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투데이 조은별 기자 | 광주시립미술관은 2022 중진작가초대전 ‘보이지 않는 말들의 풍경’을 지난 15일에 개최해 전시하고 있다.
내년 3월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우리의 눈에 보이지 않는 풍경을 화면에 구현하는 지역작가 6인의 작품 4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다.
참여 작가 김유섭, 박은수, 이승하, 강운, 정광희, 서정민은 국내외에서 자신의 역량을 꾸준히 펼쳐온 지역 중진 작가들이다.
선보이는 작품은 비재현적인 형식뿐만 아니라 각자의 창조성을 바탕으로 본인의 내면을 드러낸 구체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김유섭은 작품을 통해 회화의 본질과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그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고민 끝에 진정한 회화란 형과 색의 무개념으로 돌아가는 것임을 깨닫는다. 이후 색 자체에서 회화의 본질을 찾은 작가는 검은색으로 비워내는 작업과 역동적인 원색을 화면에 드러내는 작업을 하면서 본인의 화두를 제시한다.
박은수 작품은 기하학 형상과 작가만의 색을 입힌 종이 부조 조각들로 이루어진 도시 풍경화이다. 현대인의 초상, 군상, 도시의 풍경을 작품의 소재로 해온 작가는 초기 형상을 단순화하다가 근래에는 기하학 형상과 색을 강조한다.
이승하는 실재하는 비정형 이미지를 사진과 영상에 담아 의식과 무의식, 생성과 소멸의 경계를 이야기한다. 초기 재현적인 사진 작업을 하던 작가는 근래 본인의 내면을 은유하는 실재 이미지를 포착해 작업한다.
정광희는 독특한 시선으로 수묵 추상 작업을 한다. 서예를 전공한 작가는 문자를 사용하는 서예는 의미론적 사고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에서 벗어나고자 서예가 아닌 회화, 회화가 아닌 서예의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강운은 구름, 마음 등의 변화를 관찰해 화면에 담는다. 구름 연작과 같은 초기작은 무한히 펼쳐져 끊임없이 변하는 자연의 모습을 관찰해 그린 것이고, 근작은 눈에 보이지 않는 심상을 관찰해 색상과 묘법의 실험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작가는 모든 것이 변하는 속에서 작업을 통한 수행을 실천하며 작가만의 예술세계를 찾아간다.
서정민은 한지로 만든 선을 캔버스 위에 조형화해 노자의 무위의 철학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초기 고향 풍경을 그리다 ‘선’에서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를 찾은 작가는 ‘무의 공간을 채워야 본연의 선을 살릴 수 있고, 또 채워진 공간을 다시 비워야만 본연의 선을 살릴 수 있다’는 도덕경의 글귀에서 선의 의미를 재발견한다.
광주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비재현적인 형식뿐만 아니라 각자의 창조성을 바탕으로 본인의 내면을 드러낸 구체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며 “작업에 몰두하며 실천적 차원에서의 수행과정을 거친 여섯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풍경의 울림을 경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