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출신’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역사적 트라우마 맞서

5월정신 세계 알리는데 큰 역할… 광주비엔날레와도 인연 깊어
강기정 시장 “광주의 힘, 가슴이 뜨겁다”

 

전남투데이 정홍균 기자 |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소설가 한강(54)이 선정되며 국내에 최초 근대 소설이 소개된 지 107년 만의 영예을 안았다. 국내 작가로는 최초이고, 아시아 여성 작가로도 최초다. 노벨상 전체로 보면 2000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두번째 한국인 수상자다.

 

노벨문학상을 주관하는 스웨덴 한림원은 10일 저녁 8시(한국시각)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의 작가로 한강을 소개하며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한림원은 한강 작가를 두고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작품마다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며 “몸과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사이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10일 광주 출신 한강(54) 작가의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대단하다. 가슴이 뜨겁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강 작가는 광주 중흥동에서 태어나서 효동초등학교를 다녔다”며 “문학계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맨부커상을 받았을 때도 감동이었는데, 이번 수상은 더더욱 의미가 깊다”고 축하했다.

 

강 시장은 “광주로서는 ‘소년이 온다’로 5월 정신을 세계로 알리는데 큰 힘을 얻은 바 있다”고 감사했다. 한강 작가는 2014년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펴내 광주의 아픔을 알렸다.

 

강 시장은 “지금 열리고 있는 제15회 광주비엔날레의 전시 주제인 ‘판소리-모두의 울림’과 전시관 명칭인 ‘부딪침소리, 겹침소리, 처음소리’를 의역해 줬다”며 “개막식에서 선보인 판소리 공연 3곡도 작사했다”고 밝히며 광주비엔날레와 인연도 소개했다.

 

강 시장은 끝으로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에 이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서 광주의 힘을 느낀다”고 전했다.

 

한강이 2024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광주시민들은 소셜미디어에서 특별한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작가가 광주 출신이며, 대표작 중 하나인 <소년이 온다>가 1980년 광주민중항쟁을 소재로 했기 때문이다.

10일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에 한 광주시민(땅땅미)은 “광주인이라 그런가 이거 보고 좀 울컥했다”며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광주시민(두구두구)은 “상은 한강 작가가 받았는데 내가 이렇게 기쁘고 감격스러울 수가. 같은 여자고 광주 출신이라 그런가”라고 말했다.

 

광주시민으로 추정되는 한 이용자는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때도 광주에서 식당들 무료로 음식 나눠주고 그랬었어.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탔는데 당연히 내일 쉬어야지 역사적인 날이야”라고 말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강은 1995년 첫 소설집 ‘여수의 사랑’ 출간 이래,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검은 사슴’(1998), ‘그대의 차가운 손’(2002), ‘희랍어 시간’(2011), ‘소년이 온다’(2014), ‘흰’(2016), ‘작별하지 않는다’(2021),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2000), ‘노랑무늬영원’(2012),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2013)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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