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투데이 김우정 기자 | 새해 전국 택시·버스·지하철 요금과 상하수도 요금, 쓰레기 종량제 봉툿값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지방 공공요금까지 줄줄이 오르면서 올해 체감물가가 높아져 국민 생활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올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배경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물가 상승 압박 요인이 여전히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이날 신년사를 통해 “국민 생활에 가장 중요한 물가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통화정책 기조도 물가잡기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당장 올해에도 전국적으로 버스·택시·전기·상하수도 요금 인상이 잇따라 예고돼 서민들의 물가 고통은 더 커질 수 있다.
먼저 서울은 올해 택시 기본요금을 다음 달 1일 오전 4시부터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요금도 이르면 4월부터 300원씩 올리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경기도 역시 현재 진행 중인 원가산정 용역 결과에 따라 올해 택시요금 인상폭을 조만간 결정할 계획이다. 대구와 울산도 이달에 택시 기본요금을 3300원에서 40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경남, 경북, 전남, 전북, 충북, 제주는 택시요금 인상 계획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현재 요금 인상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이거나 올해 중 인상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새해 경제정책 방향에서 “상방 압력이 높은 공공요금 가격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인상 요인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경우 인상 시기 이연·분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기요금은 이미 2차 오일쇼크 시기인 1981년 이후 최고·최대폭으로 올랐고, 가스요금도 2분기부터 인상이 예고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앙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지방 공공요금까지 관여할 명분도 적어져 지자체별 대중교통 요금 등의 줄인상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창용 총재는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기조에 따라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향후 원달러 환율 변동세와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간한 ‘지역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 10곳 중 4곳은 지난해 원달러 환율 상승 관련 비용 증가분을 반영해 제품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만큼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강(强) 달러 현상이 유지되면서 수입물가비용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전이되는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