 역사 지키기에 적극 나섰다. 제22대 국회의장 취임 이후에는 광복절과 3.1절에 독립유공자 후손을 국회로 초청하고, 진관사 태극기 국회 게시 행사를 기획하는 등 국회 차원의 역사 인식 제고에도 힘써 왔다.
전남대학교는 이 같은 활동이 정치의 범주를 넘어, 공공성과 정의, 생명과 역사에 대한 인문적 성찰을 실천으로 확장해온 철학적 리더십의 결과로 평가했다.
이근배 전남대 총장은 “우원식 의장의 궤적은 인문정신의 가치가 현실 정치에서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는 전남대가 지향하는 학문공동체의 방향성과도 깊은 접점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