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김수동 기자 | 박민지는 11일 강원도 양양에 위치한 설해원CC에서 열린 ‘2023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서 이예원과의 연장 승부 끝에 18번홀 이글을 낚으며 최종 우승자로 등극했다.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맞이한 박민지는 버디와 보기를 2개씩 주고 받으며 전반 홀을 마쳤다. 13번홀까지 다시 두 타를 줄여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낙뢰를 동반한 비와 우박이 쏟아지며 3시간 가까이 경기가 중단되어 흐름이 끊겼다. 경기를 재개했지만, 17번홀까지 보기를 2개 범하며 2위로 내려앉았다.
마지막 18번홀에서 특유의 집중력을 발휘했다. 투온에 성공한 뒤 버디를 낚아 최종 합계 11언더파 205타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먼저 경기를 마친 이예원과 동타를 이루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전에서는 ‘끝내기 이글’을 만들어냈다. 18번홀에 다시 서서 투온에 성공했고, 3.5m짜리 이글 퍼트를 침착하게 홀컵에 넣고 환호했다. 먼저 버디를 잡은 이예원을 따돌리고 우승 상금 2억1600만 원을 거머쥐었다.
박민지는 우승 직후 인터뷰서 “초심을 잃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민지는 “우승을 많이 해서 그런지 올해 초 ‘이 정도면 됐겠지’라는 생각하게 됐다. 이미 마음가짐부터 틀려먹었었는데, 다시 쉬지 말고 연습을 하고 내 생활 패턴을 잘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초심을 찾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부진을 극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역시나 훈련이었다. 박민지는 “연습량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지난주 연습량을 굉장히 많이 늘렸다”라며 “코치님이 연습이 부족했다는 얘기를 절대 들어선 안 된다고 해주셨고 후회 없이 연습하고 대회에 나오려고 했다. 이전에는 방심했던 것인지 연습량이 많이 떨어졌다. 현명하지 못한 생활을 했었다”라고 자신을 되돌아봤다.
부진을 극복한 박민지에게 돌아온 것은 우승의 영광, 그리고 KLPGA의 또 다른 역사를 썼다는 점이다.
박민지는 지난해 11월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KLPGA 정상에 올랐다. 아울러 KLPGA 투어 17승째를 따내며 최다승 3위에 올랐다. KLPGA 투어 역대 5번째로 단일 대회 3연패 위업도 달성했다. 개인 통산 17승으로 역대 공동 3위이자 현역 최다승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KLPGA 역사에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구옥희와 신지애로 정확히 20승을 채웠고, 박민지는 17승으로 1980년대 활약한 고우순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