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김길룡 기자 | KIA 타이거즈가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연이어 열린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5-1)과 2차전(8-3)을 모두 쓸어담았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 2차전을 모두 승리한 팀은 20번 중 18번 왕좌를 차지했다. 예외의 경우는 2007년 에스케이(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2013년 삼성 라이온즈였는데, 당시 두 팀 모두 정규리그 1위로 힘을 비축한 상황이었다.
기아는 이날 열린 경기에서 정규리그 1위 팀의 면모를 가감없이 보여줬다. 서스펜디드(경기 중단)됐다가 재개된 1차전에서는 0-1로 뒤진 6회초 무사 1, 2루, 7회초 무사 1루의 실점 상황을 전상현, 곽도규 등 불펜의 힘으로 넘어섰고, 7회말 상대 실책성 플레이와 김태군의 희생번트 등으로 만든 2사 2, 3루에서는 상대 투수 임창민의 연속 폭투에 힘입어 동점과 결승점을 따내고, 소크라테스와 김도영의 연속 적시타로 4-1까지 달아났다. 한 번 잡은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집념의 승리였다. 기아는 정규리그 때 득점권 타율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 이상(0.308)이었다.
방망이가 살아난 기아는 1시간 뒤 펼쳐진 2차전 때는 1회말부터 호쾌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기아의 거센 공격력에 삼성 선발 황동재는 아웃카운트 2개만 잡고 5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삼성 벤치는 황동재가 경기 초반부터 흔들리고 있었지만 재빨리 불펜을 준비시키지 못해 낭패를 봤다. 기아 선발이 양현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초반 5점 차이는 상당히 커 보였다.
양현종은 이날 5⅓이닝 8피안타 2사사구 2실점(1자책점) 투구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한국시리즈 통산 2승째. 타석에서는 김선빈이 3타수 2안타 2타점, 최형우와 나성범이 각각 멀티 히트(4타수 2안타)를 쳐냈다.
삼성은 2차전에서는 기아 투수들에게 12안타 3볼넷을 뽑아내고도 단 2점 득점에 그쳤다. 안타수는 오히려 기아(10안타)보다 많았다.
삼성은 구자욱이 무릎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 플레이오프(LG 트윈스전) 3차전 때는 무득점, 4차전 때는 1점밖에 얻지 못했다. 한국시리즈 1차전 때도 상대 실책(3개)에 편승해 1회초 2사 2, 3루, 3회초 1사 3루, 7회초 무사 1루 등의 득점 기회가 있었으나 점수를 내지 못했다.
안방에서 2승을 챙긴 기아와 2패로 분위기 쇄신이 필요한 삼성은 장소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로 옮겨 25일과 26일 한국시리즈 3, 4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